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균형 잡힌 인재로 키우고 싶다면..."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10-27 00:00

석세스’ 조은숙 박사의 지상강의

“자식 농사, 마음대로 안돼”하고 푸념하면서도, 몇몇 부모들은 자녀들이 미리 정해진 계획대로 움직여주길 희망한다. 자신이 그린 청사진이 자녀 행복을 위한 보증서라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녀들이 부모의 생각대로 100% 움직여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다른 아이들보다 뒤쳐진다고 생각하면, 저절로 불안해지는 경향이 있다. 특히 자녀의 학업성적은 대부분의 부모들에겐 최대 관심사다. 공부를 못하면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없다는 게, 일부 부모들의 흔들림 없는 생각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공부를 못하면, 아이들은 정말 당연히 불행해지는 걸까? 결론부터 미리 얘기하면, ‘공감능력과 도덕지능을 바탕으로 하는 인간관계’가 학업성적보다 훨씬 중요한 성공 열쇠가 될 수 있다. 

 

능력과 기술이 성공 열쇠는 아니다

다재 다능한 아이가 있다. 공부는 물론이거니와 농구, 수영, 테니스, 태권도, 어느 한 가지 못하는 게 없다. 피아노나 바이올린 연주도 수준급이다. 그림 솜씨 역시 교사가 미술대학 진학을 권유할 만큼 뛰어나다.

‘다재 다능한 아이’는 많은 부모들의 로망일 수밖에 없다. 부모들은 이런 아이를 만들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조은숙 박사에 따르면, 이러한 능력이나 기술이 자녀들의 행복을 완벽하게 보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조 박사는 이민자 봉사단체 ‘석세스’에서 자녀교육 관련 상담을 맡고 있다.

“공부만 잘 하면 모든 것이 술술 풀릴 거라 생각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실제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직업적으로 성공하는 데 있어, 능력과 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15%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85%는 바로 원만한 인간관계와 공감능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공감능력이란 쉽게 얘기하면, 타인의 문제를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을 말합니다.”

미 컬럼비아 대학의 최근 연구를 보면, 실직자들의 해고원인 중 95%가 바로 ‘원만하지 못한 인간관계’인 것으로 밝혀졌다. 업무수행능력보다 인간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미 코넬대학교 존슨경영대학원은 한 조사에서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 중 하나가 바로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살고 있는 현 시대는 어떤 능력이나 기술 등에 치우치기 보단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균형 잡힌 인재’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산업화 초기에는 능력이 중요했지만…

조은숙씨는 “자녀를 균형 잡힌 인재로 키우기 위해서는 지능과 정서지능의 조화로운 발달을 돕는 양육, 도덕적 판단력 및 실천력을 키워주는 양육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산업화 초기 단계에는 능력이나 책임감이 중요했지요. 하지만 컴퓨터가 IQ의 기능을 상당 부분 감당하게 되면서 대인관계 능력이 대두하기 시작했지요. 이것이 정서지능 향상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주된 이유입니다.”

정서지능이 낮으면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이 생길 수 있다.

1)      높은 지능을 가지고도 활용하지 못할 수 있다.

2)      갈등해결 능력을 비롯한 사회적 기술이 부족할 수 있다.

3)      작은 실패에도 재기하지 못할 수 있다.

4)      이기적 행동이나 편견에 사로잡힐 수 있다.

5)      가족관계, 직장관계 등 거의 모든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적극적 경청이 공감능력 키운다

공감능력을 키워주면 자녀들의 정서지능발달이 촉진된다는 게 바로 조은숙씨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공감능력은 어떤 ‘양육’을 통해 향상될 수 있을까?

“우선 적극적인 경청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잘 말하기 보다는 잘 들어주는 부모가 되어야 하죠. 감정을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들, 그러니까 웃기나 울기, 스킨쉽 같은 것도 잘 활용해야 합니다.”

부모들이 자녀에게 하는 말들은 ‘훈계, 비난, 명령’의 성격을 가질 때가 많다. 하지만 이렇게 권위의식으로 무장된 말들은 자녀들의 공감능력 발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말을 할 때에는, 나의 감정 표현과 상황설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예를 들어 살펴보자.

