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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親盧) 게이트' 몸통은 노건평씨?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11-24 00:00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 로비 의혹 확산
막강했던 당시 농협회장, 노건평씨가 움직일 수 있어
"정화삼씨에 건너간 30억원은 노건평씨 보고 준 돈"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 로비 의혹이 이른바 '노무현 측근 게이트'로 비화되는 가운데, 검찰 수사의 칼날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인 노건평(66)씨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노씨가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에 깊이 개입했다는 진술이 나오고, 계좌추적에서 노씨 측으로 로비자금이 건네진 정황이 포착됨에 따라 이번 로비 의혹의 '몸통'은 사실상 노건평씨라는 것이 검찰 안팎의 시각이다.

◆노건평씨가 왜 등장했나?

농협이 세종증권 지분 46%의 인수를 최종 결정한 것은 2006년 1월 31일이었다.

세종증권보다 우량한 증권사들이 매물로 나왔지만, 농협이 굳이 세종증권을 인수한 것도 이상하고, 시장의 평가를 훨씬 웃도는 1100억원이라는 매입가도 석연치 않다는 얘기가 금융가에 나돌았다. 세종캐피탈 측이 노무현 정권의 핵심 중의 핵심을 동원해 농협 등을 상대로 거액의 로비를 펼쳤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 9월부터 이 사건을 내사해 온 검찰은 이 핵심인사가 노건평씨라고 잠정결론을 내리고, 공개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형진 세종캐피탈 회장은 IMF 위기 직후 서울 명동 사채시장에서 채권거래로 돈을 모아 제도권 금융계로 진출했으나, 지역적 배경이 다른 노무현 정권이 출범하자 새로운 권력과의 연결고리가 필요했다.

이때 세종캐피탈 사장으로 내세운 인물이 바로 부산 출신 증권맨이었던 홍기옥씨였다는 것이다. 부산에서 대학을 졸업한 홍 사장에게는 노건평씨 등 부산 인맥과의 친분이라는 배경이 있었다. 이런 점 때문에 홍 사장은 단순히 '바지 사장'이 아니라, 노무현 정권의 핵심실세들에게 로비자금을 전달하는 창구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사장은 노건평씨와도 각별한 친분이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검찰 관계자는 "홍 사장은 노씨와 바로 연결되는 사람"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왜 구속했겠느냐"고 했다.

홍 사장의 역할은 김형진 회장이 2005년 말 세종증권을 농협에 팔려고 하면서부터 본격화됐다. 노건평씨를 핵심축으로, 노 전 대통령의 고교 동기인 정화삼씨를 동원하고 정대근 당시 농협 회장을 상대로 로비를 펼치는 역할을 전담했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80억원을 전달한 것도 김형진 회장이 아닌 홍 사장이었다.

 

◆노건평씨의 역할은?

세종증권 인수의 최종 결정권자는 정대근 전 농협 회장이었다.

정 전 회장은 노 전 대통령과 직접적인 친분을 가진 인물로, 당시 웬만한 장관보다도 영향력이 있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이런 정 전 회장을 움직일 수 있는 인물은 극소수일 수밖에 없는데 그 중 한 명이 노건평씨라고 세종캐피탈 측에서 판단했을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홍 사장은 노씨에게 정 전 회장을 상대로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부탁했고, 정 전 회장으로서는 이를 뿌리칠 수 없었던 구조로 당시 상황이 전개됐던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80억원의 세종캐피탈 로비자금이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가 사실상 성사된 이후 정화삼씨와 정 전 회장에게 전달된 점도 검찰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정 전 회장에게 전달된 50억원은 인수 결정권자에 대한 직접적인 사례였던 반면, 정화삼씨에게 건너간 30억원은 정 전 회장을 움직인 노씨를 보고 준 돈이라는 것이다. 정화삼씨 정도의 역량으로는 정 전 회장을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었을 것이라고 검찰은 보고 있다. 홍 사장이 정화삼씨에게 전달한 30억원은 치밀한 돈세탁을 거친 뒤 차명계좌로 입금해 전달됐던 것으로 드러나 있다.

노씨는 2003년 9월 대우건설 고(故) 남상국 전 사장에게서 연임 청탁과 함께 3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추징금 600만원이 확정된 바 있다.

이와 관련, 남 전 사장은 노 전 대통령이 2004년 탄핵 직전 특별기자회견에서 자신을 비난하는 발언을 하자 그 직후 한강에서 투신자살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대우건설 사장처럼 좋은 학교 나오시고 크게 성공하신 분들이 시골에 있는 별 볼일 없는 사람에게 가서 머리 조아리고 돈 주고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라고 했었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농협의 알짜배기 자회사인 휴켐스를 매각한 데 대해서도, 그 결정과정을 의심하고 있다. 당시 농협은 시세보다 322억원 싼 가격에 휴켐스를 매각했는데 그 과정에 누군가 개입했을 것이라는 의혹이다. 휴켐스는 화학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생산품목 대부분이 국내 시장에서 독과점 체제로 판매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이날 휴켐스의 전 대표이사 박모씨를 소환 조사했다. 박씨는 태광실업이 2006년 7월 휴켐스를 인수한 직후 외부에서 영입한 전문경영인으로, 검찰은 그를 상대로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검찰 관계자는 "박 회장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권과 친분을 쌓고 그것을 이용해서 사업을 넓혀 왔다"며 "정대근씨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실세가 도와줬을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 노건평씨는… 

'봉하대군' 별명… 인사·부동산 등 구설수
盧씨 "정화삼씨 연락 받았지만 개입 안해 "

검찰이 세종증권 매각 비리에 개입한 의혹으로 출국금지 조치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는 노 전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각종 인사 개입설과 부동산 투기설 등 의혹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노건평씨는 2003년 9월 투신자살한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으로부터 사장직을 연임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3000만원을 받았다가 석 달 뒤 돌려준 혐의로 서울지검에 불구속 기소됐다. 국회는 2004년 10월 노씨의 남상국씨 돈 수수 사건 등을 따지기 위해 국세청과 예금보험공사 국정감사에 노씨를 불러냈지만 노씨는 나오지 않았다.

노씨는 또 원주민(原住民)의 실제 거주 목적이 아니라면 허가가 나지 않는 경남 거제시 한려해상국립공원내 토지에 주택 두 채와 커피숍을 소유해 부동산 투기 의혹을 사기도 했다. 건평씨의 처남 민경찬씨가 청와대 청탁을 빙자해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당하는 일도 있었다.

노건평씨는 2003년 초 언론 인터뷰에서 곽진업 전 국세청 차장을 차기 국세청장감으로 지지하는 발언을 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노씨가 세무공무원 출신인 탓에 국세청 인사가 있을 때마다 '(대통령) 형님 인사설'이 나왔었고, 야당 등에서는 건평씨의 '위세'를 빗대 '봉하대군(大君)'(봉하 마을에 사는 대군이라는 뜻)으로 부르기도 했다.

한편 노건평씨는 이날 언론들과의 통화에서 "정화삼씨 측에서 농협중앙회장이던 정대근 씨를 연결시켜 달라며 연락이 왔던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나는 주식에 대해 아는 것이 없고, 거래에 개입할 생각이 없어 정씨 측의 요구를 묵살했다"고 했다. 그는 또 "정화삼, 정대근씨와 친한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로 돈을 받지 않았다"고 금품 수수 사실을 부인했다. 건평씨는 이어 "검찰이 나오라면 언제라도 나가서 조사받겠다"고 말했다.


최재혁 기자 jhchoi@chosun.com 
손진석 기자 aura@chosun.com 
김민철 기자 mc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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