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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눈의 이 남자, 그 뜨거운 태권도 사랑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9-09-18 00:00

[우리이웃]“태권도는 삶을 사는 방법” 할 립스콤씨

“단순히 지르기와 발차기가 아닙니다. 태권도는 삶을 사는 방법(the way of life)입니다.”

기자를 만나기 전 다녀온 치과의 무용담 이야기로 신나게 농담을 건네다가 태권도 이야기로 화제가 넘어가자 갑자기 진지해진다. 몬트리올 은행에서 40년 이상 근무하며 현재 서부지역의 감사실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할 립스콤(Lipscombe)씨.

그가 <우리 이웃>에 초대된 이유는 대기업의 중역이어서가 아니라 태권도를 27년간 해오며 BC주에서 태권도 알리기에 앞장서 왔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태권도 6단이 된 지 5년째, 자격이 주어지는 1년 반 후에 7단 시험을 앞두고 있다.

그가 태권도에 입문한 과정이 흥미롭다. “고등학교를 다닐 때였어요. 친구의 동생이 태권도 창시자인 최홍희 전 총재의 책 한 권을 가지고 있었죠. 태권도를 배우지도 않는 애가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하도 애지중지 하기에 몰래 방에 숨어들어가 책을 읽었어요. 그리고 순식간에 태권도의 매력에 빠져들었죠. 한국의 역사부터 태권도의 동작 하나 하나가 다 그림으로 나와있는데 어찌나 대단하던지요.” 캐나다 토론토로 이주해서 국제태권도연맹(ITF)를 창시한 최 전 총재는 립스콤 씨가 제일 존경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책을 처음 읽은 순간부터 태권도에 대해 동경을 키워오던 립스콤씨가 본격적으로 태권도를 배운 것은 카리부 지역의 윌리엄스 레이크에 정착하면서부터다. 그곳에는 존 라우셀(Roussell)씨가 운영하던 태권도장이 한 곳 있었고 두 번 생각할 것 없이 바로 태권도에 입문한 것이다. 1982년, 32살의 나이에 그는 비로소 태권도 열의를 불태우기 시작했다. “도장에서뿐만 아니라 집에서 최 전 총재의 책을 보고 스스로 연습할 정도로 태권도에 중독되어 있었어요.”

결국 그는 27년간 태권도를 했고 1994년에는 ITF의 회원이 됐다. ITF 캐나다 지부에서도 디렉터를 역임했고 BC지부에서 회장과 간부급 활동을 계속 해왔다. 1985년부터는 포트 코퀴틀람 레크레이션 센터에서 태권도 최고사범이자 본받을 만한 스승으로 6세 이상의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돈이 목적이 아닌, 태권도를 널리 전파할 목적으로 계속 운영해오던 태권도 모임이다. 몇 년 전부터는 피트 메도우 교육청에서도 학생들을 가르친다. 제자 중에는 세계 챔피언십, 캐나다 챔피언십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이들도 많다.

“참 기억에 남는 학생들이 많아요. 8살 때부터 가르쳤던 꼬마숙녀 알렉스는 이제 태권도 사범이 되어 저와 함께 반을 운영해요. 저에게서 22년 이상 태권도를 배워왔고 지금 5단으로 사범이 된 코리는 성인이 되는 19세 생일날에도 수업을 받으러 나와서 절 감동시킨 적도 있죠. 한군데서 오래 가르치다 보니 학생들이 태권도가 강조하는 ‘예’, ‘인내심’, ‘자제력’, ‘불굴의 의지’, ‘정직’이라는 다섯 가지 가르침을 도장 밖에서도 충실히 행하며 올바르게 커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참 자랑스럽습니다.”

한국인의 가족애, 사람간의 예의, 스승을 존경하는 마음 등을 참 좋아한다는 그. 은퇴해서 장기간 한국에 머무르며 진정한 경험을 하기 위해 아직 한국을 방문한 적은 없다. 머지않아 은퇴를 하면 그는 한국의 힘이라는 백두산에 꼭 가보고 싶다고 했다.

ITF는 한국에서 친북단체로 보는 시각 때문에 많이 왜곡된 시선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태권도가 항상 나은 삶을 지향하는 무도이기에 이념이나 정치적 문제는 떠나서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내부에서도, 또 세계태권도연맹과의 관계에서도 정치적인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가 태권도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실력을 닦으면 그 것이 바로 태권도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는지요.”

/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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