 

상황: 아이들 방이 어질러져 있을 때

방법1: 방 좀 치워. 어떻게 방을 이 모양으로 해놓고 사니?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정말 기가 막히는구나 (비난, 정죄의 감정표현)

방법2: 휴우, 방이 이렇게 어질러져 있는 걸 보니 엄마 가슴이 답답하다. 네가 앞으로 자기 일도 제대로 처리 못하고 살까 하는 걱정까지 든다. (나의 감정 표현과 상황 설명에 초점)

 

조은숙씨는 “부모들의 말은 때때로 문제가 아닌 것을 문제로 만든다”고 지적한다. 지녀들, 특히 어린 자녀들은 부모의 말을 고스란히 믿어 버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이, 바보야 넌 이것도 못하냐?”하고 힐난하면, 자녀들은 “난, 정말 바보인가 봐”하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말’이 중요하다.

“부모 스스로 행복하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정서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불안해하면, 아이들은 ‘큰일 났구나’하고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그만큼 정서적으로 안정되기 힘들겠지요.”

 

도덕성은 진정한 리더의 필수덕목

균형 잡힌 인재로 키우기 위해서 또 하나 필요한 것이 바로 ‘도덕적 판단력 및 실천력을 키워주는 양육’이다. 조금 거창하게 얘기하면, 도덕성이 떨어지는 사람은 국제사회가 바라는 진정한 리더가 결코 될 수 없다. 또한 원만한 인간관계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것도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도덕지능 향상’이 중요한 양육 목표로 떠오른다.

“도덕지능이란 옳은 것과 잘못된 것을 분별하고, 확신을 가지고 그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도덕적 판단은 있으나 실천력이 없다면 결코 도덕지능지수가 높다고 할 수 없겠지요.”

자녀들의 도덕지능 발달을 위해 부모 스스로 도덕적 모범을 보이는 것, 다시 말해 ‘역할 모델’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조은숙씨가 소개하는 미셸 보브라 교육학 박사의 ‘도덕지능을 촉진시키는 방법’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1)      부모 자신의 가치관을 명확히 하고 이것을 기회가 될 때마다 아이들과 나눌 것.

2)      아이가 잘못했을 때는, 이를 도덕적 가르침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예를 들면, 왜 잘 못되었고, 바람직한 행동은 무엇이고, 내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행동을 미칠 수 있는지 등을 얘기해 주어야 한다.

3)      도덕적 행동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 (무엇이 잘 한 일인지, 왜 잘 한 행동인지 설명해주자)

4)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나도 다른 사람을 대접하라”는 원칙을 가르치자.

 

