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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어민 강사들이 말하는 한국인이 영어 못하는 이유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4-03 00:00

실수 두려워 말아야 말하기 능력 향상 진짜 영어와 ‘콩글리시’ 구별 해야 발음 중요하지만 너무 집착하면 역효과

한국인의 영어 공부에 대한 열정은 세계에서 두 번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그러나 영어 시험인 토플 점수는 세계 134개국 중 77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학 나와도 외국인과 자유롭게 의사 소통하기는 어렵다.

반면 중국어 구사 실력은 세계에서 최고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중국 교육부에서 인증하는 중국어능력시험(HSK) 응시자 16만2000명 중 61%인 9만9000명이 한국인이고, 그 중 중국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는 수준인 고급 HSK 취득자의 80%가 한국인이다.

영어는 초등학교 때부터 배워 대학을 나와도 잘 못하는데 중국어는 고등학교 때 배우기 시작해서도 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인이 영어를 못하는 이유’를 서울 삼성동 월스트리트 인스티튜트 삼성센터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토드 마레스코(Todd Marescaux·30·캐나다), 샘 위긴턴(Sam Wigginton·30·호주), 마틴 스케치리(Martin Sketchly·30·영국), 제인 두발(Zane Duval·29·미국) 등 4명에게 물었다. 이들은 ‘영어 발음을 잘못 알고 있다’ ‘문법에 집착하는 등 공부 방법이 틀렸다’ 등 현장에서 수강생을 가르치며 발견한 원인들을 말해줬다.

마틴 스케치리_한국어에 존재하지 않는 영어 발음이 있는데 이걸 한글 표기 방식으로 생각하다 보니 발음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샘 위긴턴_대표적인 게 ‘th’ 발음이다. 한국인은 ‘쓰’란 발음으로 알고 있다. ‘썸씽(something)’ ‘쌩큐(thank you)’ 따위로 발음하는데 원어민은 알아 듣기 힘들다. ‘bank’ 같은 경우 끝 자음에 모음을 붙이려고 한다. 한국어는 자음과 모음이 있어야 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어는 다르다. ‘bank’를 뱅‘크’라고 ‘크’를 강조해서 발음하면 외국인은 알아듣기 힘들다.

제인 두발_ 한국어에는 ‘f’ 발음이 없는데, 재미있는 것은 한국인이 영어를 할 때 ‘f’와 ‘p’ 발음을 엉뚱하게 섞어 쓴다는 것이다. ‘f’와 ‘p’ 발음을 섞어 쓰면 원어민은 한국인이 하는 영어를 헷갈려 한다.

토드 마레스코_ 혀도 근육의 일종이다. 근육은 훈련을 통해서 모양을 갖춰간다. 그러므로 정확한 발음을 익힐 시기는 근육이 모양을 갖추기 전인 어렸을 때이다. 어렸을 때 정확한 발음을 배우지 못한다면 커서 고치기 힘든 게 사실이다.

샘_ 그렇지만 발음에 너무 집착하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어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발음은 완벽하진 않지만 아무도 이해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영국·호주의 영어는 미국 영어와 악센트가 다르다. 요점은 발음이 완벽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한글식 표기에만 집착해서 발음을 익히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토드_ 한국 사람들은 문법에 집중한다. 실용적인 영어를 배우지 않는다. 유럽 사람들이 비교적 영어를 잘하는데 이들은 여러 나라에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실생활에서 영어를 배운다.

마틴_ 한국의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영어 문법을 분석하고 외우도록 한다. 한국인들은 영어를 기능적인 면보다는 문법적으로 접근하는 습관이 있다. 단어를 외우고 시험 보는 기술을 익히는 데 정신을 쏟는다. 하지만 의사소통 방법을 가르치는 데 좀더 초점을 맞춰야 할 것 같다.

토드_ 영어를 배울 때 우선 모국어(한국어)를 어떻게 배웠는지 되짚어보길 바란다. 어릴 때 문법이 뭔지부터 배웠나. 아니다. 말하고 듣기를 반복하면서 배웠다.

샘_ 한국인이 영어를 분석하는 데 신경을 쏟는 문제는 기성세대가 영어를 배울 때 문법이나 해석에 치중했기 때문인 것 같다. 원어민은 왜 맞는지는 모르지만 본능적으로 맞는 영어를 쓴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면서 익혔기 때문이다. 반복 학습이 중요한 이유다.

토드_ 한국인들은 자기들끼리 영어로 말하다가 콩글리시를 마치 영어인 것처럼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끼리 얘기한다면 콩글리시가 서로 이해하기 쉽겠지만, 원어민과는 의사 소통하기가 힘들다. 오랫동안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친 원어민 학원 강사들조차 콩글리시에 익숙해져 본국의 친구와 통화하다 의사소통이 안 될 때가 있다.

샘_ 한국에선 누구나 핸드폰이라고 한다. 정확한 단어인 ‘cell phone’이나 ‘mobile phone’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다. 오피스텔, 백넘버, 백미러…. 이런 말은 외국인이 알아듣지 못한다. 우리는 한국인이 애프터서비스라고 알고 있는 뜻에 해당하는 말을 써야 할 때 워런티(warranty)라고 한다. 사례를 들려면 한이 없다. 한국 사람은 진짜 영어와 콩글리시를 구별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 것 같다. 외국에서 잘못 사용하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제인_ 콩글리시는 영어를 사전식으로 직역하거나 어떻게 영어 단어가 생겨났는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겨난 것 같다. 콩글리시를 많이 사용하면 한국인들끼리만 이해하는 영어를 양산한다.

토드_ 한국인이 자주 쓰는 영어 단어 중 ‘스킨십’이 있다. 캐나다에 있는 친구와 전화를 하다가 나도 모르게 ‘스킨십’이란 단어가 나왔다. 하지만 캐나다 친구가 이해를 못하더라. 한국인이 ‘스킨십’이라고 쓰는 뜻을 가리키는 한 단어의 영어는 없다. 영어에선 ‘악수를 한다’든가 ‘어깨를 쓰다듬는다’든가 하는 구체적인 행동을 가리키는 말을 쓴다.

샘_ 한국인들은 영어를 말할 때 남을 너무 신경 쓴다. 말하기 능력을 높이려면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처음부터 유창하게 말할 수 없다는 건 누구나 다 안다.

마틴_ 영어를 완벽하게 말하려고 하기 때문인 것 같다. 직장 상사, 친구 같은 아는 사람 앞에서는 영어를 말하는 것을 주저한다.

샘_ 대기업 직원에게 휴대전화를 걸 기회가 많다. 매번 걸 때마다 전화를 받는 사람은 한참 얘기를 하지 않다가 “Hold on(기다리세요)”하고는 사무실 밖으로 나가는 소리가 난 후에 “O.K. Now I can talk(됐어요. 이제 말할 수 있어요)”라고 하면서 말을 한다. 아마 화장실에 가서 받는 모양이다. 영어를 할 때 남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토드_ 한국에서 실수를 고치는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학교에선 실수를 하면 체벌을 하기 때문에 실수를 두려워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마틴_ 학원에서 한참 영어를 쓴 후에 집에 가서는 한국어만 말한다. 수업 이외에 영어를 말할 기회가 적다. 번역보다는 생활 속에서 사용할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한다.

샘_ 영어를 공부해라, 문법을 공부해라 말하기보단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을 많이 만들어 줘야 할 것 같다. 언어는 반복이 중요하다. 한번에 5~6시간씩 몰아서 하는 것보다 단지 30분씩이라도 매일 연습하는 게 효과가 좋다.

방현철 기자 banghc@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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