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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1)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8-08 00:00

69년 전 어느 날 중국 역사에 길이 남을 한 장면이 있었다. 장개석의 군대에 쫓기던 중 치러진 어느 혁명 동지의 결혼식이었다. 예식에 초대 받은 인물들은 모택동을 비롯한 주은래, 임표 등 중국 현대사의 쟁쟁한 주인공들. 하지만 이 이름들이 갖는 당시의 의미는 그리 크지 않았다. 예식도 초라했다.  황토굴 집 앞에 나무판자로 만든 상이 고작이었다. 상위에 놓인 것이라곤 노란 좁쌀 밥뿐.

참석자들은 모두 무명 군복을 입고, 헝겊 신을 신었다. 누구 하나 화려한 의복은 없었다. 신부조차 면사포를 쓰지 않은 채였다. 신랑도 물론 예복 차림이 아니었다. 이들에 의해 중국이, 나아가 세계사가 뒤바뀌게 될 줄은 본인들 스스로도 짐작하지 못했다. 작은 키에 보잘것없는 군복을 걸친 신랑의 이름은 등소평이었다.

그가 대륙의 황토 깊이 침투한 붉은 색을 씻어 내고 개방의 물꼬를 튼 지 30여 년. 마침내 중국은 세계의 패권을 선언하고 나섰다. 미국의 시대가 저물고 중국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8일 개막된 베이징 올림픽은 유장한 역사의 물줄기가 꺾이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미국의 추락과 중국의 부상은 오래 전 예견된 시대의 흐름이다. 1980년대 이미 역사학자 폴 케네디는 ‘강대국의 흥망(The Rise and Fall of the Great Powers)’ 을 통해 미국의 패권이 기울어 가고 있음을 진단했다. 미 공화당 선거 전략가 케빈 필립스는 케네디의 의견에 동조하면서 미국이 쇠퇴하는 5가지 이유 중 하나로 자만에 가득 찬 국가 전략과 과도한 군사개입을 지적했다.

미국의 비틀거림은 중국의 개방 30년 발걸음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미국이 후퇴하는 만큼 중국의 시대는 더 가까워지고 있다. 이른바 ‘아시아의 세기(The Asian Century)’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의 세기’는 1980년대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다. 미국 상원의 외교 청문회에서 처음 쓰여진 이 단어는 1988년 등소평과 간디 인도 대통령의 역사적 정상회담 때 재확인됐다. 하나 당시만 해도 ‘아시아의 세기’는 단순한 외교적 수사에 그쳤다. 누구 하나 그런 시대가 오리라고 실감하지 못했다.

사실 중국이 최강국의 지위를 잃은 것은 5천년 역사에서 불과 3백여년 밖에 되지 않는다.  당나라 시절 중국의 GNP는 전세계의 1/4보다 많았다. 중국으로선 300년 만에 세계 타이틀을 되찾는 셈이다. 그들에게 세계 정상은 결코 낯선 자리가 아니다.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는 “2050년이면 중국의 GNP는 미국의 두 배에 가깝게 되고 오히려 인도가 미국에 근접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2050년 중국의 인구는 14억 가량일 것이다. 미국은 4억 명 정도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인도의 인구는 중국을 추월해 15억 3천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인도의 1인당 국민 소득이 미국의 1/4만 되어도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베이징 올림픽은 중국이라는 강이 협곡을 지나 다시 대하(大河)에 이르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다. 그 시기가 언제인가는 짐작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 때가 눈 앞에 있다는 것을 말하기란 어렵지 않다. 문제는 한국이다. 늘 그래왔지만 강대국의 틈새에 놓인 한국은 보기에 위태롭다. 올림픽 양궁 종목처럼 한국이 세계를 호령할 날은 언제쯤일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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