자녀를 ‘균형 잡힌 인재’로 키우면서, 부모들은 간혹 착각에 빠지게 된다. “자녀의 성취가 곧 나의 성취”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그것. 조은숙씨는 이런 착각에서 벗어나야, 부모와 자녀 모두 더욱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자녀가 사회적 기준으로 봤을 때, 좀 잘 풀렸다고 해서 부모가 괜히 우쭐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자녀의 학업성적이 남보다 뒤쳐진다고 해서 죄책감이나 자괴감에 빠질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요. 부모가 자녀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광물산업 투자 유치 위해, 한국정부와도 접촉할 계획”
BC주정부가 한국을 비롯, 중국과 일본에 경제 사절단을 파견한다. 광물 부문에 대한 아시아권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다. 사절단을 이끌게 될 고든 호그(Hogg) 광산부 장관은 “BC주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광산 지역 중 하나”라고 자평하면서 “아시아권...
“잘못된 운전습관이 주 원인”
교차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해, BC주에서만 매년 평균 1600명의 보행자가 다치고 27명이 목숨을 잃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3년 이후 교차로 교통사고에 관계된 운전자도 무려 100만 명이 넘는다. 트랙픽 서비스 놈 거먼트(Gaumont) 조사관은 “경찰이 현장에...
선수촌 60% 분양완료 상태
밴쿠버 2010년 동계올림픽 선수촌 개발업체에 밴쿠버시가 1억달러 구제금융을 제공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사실은 6일 아침 글로브 앤 메일지가 특종 보도해 알려졌다. 이 사실에 대해 시의회 여당관계자들은 사실확인을 거부하고 있으나 BC주...
  의학기술의 발달로 초고령 시대를 맞았지만 무조건 오래 사는게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늘어난 수명만큼 병도 늘었기 때문. 노후를 위해선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부터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 더 이상 남의 이야기처럼 흘려 듣지 말고 실천해 보자....
   [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KBS가 방송 최초로 뉴스에 여자 더블 앵커 체제를 도입했다. KBS는 오는 17일 가을 개편에 따라 최근 여자 아나운서와 기자들을 상대로 뉴스 앵커 오디션을 실시했다. KBS 측에 따르면 이 오디션 결과 평일 오후 8시에 새롭게...
CBC ‘더 보더’ 시즌2 출연하는 한인 배우 그레이스 박의 사진을 모았다.   사진 촬영 김한솔, 권민수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25.고양시청)이 2008 아시아클럽 역도선수권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하고도 쑥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장미란은 6일 고양 꽃전시관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여자 최중량급(+75kg급)에 출전해 인상 120kg 용상 160kg 합계 280kg으로 2위...
   "코칭스태프 구성에 모두 협조해주면 하겠다." 한화 김인식 감독이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 지휘봉을 잡겠다고 했다. 단 함께 대표팀을 이끌 코칭스태프 구성에 모든 구단이 협조를 해줘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김...
국토해양부가 6일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승용차와 기아자동차의 모닝 승용차가 주행 도중 멈춰 서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민원과 언론 지적에 따른 조사 결과 발표였다. 결과는 "제작 결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강제적인 리콜(recall)...
"직접대화에 북(北) 호응땐 급진전 가능성" 대표부 설치·정상회담 등 관계개선 전망도美 강력한 '검증' 앞세워 北核 해결 쉽잖아오바마 시대의 美·北 국내 전문가들 진단 정치권에서는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어떤 새로운 정책들을...
  학교 가는 첫 날 민이가 한 말입니다. 캐나다로 이삿짐 먼저 보내고 그사이 시댁에서 며칠, 친정에서 며칠 지내고 비행기 탔습니다. 그러느라 민이 학교도 일찍 그만뒀고 두 주쯤 놀다 한국 떠나 밴쿠버 도착, 온 다음날 젤 먼저 교육청 등록부터 했는데도...
“대학생의 임무는 배움, 대학원생의 임무는 창조” UBC는 아이하우스(I-House: InternationalHouse) 졸업 준비 프로그램(TOP-Transition Out Program)을 통해 대학교 졸업 후 대학원 진학을 고려하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23일 “대학원 진학 설명회”를개최했다. 학생들이...
“알코올 관련 입원도 증가 추세”
BC주 술 소비량과 불법 마약류 사용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빅토리아 대학 부설 중독 연구 센터(CARBC)에 따르면, 특히 알코올로 인한 사망자 수는 마약에 의한 사망자 수보다 2배 가량 높았다. 지역적으로는 BC 북부의 알코올 및 마약 문제가 다른 곳에...
구매조건 통해 ‘재고 매물’ 없애기 시도
신규분양으로 나온 주택들이 장기간 분양완료가 되지 않으면서 판촉을 위해 구매조건을 달리하는 업체들이 메트로 밴쿠버 일대에 등장하고 잇다. 유명건축회사 A사는 포트 무디에 콘도 분양완료를 위해 현재 ‘20세대 미만’ 남아있는 분양매물에 대해 잠재적인...
캐나다 통계청을 사칭한 전화사기가 발생해 주의가 요망된다. 캐나다 통계청은 5일, “2006년 인구조사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금 납부를 요구한다는 피해신고 접수를 받았다”면서 이는 통계청과 전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일부 밴쿠버 한인 가정에도 이...
BC주정부 경제부양책 2편
BC주 고든 캠벨(Campbell) 주수상은 11월1일 위슬러에서 열린 BC자유당(BC Liberal) 전당대회에서 ‘강한 BC주 유지(Keep BC Strong)’라는 슬로건 아래 경제부양책을 추가 발표했다. 캠벨 주수상은 향후 1년간 재산세평가를 유예하고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아, 왜 나한테 그래? 골치 아파 죽겠어." 한화 김인식 감독<사진>의 목소리에는 짜증과 함께 걱정이 섞여 있었다. 그는 5일 KBO(한국야구위원회)로부터 내년 3월에 열리는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김...
통화 스와프로 받은 38조원 미(美)는 통장에만 둔다는데… 만일 독자 여러분 명의로 38조원 든 통장이 있는데, '인출불가'라고 찍혀 있으면 기분이 어떨까요? 여기 그런 통장이 있습니다. 바로 지난달 30일 개설된 3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 스와프(Swap, 국가 간...
검찰 "불법 정치자금이라는 결정적 증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민주당 김민석(44) 최고위원이 이른바 '키다리 아저씨' 문모씨로부터 받은 돈은 주로 차명계좌로 입금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에 따라 문씨를 '키다리...
“친환경 에너지 관련 기업 진출에 지원 박차”
BC주정부가 한국과의 교류확대를 꿈꾸고 있다. 주정부는 특히, 친환경 재생 에너지 분야의 한국 진출에...
 1351  1352  1353  1354  1355  1356  1357  1358  1359  1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