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시아계 증오 범죄가 격화된 미국에서 한 흑인이 대낮에 한인이 운영하는 편의점을 급습해 각종 기물을 때려 부수는 난동을 부렸다. 점주 부부를 향해 “중국인들아,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3일(현지 시각) ‘샬럿 옵서버'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3시30분쯤 성열문 캐롤라이나한인연합회 이사장이 운영하는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편의점에 24세 흑인 남성 하비어 라쉬 우디 실라스가 도로 표지판 기둥으로 추정되는 금속 막대기를 갖고 들어와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는 다짜고짜 과자 선반을 바닥에 넘어뜨린 뒤 막대기를 휘두르며 냉장고와 냉동고, 테이블 등 기물을 때려 부쉈다. 그는 막대기를 휘두르는 와중에 성 이사장 부부를 향해 “중국인 XX들아,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난동에 놀라 손님들이 서둘러 가게를 빠져나가는 모습이 편의점 감시카메라에 담겼다.

그는 자신이 부순 냉장고에서 에너지 드링크를 꺼내 마시다가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 편의점은 환승센터에 위치해 경찰과 경비요원들이 근처에 상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 이사장 부부의 아들 마크 성씨는 ‘채널9’에 “우리 가족은 우리가 아시안이기 때문에 타깃이 된 것 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평균 1년에 1번 정도는 이런 사건을 겪는다”며 “올해는 조금 일찍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했다. 성 이사장 부부가 25년 넘게 영업 중인 가게는 곧 운영을 재개했다고 한다. 이들 부부의 가게 복구를 위해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를 통해 현재까지 수만달러 이상이 모금됐다.

경찰은 이 흑인 남성에게 강도·협박 등 혐의뿐 아니라, 증오 범죄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