2016년 칠곡군을 방문한 에티오피아 멜레세 회장(왼쪽)과 백선기 칠곡군수. /칠곡군
2016년 칠곡군을 방문한 에티오피아 멜레세 회장(왼쪽)과 백선기 칠곡군수. /칠곡군

멜레세 테세마(92) 에티오피아 한국전쟁 참전용사회장이 별세하자 그와 인연을 이어온 경북 칠곡군에서 추모 행렬이 잇따르고 있다.

11일 칠곡군에 따르면 2016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칠곡군을 방문한 멜레세 회장은 현지 시간으로 지난 8일 숨졌다. 그의 사인은 코로나 감염증 합병증이었다.

장례식은 에티오피아 국방부장관 주관으로 지난 10일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렸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그의 장례식에 대한민국을 대표해 추도사를 보냈다. 또 칠곡군 기관·사회단체장은 추모 메시지를 보냈다.

백 군수는 추도사에서 “대한민국 자유를 위해 헌신하고 평생 또 하나의 조국으로 가슴에 품고 살아온 멜레세 회장님의 명복을 빈다”며 “아버지같은 회장님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크나큰 슬픔과 충격을 받았다”고 비통함을 전했다.

추도사는 참전용사후원회장 하옥선 지부장이 한국어로 대독하고 한국 유학생 출신 현지인이 에티오피아 공용어 암하라어로 통역했다. 추도사를 전해들은 유가족과 장례식에 참석한 참전용사들은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칠곡군 읍면 곳곳에 애도 현수막이 걸렸다. 방송인 출신 정재환 성균관대 교수 등 칠곡군과 친분을 쌓은 연예인들도 추모에 동참했다.

멜레세 테세마 에티오피아 한국전쟁 참전용사회장이 지난해 10월 경북 칠곡군에 보낸 감사 편지. /칠곡군
멜레세 테세마 에티오피아 한국전쟁 참전용사회장이 지난해 10월 경북 칠곡군에 보낸 감사 편지. /칠곡군

멜레세 회장과 칠곡군의 인연은 각별하다. 고인은 지난해 10월 백 군수에게 ‘코로나를 무사히 극복하라’며 삐뚤삐뚤한 한글 글씨체로 쓴 손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멜레세 회장은 1951년 6·25 한국전쟁 당시 소위로 참전해 대령으로 예편했다. 생전에 그는 한-에티오피아 간 동맹 강화와 참전용사 복지향상 등에 기여했다.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당시 아프리카 유일의 지상군 파견국이다. 5차례에 걸쳐 6037명을 파병하고, 253번의 전투에 참여해 123명이 전사하고 536명이 부상을 입었다.

권광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