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마마공주의 두부요리, 고소함과 상큼함이 어우러지죠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7-04 00:00

스텔라 김씨의 두부과일양념구이

7월1일 캐나다 데이 연휴가 끝난 다음날, 연신 ‘바쁘다 바빠’ 외치며 뛰어다니던 기자에게 김연주씨가 추천한 스텔라 김씨. 혼자 식사를 해도 갖은 반찬 만들어 예쁜 그릇에 근사하게 차려 먹는 것이 소문이 나 이웃들로부터 ‘마마공주’로도 불려지지만 “여자는 스스로 공주처럼 대접할 때 진짜 공주처럼 살 수 있다”며 즐거워한다.

◇예쁜 구두에 욕심이 많아‘밴쿠버 이멜다’로 불리는 스텔라 김씨. 하나 둘 사들인 구두가 옷장까지 침범했다. 꽃 중에서도 들꽃을 좋아해 냅킨마저 화려한 꽃무늬가 있는 걸 고르는 그녀, 음식재료를 보면서 어떻게 요리를 할 것인가 떠오르면 즉석에서 만들고 시식해보며 간편하고 맛있는 음식 레서피를 개발한다.

킹스웨이 작은 아파트는 그녀의 감각이 살아 숨쉬는 오밀조밀한 인테리어 솜씨가 요리보다 먼저 손님들을 반기고, 투명한 유리 식탁 위에 곱게 놓인 냅킨의 꽃무늬 현란한 색상에서도 주인의 취향이 단번에 보였다. 게다가 수저를 담은 빨간 누비 지갑까지 화려한 듯 소박한 듯 예쁘게 놓여 있다.

 “예쁜 여자들이 더 예뻐지려고 성형하고 뚱뚱한 사람이 살을 빼기 위해 다니는 곳이 헬스클럽이 아니라 날씬한 여자들이 더 날씬하려고 다니는 곳”이라더니, 뽀얀 얼굴에 까만색 플라스틱 뿔테 안경이 잘 어울린다는 칭찬에 “아프고 나서 살이 많이 쪘다”며 ‘뽀샵’ 해달라며 웃었다. 하지만 나이 들면서 적당히 살집 오른 얼굴은 환하게 웃기만 하면 ‘얼짱’. 카메라 렌즈를 좌로 우로 돌려봐도 얼굴 어디에도 손 볼 곳이 없다.

 푹푹 찌는 더운 날씨에 숨을 몰아 쉬며 들어선 손님들에게 투명한 사각 얼음조각 가득 넣은 냉수 곁에 뽀얀 냉타올을 함께 내 놓는 센스. 목덜미부터 마구 닦고 싶은 충동이 일었지만 티끌 하나 묻지 않은 순백색의 차가운 물수건을 받아 들고, 누구도 차마 그러질 못한 채 닦는 시늉만 하고 있었다. 이를 눈치 챈 그녀, “핫타올이든 냉타올이든 원래 사람은 목부터 닦아야 시원하거나 따뜻한 법”이라며 세탁기에 넣을거니까 걱정말고 닦으라며 권한다. 이런 매너, 오랜 서비스업을 경영했던 경험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겠고, 내 집을 찾는 손님들을 섬세하게 배려하는 그녀의 타고난 성품때문이기도 하다.

80년 토론토로 이민을 온 후 88년 밴쿠버로 이주한 그녀, “개인적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은데……” 하면서도 딸 이야기에는 금세 얼굴이 환해진다. 딸 아들 자랑은 돈 내고도 하고 싶은 법. 특히 엄마들에게 자식보다 소중한 존재가 세상에 있을까. 이 나라에서 태어난 딸 은 한국을 알기 위해 대학을 졸업한 후 7개월전 한국으로 떠나고, 마침 전화가 걸려와 레서피 촬영하는 엄마를 응원하고 끊었다고 자랑했다.

“요리는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같은 메뉴를 만들어도 정성, 마음이 담기면 다 맛있어요. 우리가 아플 때나 힘들 때 엄마가 만들어 주던 뭐뭐…… 이런 생각이 드는 것도 그렇죠?”
‘솔’톤의 경쾌한 목소리로 말끝을 다부지게 끊어 똑 부러지게 의사를 전달하는 그녀, 다시마 불려서 다시마 김밥을 만드는 법, 찬밥 볶아서 이용하는 요리 등 간편요리 레서피를 꿰고 있어 지인들로부터 극찬받는 솜씨임에도 극구 “요리를 잘 하는 주부가 아니라 요리를 즐겨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다만 한때 건강이 악화되어 먹거리에 조금 민감한 정도라는 것.

