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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으면 뭐하나(3)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12-01 00:00

 

세상에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스스로 빛을 내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물론 태양을 비롯한 별들이다. 그리고 사람이 발명한 전등, 굳이 더 찾자면 반딧불까지 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나머지는 전부 빛을 직접 내는 것이 아니라 반사하고 그래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사진을 찍는 일은 거의 대부분 그 반사된 빛을 기록하는 일이다(물론 야경사진은 좀 다르다). 그리고 그 결과물도 빛을 반사하는 프린트였다. 그런데 디지털이 생기고 여기서 결정적 변화가 생겼다. 우리는 이제 사진을 대부분 컴퓨터 모니터로 본다. 컴퓨터 모니터는 어떤 형태든 빛을 스스로 만들어낸다.


사진을 모니터로 보는 일은 몇 가지 문제를 지니고 있다.

첫째는 세상에 같은 모니터는 없다는 사실이다.
제 아무리 조절을 잘 한다고 해서 두 대의 모니터가 같아지는 법은 없다. 물론 절대적인 의미에서 그렇다. 잘 조절하면 우리 눈으로는 가려낼 수 없을 만큼 정확한 모니터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디 그런가, 대체적으로 우리가 쓰는 모니터는 각각 다른 색과 밝기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마디로 내 모니터에는 그럴듯해 보이는 사진이 다른 모니터에서는 엉망이 될 수도 있다.

모니터마다 다른 것뿐이 아니라 같은 모니터도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모니터를 켜면 약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의 워밍업이 필요하다. 그 시간 동안에는 모니터는 점점 변해간다. 그리고  길게 보면 모니터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죽어간다. TV를 한 10년 쯤 보면 맛이 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둘째는 모니터를 통해 사진을 보는 것은 말했듯이 이제껏 우리가 사진을 보는 방식과는 전혀 다르다.
때문에 밝기의 범위가 다르고 색의 범위가 다르다. 대체로 프린트보다 훨씬 밝고 쨍한 사진처럼 보이게 한다. 반면에 색은 약간 빈약하다.

셋째, 내 생각에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만질 수 없다는 사실이다.
컴퓨터 이미지는 그저 전기 신호일 뿐이다. 허공에 떠 있는 것이다. 뭐 생각에 따라서는 별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난 왠지 이 대목이 제일 걸린다. 실체가 없는 것, 만질 수 없는 것, 마치 소설의 주인공과 사랑을 하는 느낌이다. 허무하고 또 허망하다.


그럼 어째야 하는가?

첫째는 우선 자신의 모니터를 제대로 조절해야 한다.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하여간 신경써서, 가능한대로, 기준에 맞도록, 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뭐 가장 좋은 방법은 조절장치를 사는 일이지만 돈이 드는 일이기에 함부로 권하지는 못하겠고 하여간 조절은 해야한다. 공짜로 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조절을 하고나서 사진을 보면 사진이 달라보인다. 더 좋아질 수도, 못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고 나면 저절로 혀를 끌끌 차게 될지도 모른다.

둘째는 가끔씩 프린트를 뽑는 일이다.
뭐 돈이 드니 너무 많이 뽑을 수는 없고 하여간 뽑기는 뽑아야한다. 그런데 프린트를 뽑을 때 되도록이면 아무데서나 뽑지 않았으면 한다. 디지털 사진을 뽑아주는 곳은 많지만 전문적인 곳이 아니면 모니터로 보는 것과 다를 바 없이 누구 말대로 “그때 그때 달라지는” 프린트를 갖게 된다. 이왕이면 장수를 줄이더라고 전문적인 곳을 하나 골라 계속 맡기는 편이 좋다.

아니면 아예 프린터를 사는 방법도 있다. 요즈음 잉크젯 프린터는 전문가가 쓰기에도 손색이 없는 것이 많다. 그런데 문제는 프린터 값이 아니라 아시는대로 잉크 값이다. 8×10크기로 사진을 한 몇 십장 뽑으면 잉크를 갈아야 할 정도다. 그리고 아시는대로 한 세트의 잉크 값이 프린트 기계 값에 맞먹는다. 참 뭐 같은 일이다.

하여간 프린트를 해보면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우선은 뭔가 진짜 사진을 하는 느낌이 든다. 이건 굉장히 중요한 느낌이다. 세상일 다 마음먹기 나름인데, 이 느낌은 사진에 대한 열정과 기쁨을 두 배로 해줄 것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늘 언제나 내 사진을 곁에 두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늘 언제나 변함없는 채로.

사진 프린트는 오래 간다. 프린터를 만들어내는 회사의 주장에 따른면 보관만 잘하면 100년 가까이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그거야 앞으로 백년이 지난 후에야 진위여부가 판가름 나겠지만 설마 완전히 헛소리는 아니지 싶다.

지금 여러분이 알고 있는 모든 사진에 대한 지식은, 그리고 앞으로 알게될 모든 사진에 대한 지식은 최종 결과물을 프린트로 생각하고 만들어진 것이다. 물론 모니터로 좋은 사진을 보는 방법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건 임시방편이다.

사진이 시작된 이래로 180년이 흐르도록 사진의 마지막 결과는 늘 프린트였다. 물론 앞으로 세월이 흐르면 뭐가 또 어떻게 달라질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아직도 사진의 완성은 프린트다.
찍은 사진 중에 맘에 드는 사진을 뽑아서 늘 보이는 것에 걸어두고 뿌듯해하는 것은 우리가 지닐 수 있는 사진하는 즐거움 중에 아주 큰 몫이다.

<다음주에 계속>


☎(778)867-7345 / bainsoo@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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