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加재향군인, 한인 운영 일식당 상대로 인권소송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09-25 14:00

[특별보도]

원고 "PTSD 서비스독과 식당 입장 거부, 모욕감 줬다"
피고 "입장 허용하고, 일행 많아 자리 교체 제안에 폭언"

코퀴틀람 시내 한인이 운영하는 일식집 N식당이 장애인차별 혐의로 BC주인권재판소에서 재판 절차를 밟게 됐다.

지난 16일 월터 릴코프(Rilkoff) 재판관은 N식당이 제출한 소송기각 신청을 거부하고, 원고인 아프가니스탄 참전 캐나다군인 출신 B씨의 고소를 받아들여, 심리를 진행하겠다고 판결했다. 졸지에 피고가 된 N식당의 P사장은 2001년부터 현재까지 식당을 운영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베테랑으로 통한다. 자체적으로 접객과 운영 매뉴얼도 만들어 직원 교육도 체계적으로 하고 있다.

인권재판소는 접수 심의를 거쳐 올라온 원고의 고발에 대해 피고나 피소당한 단체로부터 소송기각신청서를 받아 재판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16일 판결은 B씨와 N식당 양측이 낸 내용을 가지고 재판 진행 여부를 재판관이 심의한 결과다.

N식당이 재판 대상이 된 이유를 16일 판결문에서 찾아보면, 재판관이 양측 진술에서 사실 확인이 필요한 첨예한 대립과, 원고의 진술 내용에서 피고의 차별행위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누가 죄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며, 재판관도 그런 판단은 현재까지 진술이나 증거로는 내릴 수 없기 때문에 심리를 진행한다고 판결문에 적었다.

"식당에 B씨가 개와 왔다"
일치하는 진술은 이 부분 뿐


원고와 피고의 진술이 일치하는 부분은 참전 후에 정신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이명(귀울음병)을 앓는 B씨가 친구들이 모여있는 N식당에 여자친구와 함께 '토미'라는 이름의  서비스독(Service dog)을 2013년 6월 14일 저녁에 데리고 왔다는 상황 뿐이다.


<▲B씨의 서비스독 토미/ 사진=Citadel Canine Society >


N식당과 B씨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은 서비스독의 청색 재킷 착용여부다. B씨와 여자친구는 재킷을 착용한 상태라고 주장했으나, N식당은 이에 관해 진술하지 않았다.

먼저 N식당의 진술과 정반대된다고 재판관이 지적한 B씨의 진술을 보자. 진술을 토대로 실제 상황을 떠올려보면, 짧은 시간 안에, 단 몇 분안에 벌어진 상황에 대한 진술이다.


"종업원이 개는 못들어온다 소리질러"
B씨 진술, 식당 사장도 문제 삼아


B씨는 식당 안에 친구들이 있는 자리를 여자 종업원에게 묻자, 종업원은 방향을 가리켰으며, 이 종업원은 '식당 건너편에서도 들리도록' 개를 데리고 들어올 수 없다고 소리쳤다고 진술했다. 그래서 B씨는 서비스독 등록증을 종업원에게 건냈고, 종업원이 주인으로 추정되는 주방장에게 보여줬다는 것.

B씨는 식당 주인 P씨가 다가와 누가 장애인인지 두 차례 물었고, 자신이라고 밝히자 "의외라는 듯 비웃었다"고 진술했다. 이어 식당 주인 P씨는 창가로 자리를 옮기면서 개는 밖에 남겨 두라고 제안했다고 B씨는 주장했다.

B씨는 식당 주인의 제안이 주법(州法) 위반이라고 하자, 이 말을 들은 식당 주인은 개가 식당 안에 머물러도 별일은 아니지만, 다른 손님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며, 창문을 통해 볼 수 있으니 개를 밖에 두어도 괜찮다고 재차 안심시키려 했다고 적었다.

B씨는 식당 주인 P씨가 옮길 자리에 대해 말하는 동안 창피함과 모욕감을 느끼고 다른 친구들 9명과 자리를 나섰고, 결국 트럭에서 울음을 터뜨렸다고 진술했다. B씨는 거만하게 또는 거칠게 행동하거나, 식당주인 P씨에게 "pay for this(대가를 치르게 할 것)"란 말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자리 바꿔주겠다하니 B씨가 나갔다"
N식당 진술 "B씨는 식당 호의에 오해"


N식당이 소송기각 신청서에 낸 내용은 B씨의 진술과 상당히 다르다.

