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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억원짜리 공사… 전시행정 표본으로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9-19 00:00

 
지역 주민 41명의 생활 불편을 해소해준다는 명목으로 무려 366억원이 투입되는 다리가 건설 중에 있다. 주민들을 내세운 것은 공사비 조달을 위한 명분이었을 뿐 실제로는 '전시 행정'이 빚은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제의 다리는 강원도 인제군 남면 남전리~관대리 구간을 연결하는 '인제38대교'. 44번 국도를 타고 홍천에서 인제 방향으로 가다가 38선휴게소를 조금 지나는 지점에 있다.

17일 오후 공사 현장에서는 빙어가 물속으로 들어가는 모양을 형상화한 교각 위에 상판을 놓는 공사를 위해 대형 크레인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지난 2005년 착공한 길이 700m, 폭 11m의 다리는 현재 전체 공정의 64%를 마친 상태이며 내년 8월 완공 예정이다.

총공사비 366억1900만원이 투입되는 이 다리는 인제군이 발주한 사업 가운데 가장 큰 공사다. 366억1900만원의 공사비는 국비 181억9200만원, 도비(道費) 16억6400만원, 군비(郡費) 167억6300만원으로 충당된다.
▲ 소양호를 가로지르는‘인제38대교’공사 현장 모습. 주민 41명을 위해 366억원이 투입됐다는 논란 속에 내년 8월 완공을 목 표로 공사가 계속되고 있다. 조정훈 기자

인제군이 밝힌 공사 목적에는 '지역 간 원활한 교통과 댐 건설 이후 고립된 주변 지역 생활권 일원화 및 균형 발전 도모'라고 돼 있다.

고립된 주변 지역 생활권은 '인제군 남면 관대리'를 말한다. 1973년 소양강댐 완공과 함께 '육지 속의 섬'처럼 고립됐던 지역이다. 현재 관대리에는 26가구 41명의 주민이 산다.

30여년 동안 고통받은 주민들

관대리는 마을 서쪽이 소양호와 바로 접해 있고, 주위는 해발 500m 안팎의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주민들은 옥수수, 고추, 참깨, 벼농사를 짓거나 한우를 키우며 살아간다. 관대리 주민들은 소양강댐 착공 전에는 소양강을 가로지르는 38교를 통해 남면 남전리, 신남리와 불편 없이 오갈 수 있었다. 하지만 1973년 댐 완공으로 다리가 물에 잠기고, 마을 일부 지역이 수몰되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면사무소나 인제 군청을 찾아가려면 양구를 통해 40~50분씩 돌아가야 했다. 마을을 지나가는 군도4호선도 양구군 두무리를 거쳐 양구 쪽으로만 포장이 된 상태. 현재 '인제38대교'로 이어지는 '흙 길'의 확·포장 공사가 함께 진행 중이다.

행정구역은 인제군 남면인 까닭에 모든 행정 절차는 인제군 남면에서 처리해야 했다. 학생들의 학교도 인제군 남면 신남리로 배정됐다. 버스도 하루 3번밖에 없고, 통학시간도 50분 가까이 걸리는 까닭에 주민들은 자녀들을 가까운 양구에 있는 학교로 보내기 위해 '위장 전입'을 하기도 했다. 현재 고1, 중1 등 2명의 학생이 관대리 집을 떠나 소양호 건너편에 있는 신남리에서 아예 '유학'생활을 하고 있다.

'울며 겨자 먹기'식 공사

문제는 거액의 국민 세금이 들어간다는 데 있다. 2005년 착공 당시 인제군 내부에서도 "비상 도로의 성격인데 과연 그렇게 엄청난 예산을 쓰는 것이 타당한가"라는 지적이 있었다.

인제군 관계자는 "다리를 놓은 뒤 마을 일대에 동물들을 자연 상태로 방사한 뒤 관광객들이 자동차를 타고 돌아보는 사파리(Safari)를 세우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복안을 세웠던 것으로 안다"며 "관대리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해준다는 것은 대외적인 명분 가운데 하나였을 뿐"이라고 전했다.

관대리 지역은 산세가 험해 임도(林道)를 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차를 타고 다니는 사파리공원을 만들려면 수천억원이 들어 인제군으로서는 실상 감당하기에 어려운 사업이었다.

결국 2006년 7월 새로 취임한 박삼래 인제군수는 "문제가 많다"며 사업 타당성 재검토에 들어갔다. 인제군이 자체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사업 예산이 한 해 400억원 정도인데, 군의 1년 예산과 맞먹는 다리 공사 때문에 긴급하게 투입해야 할 사업에 정작 돈을 못 쓰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군수는 "공사를 중단할 경우 위약금으로 물어내야 할 돈이 전체 공사비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공사를 계속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공사비를 줄이는 방안도 모색했지만 이미 교각이 세워진 상황이라서 도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중앙정부의 사업 타당성 평가 없어

일부에서는 "소양강댐 공사 직후 관대리를 아예 양구군으로 편입시켰으면 주민들의 행정적 불편을 얼마간 해소할 수 있었고 지금처럼 막대한 돈을 들여 다리를 만들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인제군이 행정구역 개편을 하지 않은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 소양호와 맞붙어 있어 중앙정부에서 수억원의 지원금이 나오기 때문이다. 재정 자립도가 높지 않은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선 놓칠 수 없는 재원이다.

한국교통연구원 교통투자분석센터 정성봉 박사는 "'인제38대교'는 지방자치단체가 실시한 타당성 평가에 대해 중앙정부가 심의할 수 있는 장치가 없어서 발생한 문제"라고 말했다.

인제=조정훈 기자 donju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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