“요리도 감각이 있어야 해요. 그 감각은 또 키우면 되는 거에요. 연두색 옷을 입었다고 꼭 아이샤도우와 핸드백 구두를 동일계열의 색상으로 코디네이션하는 것 보다 오히려 반대색으로 포인트 매칭을 시키는 것도 돋보일 수 있는 것처럼, 요리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 궁합도 있지만 두부와 과일 조합처럼 소스만 독특하면 술안주나 간식으로 얼마든지 가능하죠.”

요리사처럼 수 많은 메뉴 멋지게 한 상 차려내지는 못하지만 한 가지 재료만으로 그녀가 응용해서 만든 간편 요리 레서피만 수 십 가지. 몽땅 그녀의 머리 속에 들어 있다. ‘주부 나만의 레서피’는 바로 이런 주부들을 원한다.

요리와 피부관리테크닉은 손을 이용한다는 것에서 일치하는 때문일까. 쉰 살을 투명하고 윤기마저 느껴지는 피부가 “범상치 않다”고 운을 떼었더니, 2년 전까지 웨스트 밴쿠버 스킨케어 샵에서 ‘이름 날리던’ 피부전문관리사였다는 것.

스텔라 김씨가 만든 두부과일양념구이

그녀가 말하는 피부관리비법은 청결함과 내 피부에 맞는 기초화장품을 잘 고르는 것이 요령이다. 꼭 비싼 화장품이 좋은 제품이 아니라 피부에 맞는 걸 고르면 “6달러짜리 팩 하나가 60달러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 그래서일까. 반질반질 윤기 흐르는 ‘쌩얼’의 피부는 아직 20대처럼 고운데 곧 며느리 사위 볼 예정이란다.

“여자는 어릴 때부터 혼자 밥 먹어도 항상 예쁜 그릇에 정식으로 차려 먹는 버릇을 길러야 해요. 내가 나를 대접해야 다른 사람들이 저를 대접해주고 밖에서도 대접 받을 수 있어요. 특히 딸을 키우는 엄마들은 항상 무얼 먹어도 그래야 딸이 그대로 배우고 그 딸은 또 어디서나 대접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구두를 유난히 좋아해 예쁜 구두만 보면 사고 싶은 욕구가 불끈, 그때마다 하나씩 구입한 것이 옷장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의 양을 소유한 그녀, 구두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산에 피는 들꽃, 쑥부쟁이, 꽃이라는 꽃은 모두 좋아해 집안에서는 예쁘게 자란 화초들이 저마다 뿜어내는 꽃 향기가 은은하게 퍼져 나온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두부과일양념구이>

■ 재료

주재료 두부, 피망, 실란초, 아보카도, 양송이, 바나나, 잣가루, 호두 8개
소스재료 휘시소스 4ts, 기꼬망 미린 1ts, 잣 10개, 호두 8개, 발사믹 소스 1ts, 꿀 1ts, 실란초 다진 것, 마늘 다진 것 약간

■ 만드는 순서

① 두부를 뜯어 부서지지 않게 물기를 뺀다.
② 양손으로 흰 타월에 두부를 감싸 쥐고 표면의 물기를 제거 한다.
③ 뽀송뽀송한 두부를 1모에 8쪽이 나오도록 썬다.
④ 프라이팬을 뜨겁게 달궈 두부 양면 모두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⑤ 피망, 실란초, 아보카도, 양송이, 바나나를 납작하게 썰고, 호두는 잘게 쪼개 놓는다.
⑥ 노릇해진 두부 위에 양송이, 바나나, 아보카도, 피망을 가지런히 올린다.
⑦ 6의 두부 위에 잣, 호두를 올린 다음 분량의 소스재료를 고르게 끼얹어 준다.

■ Cooking Tip

① 바나나, 딸기, 사과 아이들이 좋아하거나 잘 먹지 않는 어떤 야채나 과일을 올려도 됩니다.
② 실란초는 잎만 약간 다져서 소스에 넣어주세요.
③ 두부만 있으면 어떤 야채와 과일을 응용해도 맛있어요.
④ 아보카도는 손으로 잡을 경우 뭉그러지므로 칼 끝으로 받쳐서 잡으세요.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