N식당 진술에 따르면 여자 종업원이 "큰 개를 동반한 겉보기에는 정상 시력의 건장한 남성"인 B씨에게 다가가 식당 운영 규칙상 개를 안으로 데려갈 수 없다고 안내하자, B씨는 여자 종업원에게 서비스독이라고 소리치며, 서비스독 등록증을 종업원에게 보여줬다.

종업원은 이 등록증 식당 주인 P씨에게 보여줬으며, P씨는 종업원에게 B씨가 개를 데리고 들어올 수 있지만, B씨 일행이 많아 현재 방은 좁으니 더 넓은 자리로 옮겨주라고 지시했다. 식당 주인 P씨는 진술서에 서비스독 등록증이 예전에 보아왔던 것과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식당 주인 P씨는 "정상 시력, 근육질의 키 큰 정상인으로 보이는 이"인 B씨에게 다가가 정중하게 "Do you mind if I ask who is the disabled person?(누가 장애인인지 물어봐도 괜찮겠냐?)"고 질문했다. 이때 P씨는 B씨가 장애인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그가 다른 장애인을 돕는 중이라고 생각했다고.

식당주인 P씨의 질문에 대해 B씨는, N식당 진술에 따르면 "상황에 맞지않게 무례하고 또한 적대적으로" 자신이라고 밝혔다. 식당주인 P씨는 B씨의 답을 들은 후, 일행이 더 넓은 자리에 앉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B씨가 자기의 개는 어디에 있게 되는지 묻자 식당주인 P씨는 "over there (저기)"라며 식기 세팅 중인 큰 방을 가리켰다.

여기에 대해 B씨는 P씨에게 "that's outside(저긴 바깥이다)"라며 그만하고 다른 식당으로 가겠다고 말했다는 것. 이어 B씨는 식당을 나서면서 "you will pay for this (너는 대가를 치르게 될 거다)"라고 큰소리로 외쳤다고.

식당 주인 P씨는 B씨가 개를 어디 둘지에 답에 대해 오해한 것으로 생각했다. 또 P씨는 많은 손님이 나가는 것에 당황해 B씨를 따라 문밖으로 나섰지만 B씨를 볼 수는 없었고, 떠나기 시작한 B씨의 친구들에게 다시 돌아오라고 권했다. P씨는 오랫동안 사업을 하면서 가이드독이 식당에 들어오는 것과 관련해 여태껏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양측 진술은 정반대... 현재 증거·진술로는 사실 확인 어렵다"
BC인권재판소 재판관


B씨가 낸 고소장과 N식당이 낸 소송기각 신청서를 검토한 릴코프 재판관은 "제출된 서류와 현재까지 증거로는 양쪽의 정반대된 진술 중, 실제로 그 날 밤 무슨 일 일어났는지 결론을 내릴 수 없다"며 양측이 제기한 내용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증언과 반대 심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단 N식당이 B씨에게 누가 장애인이냐 질문한 점과 서비스독 인증서를 보여달라고 한 행동은, 판사의 관점에서는 B씨가 외관상 보이지 않는 장애가 있기 때문에, 접객 업소가 고객에게 만족스러운 대우를 하기 위한 행동으로 부당한 일이나 차별이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B씨가 주장한 대로 "일부러 큰소리로 식당 내 모든 손님이 들을 수 있게" 요구했다면 차별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관은 일차적으로 합의 과정을 권하고, 심리 일정은 추후에 발표하겠다고 판결했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참고: PTSD와 서비스독

PTSD는 정신적 장애로 겉으로 봤을 때는 장애가 있는지 알 수 없다. 전쟁, 고문, 사고 등을 겪은 후 나타날 수 있는 장애로 과민반응이 일반적인 증세다. 수면곤란, 소화불량, 두통, 수전증, 특정 대상이나 대인에 대한 공포증이 동반될 수 있으며, 심하면 발작을 일으킨다.

캐나다 서비스독 재단(CSDF) 자료를 보면 2002년 이후 캐나다군은 2만7000명을 아프간에 파병했는데, 이중 1824명이 PTSD나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PTSD관련 정신질환 치료견은, 미국 내에서 일부 PTSD로 고통받던 재향군인들의 증세가 반려견과 함께하면서 완화됐다는 최근 연구 결과에 따라 도입됐다.

서비스독은 사람을 돕는 상호작용을 하도록 훈련받은 개를 말한다. 맹인 안내부터 정신질환 완화를 돕는 일을 한다. 서비스독은 주로 비영리단체에서 전문적으로 사육한다.

BC주와 앨버타주에서는 BC가이드독서비스가 서비스독 사육 인준단체인 국제가이드독연합의 회원으로 2001년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서비스독에게는 단체에서 주는 청색 재킷을 입혀 다른 개와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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