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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 2년 만에 스크린 컴백 한석규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7-21 00:00

"배우의 사생활 모르는 게 좋아 작품으로만 만나야"

지난 7월 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배우 한석규(44)씨를 만났다. 한씨는 7월 31일 개봉하는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감독 곽경택·안권태)에서 검거율 100%를 자랑하는 형사 백성찬 반장 역을 맡았다. 그는 자신을 사칭해 완전범죄를 성공시키는 지능범 안현민(차승원)과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한다. 이 영화에서 한씨는 헤어스타일을 백발로 바꾸고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 이후 2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그는 자신이 출연하는 작품을 개봉할 때마다 꼭 ‘애를 낳는 기분’이라고 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제 16번째 아이입니다. 정말 열심히 태교를 해서 낳았으니 잘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씨는 이번 작품이 ‘도시를 소재로 한 영화’라는 데에 매력을 느꼈다. “장르가 무엇이 됐든 ‘접속’처럼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수없이 많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지만 도시를 무대로 한 영화는 생각보다 적더라고요.”

또 남자를 투톱으로 내세웠다는 점과 상대역이 차승원이라는 점도 그가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된 이유다. “4년 전 ‘싱글벙글(배우 골프 모임)’에서 처음 차승원씨를 만났습니다. 밝고 좋은 느낌을 가진 친구라 언제든 기회가 있다면 꼭 한번 일을 같이 해보고 싶었고요. 그와 함께 한 1년간의 작업들은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한씨의 백발 헤어스타일은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그 동안 멜로에 대한 이미지가 강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변신하는 제 모습을 보면 저 또한 카타르시스를 느끼죠. 사실 백발은 촬영 들어가기 전 분장팀, 연출팀에게 제가 직접 제안해 탄생시킨 거예요. 처음에는 제작진이 다소 난감한 반응을 보였지만 연기 변신을 위해 필요했고 연기에도 도움이 됐어요. 하지만 백발로 집에 들어갔더니 아이들이 ‘왜 이렇게 갑자기 늙었냐’며 싫어하더라고요. 그래서 ‘아빠가 돈 버느라 힘들다’고 말해줬죠.”

그는 연기자로서 항상 변신을 꿈꾸지만 실제 자신의 모습은 1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대학생 때 몸무게를 지금도 유지하고 있어요. 일상 속의 저는 변화를 받아들이기 힘들어 합니다. 항상 스스로를 검열하면서 이전과 다른 것이 있으면 불편하다고 느끼죠. 그래서 변화를 그다지 원하지 않아요.”

한씨에게 연기란 바로 ‘사랑하는 여자’라고 한다. “어느 순간부터 그 여자를 사랑하게 됐고 지금도 그 여자를 가꿔나가는 중이에요. 평생 흠모하면서 순수하고 고귀하게 간직하고픈 존재죠. 그렇게 온전히 지키다가 어느 순간 제 손에서 놓아 보내고 싶습니다. 연기를 하기에는 40대인 지금이 적기인 것 같아요. 잘하기 위해 애쓰던 30대 때에는 정신이 몸을 못 따라 갔거든요. 50대에는 육체적으로 조금 힘들 것 같고요.”

그는 연기자로서는 매우 친근하게 느껴지지만 사생활에 있어서는 팬들과 항상 거리를 유지해왔다. 언론과의 인터뷰도 꺼려왔다. “인터뷰를 하면 이전에 했던 얘기들을 반복해 공허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에 했던 인터뷰를 읽어보면 정말 몇 마디 빼고는 대부분 쓸데없는 이야기예요. 그렇게 계속해서 말하는 것이 자신에겐 거짓말을 하고 대중에게 저를 예쁘게만 포장하는 느낌이 들어서 ‘아예 인터뷰를 하지 말자’고 생각했죠. 배우는 몸으로 일하고 연기로 말하는 직업이잖아요.”

한씨는 관객들이 배우의 사생활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요즘에는 배우에 대해 시시콜콜한 것까지 너무 많이 알려져 있어요. 관객들은 오히려 배우에 대해 많은 부분을 모르는 상태에서 작품을 통해서만 만나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동국대 연극영화과 83학번인 그는 1990년 KBS 성우로 데뷔했다. 이듬해 1991년 MBC ‘우리들의 천국’으로 탤런트가 됐고, 1995년에는 ‘닥터봉’으로 영화배우가 됐다. 이후 ‘은행나무 침대’ ‘초록물고기’ ‘넘버3’ ‘접속’ ‘8월의 크리스마스’ ‘쉬리’ 등에 출연하며 한동안 ‘흥행보증수표’로 불렸다.

이는 한씨의 시나리오를 보는 안목 때문이기도 했다. 지난 2000년 둘째 형(한선규)과 함께 영화사를 창립했을 때도 가장 먼저 실행에 옮긴 것이 ‘막둥이 시나리오 공모전’이었다. 공모전을 통해 상을 받은 ‘2424’라는 시나리오가 영화로 제작됐고, 최근에는 황정민 주연의 ‘공중곡예사’라는 작품이 촬영 중이다. “연기를 처음 배울 때부터 ‘시나리오가 중요하다’라고 배워서인지 집착을 합니다. 소재도 다각도로 따져보고요. 한 명의 관객으로서 느끼는 주제와 메시지를 중요시하는 편이에요. 꼭 진지하고 무거운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볍고 재미있는 것이라도 연출자와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선택 포인트예요. 그렇지만 언젠가는 이런 기준에서도 자유로워져서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죠.”

연기력에 있어서는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아온 그이지만 2000년 이후 이렇다 할 상을 받지 못했다. “상을 받는 것은 좋지만 그것이 어찌 보면 독이 될 수도 있는 것이잖아요. 연기는 누가 누구보다 잘한다 등의 비교대상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언젠가는 꽤 괜찮은 작품과 역할로 공정한 평가를 받아 좋은 상을 받고 싶은 욕심은 있습니다.”

작년 6월 크랭크인을 해서 1년 정도의 촬영과 후반작업을 마친 그는 요즘 개봉을 기다리며 낚시도 하고 있다. “낚시는 저의 오래된 취미예요. 연기하고 싶은 맘을 달래며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데에 낚시만한 게 없더라고요. 연기에 대한 스트레스도 낚시로 풀죠. 제가 아버지에게 낚시를 배웠듯이 제 아이들이 크면 낚시를 꼭 가르쳐 주고 싶어요.”

한씨는 4남 중 막내이고, 그의 아내는 5남매 중 막내. 두 사람 슬하의 자녀는 2남2녀. 열 살·여덟 살짜리 딸과 여섯 살, 세 살짜리 아들이 있다. “아이들 중에서 한 명이라도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했으면 좋겠어요. 배우라는 직업은 한번쯤 인생을 걸어볼 만한 일이거든요.”

/ 서일호 기자 ihseo@chosun.com
  김소연 인턴기자ㆍ성신여대 문화·커뮤니케이션학부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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