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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관, 문화부재가 아쉽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0-02-24 00:00

한국관 관련 기사를 쓰고, 그 후에도 몇 차례 밴쿠버 시내 한국관을 방문해봤다. 방문객 숫자도 처음보다는 다행히 늘었고, 한국관 관계자들도 신경을 썼는지 인사와 현장 직원의 정중함도 많이 나아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무료로 무엇인가 나눠주는 것 가짓수도 늘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국제사회에 한국과 평창을 알리는 장소’로 알려진 곳에 여전히 태극기는 없었고, 평창도 없었다. 전해듣기에는 한국관 내 태극기 부재(不在)는 ‘컨셉(concept)’이라고 했다.

동포사회에서 나온 태극기 부재 지적을 예술적인 ‘컨셉’ 이해 부족으로 항변하고 싶었나 보다. 한인 동포를 포함해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쓰는 사람에게 컨셉은 단순히 ‘개념’이란 뜻이다.

즉 “한국관에 태극기가 없는 것이 우리 미적 개념”이라고 말한 것이 된다. 자유분방한 개인의 예술전시회가 아니라 올림픽 유치를 위해 한 국가와 특정지역을 홍보하는데 그 나라 국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무슨 개념이라고 해야 할까.

한국 고유의 설상화나 수정과나 식혜에 조그만 떡이나 엿 맛을 볼 수 있는 한국관이면 어땠을까. 설피(雪皮∙눈신)를 보여주며 고대부터 한국은 눈과 인연이 많은 나라임을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연구를 해보고 설피신고 눈길 달리기를 시범 종목으로 삼자고 했다면, 채택되지 않더라도 흥미 있었으리라.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 경쟁상대인 독일 뮌헨은 독일관 대신 주(州)이름을 따서 작센(Saxony)관을 밴쿠버시내 스탠리 파크 요트클럽에 마련했다. 이 요트클럽은 대표적인 독일식 건물로 앞에는 긴 줄이 형성돼 있다.

막상 건물 안에 들어 가보면 볼거리와 공짜 없기는 한국관보다 더하다. 작센관 관계자에게 홍보전략을 물어봤다. 영어권 홍보 담당자라고 소개한 이는 “독일맥주와 독일소시지에 스탠리 파크 앞을 풍경을 볼 수 있는 독일풍 건물에 사람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뮌헨이 대화 속에서 홍보될 것”이라며 “우리가 이번에 평창을 이길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작센관의 맥주와 독일 소시지와 안주는 무료가 아니지만, 다운타운 풍경과 어우러져 많은 이들이 즐기고 있었다.

또 다른 경쟁상대 프랑스의 안시(Annecy)는 따로 관을 내지 않았다. 몽블랑(Mont Blanc)의 국제적 지명도를 내세우며, 밴쿠버에 비하면 적설량도 높다는 점을 기자회견을 통해 강조하는 선에서 끝냈다.

프랑코폰(불어권) 행사가 따로 20여 종 마련된 상태에서 프랑스가 별도로 문화관을 마련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한국관은 경쟁상대에 지지 않는 비용과 인원, 시간을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 말대로 한국관이 ‘아주 못난이’는 아니다.

그럼에도 서울만큼 까다롭지 않은 동포사회로부터 빈약하고 미숙하다는 지적을 듣고 있다. 원인은 비용과 인원, 시간을 투자해 공간은 채웠지만, 문화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물론 올림픽 유치는 각 관에 모인 사람 수가 아니라 2011년 7월6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투표로 결정된다.

그러나 기왕 올림픽 유치 홍보를 하기로 비용을 들여 공간을 마련했다면, 다음부터는 VIP 등장 전까지는 일반인 대상으로 프로파간다(propaganda) 동영상 틀어놓고 방치하기보다는 한국다운 은은한 문화향기를 피우면 안 되겠는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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