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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무엇으로 찍는가?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9-05-22 00:00

요즈음 많은 시간을 사진을 가르치는 일로 보내고 있습니다.처음에는 그저 제가 조금 더 알고 있는 얄팍한 지식을 알려드리면 되리라 쉽게 생각했지만, 막상 하다 보니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일단 사진을 배우시겠다고 오시는 분들은 모두 다 사진에 대해서 아시는 정도가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목적이 다릅니다. 그 분들과 사진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저도 많이 배우게 됩니다.

한 번은 어떤 분께서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하시더군요.

“사진은 무엇으로 찍습니까?”

세상에 이런 질문처럼 어려운 질문이 어디 있겠습니까. 저는 뭔가 그럴 듯한 답을 생각해내려고 잠시 낑낑거리다가 결국 저도 잘 모르겠다고 답하고 말았습니다. 사실 저에게 물어보신 그 분도 무언가 명확한 답을 기대하시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 정도 질문을 할 정도면 이미 답이 없다는 것도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하여간 덕분에 사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고 무언가 정리를 좀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부터 말씀 드리는 것은 그 어렴풋한 제 나름대로의 정리입니다.

1. 사진은 사진기로 찍는다
사진기 없이 사진을 찍어보려는 시도는 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고 지금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굳이 사진이라고 해야 하는지는 의문이 남습니다. 사진기가 없으면 우리는 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때로 그 사진기가 어떤 사진기냐에 따라 그 결과물인 사진이 크게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어떤 사진기로 찍느냐는 아무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좋은 사진기가 필요한 사진을 원하시는 분도 있고 어떤 사진기라도 찍을 수 있는 그런 사진을 원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어쨌든 확실한 것은 사진기가 사진을 찍는데 방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사진기를 너무 아끼시면 사진기가 사진에 걸림돌이 됩니다. 사진기를 어떻게 쓰는지 잘 모르면 사진기가 도구가 아니라 짐이 됩니다.

2. 사진은 발로 찍는다
이 말은 아마 들어보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만큼 잘 쓰이는 말이지요. 손이 아니라 발입니다. 뭐 방안에 들어박혀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뜻일 수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찍고 싶은 대상에 다가가라는 말입니다.

줌렌즈를 쓰면 발이 할 일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많은 사진전문가들은 사진을 심각하게 배우려면 단렌즈를 쓰라고 권합니다. 줌렌즈는 나는 그대로 있고 사물을 당기거나 밀지만, 단렌즈를 쓰면 내가 다가가거나 멀어져야 합니다. 이 차이는 아주 중요합니다. 좀 엉뚱한 예가 되겠지만, 마치 사랑하는 사람을 내게 오라고 부르느냐, 아니면 내가 다가가느냐 그런 차이 같은 것입니다.

줌렌즈의 편리함을 굳이 외면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도 줌렌즈를 많이 씁니다. 그러나 단렌즈의 단순함을 알고 모르고는 여러분이 찍는 사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3. 사진은 가슴으로 찍는다
네, 눈이 아니고 가슴입니다. 처음 사진을 시작하시는 많은 분들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다 찍어 버리겠다는 듯 마구 셔터를 누르시고는 합니다. 디지털이 가져다 주는 편리함이자 나쁜 점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사진은 복권이 아닙니다. 마구 사진을 찍다 보면 어쩌다 좋은 사진이 나올 수도 있지만 그건 그냥 재수일 뿐입니다.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을 찍지 마시고 가슴을 건드리는 것을 찍으십시오. 내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은 틀림없이 다른 사람의 눈도 즐겁게 하지만, 내 가슴에 와 닿는 것은 다른 사람의 가슴에는 다가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 그 사진은 그 누구의 사진도 아닌 내 사진이 되는 것입니다.

보여지는 것을 찍지 마시고 느껴지는 것을 찍으십시오. 그러나 꼭 알아두셔야 할 것은 느끼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입니다. 느껴지는 것을 찾아 다녀야 합니다. 그리고 느껴질 때까지 기다리셔야 합니다. 느껴질 때까지 참고 기다리세요. 그리고 찍으세요.

그러다 보면 어느 때인가, 매일 보고 스쳐 지나가던  그 무엇이 새롭게 가슴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껴지는 그 순간이 올 것입니다. 그 것이 바로 사진이 주는 가장 큰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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