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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었니? 중국요리의 향긋한 재발견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10-05 00:00

싱가포르 요리 전문점 'PRIMA Taste'

‘PRIMA Taste’는 싱가포르 요리 전문점이다. 생소한 이 음식점이 우리를 살짝 흥분시키는 이유는 두 가지. 2층 ‘한아름 마트’에서 벌쭉벌쭉 살아 숨쉬는 꽃게와 새우, 홍합, 조개, 바닷가재를 구입해서 1층 식당으로 내려가면, 싱가폴 최고 요리로 짠~ 변신시킨 즉석요리가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파인애플, 와인, 우리 소주 ‘처음처럼’을 믹스 해서 만든 특별한 ‘ 소주 칵테일’도 있다는 것. 한국인들도 처음 맛보는 이 매력만점의 칵테일에 흠뻑 취해 ‘음~’ 신음소릴 내는 그들 사이에서 뿌듯함 눌러가며 작은 망치로 던지네스 꽃게 껍질을 깨뜨리고 폭신한 살을 꺼내 먹는 기쁨이란…… 가보자.

◆ 요리의 천국 싱가포르 음식
밴쿠버에서 가을을 맞이한 요즘, 우리 기억 세포들은 아름다운 단풍과 코스모스, 그리고 대책 없이 우리 입맛을 유혹하던 풍성한 먹거리들이 마음까지 살 찌우던 한국으로 달려 간다. 미각은 저 혼자 예민한 감각을 곧추세워 이걸 먹어도 저걸 먹어도 허전하다고 아우성이다. 마땅히 떠오르는 메뉴도 없고, 한국이었더라면 어디론가 맛있는 가을을 찾아 훌쩍 여행이라도 떠나고 싶은 날, ‘PRIMA Taste’를 가보자. 그곳을 가면 ‘맛’ 모르는 이들이 싫어하고, ‘뭣’ 아는 이들이 화들짝 놀랄만한 특별한 맛의 싱가포르 요리가 있다. 
인터넷 검색 창에 ‘싱가포르 요리’를 치면 ‘느끼하다’는 부정적인 리뷰와 ‘맛의 천국’이라는 찬사가 뒤섞여 결론 내리기가 애매모호하다. 이것이 싱가포르 요리의 특징이다. 중국요리와 말레이시아, 인도, 페라나칸 요리가 그 지역마다 특색이 반영되어 조금은 다른 느낌으로 재탄생 된 음식들이 많기 때문이다. 자기만의 뚜렷한 이름을 지니고 있지 않으면서도 분명한 자기 맛을 가진 개성, 이것이 바로 싱가포르 요리의 ‘참 맛’. 

◇ 꽃게(사진 맨 위)는 2인에 1마리면 충분하다. 갓 구입한 조개와 홍합을 양파와 생강, 라임주스와 마늘로 조리 해낸 즉석 주문요리는 매운맛이 우리 입맛에 가장 무난한 편. 칠리 맛을 먹을 땐 파스타와 여러 음식이 있지만 싱가포르 대표요리인 닭고기를 쪄서 얼음에 식힌 ‘하이난스 치킨 라이스’ 하나쯤 추가하면, 매운 맛을 순화해 주면서도 라이스가 있어 양도 넉넉해 진다. 우측 아래는 주방장과 매니저 그리고 주인 Klam Ang.

◆ 괜히 맛있고, 괜히 싱싱한 기분
 ‘PRIMA Taste’는 내가 직접 구입한 해산물을 주문 조리 해 먹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 한국의 포구나 어시장에서 활어를 구입하면 득달같이 달려드는 아줌마들의 손에 이끌려 인근 식당에서, 상추와 쪽 마늘, 생선회와 매운탕 서비스를 받는 한국 횟집 스타일과 비슷하다. 그러나 정해진 메뉴를 일방적으로 제공받는 횟집과 달리 ‘PRIMA Taste’는 소스와 조리법에 따른 세부메뉴를 식성에 따라 선택할 수 있어 더 오밀조밀한 즐거움이 있다.
괜히 맛있고 괜히 흐뭇하다. 그래서 칠리소스 매운 맛에 눈물 콧물 찔끔 대며 실컷 먹고 받아 든 계산서가 그리 크게 저렴하지 않아도, 마치 한겨울 바닷가 포구에서 펄떡펄떡 뛰는 생선 회 먹고 일어서다가 연탄 불에 구운 통 오징어구이를 공짜로 얻어 먹은 기분이 든다. 음식점에 맛이야 기본, 정 많은 우리 한국인들에겐 이런 덤이 있으면 마냥 행복한 법.

◆ 가을 만찬, 싱가포르 요리
이국적인 음식 향이 코끝을 자극하는 ‘PRIMA Taste’ 내부는, 은은한 조명아래 한눈에 다 들어올 정도로 아담한 와인 바와 편안한 식탁에 그다지 특별할 것은 없다.
먼저 2층 한아름 마트 해산물코너에서 수족관을 활개치는 꽃게와 차가운 얼음 위에 진열해 둔 싱싱한 해물만 골라 듬뿍 샀다. ‘미녀(?)들의 가을만찬’에 초대 된 해산물 대표는 던지네스 꽃게. 던지네스가 큼직하긴 해도 솔직히 껍질 깨고 갈퀴로 살을 발라내면서 들이는 엄청난 노동력에 비하면, 포만감은 영 억울하다.
아저씨는 꽃게 한 마리에 새우 몇 파운드면 어른 셋이 충분한 양이라고 했지만 모르시는 말씀. 대(大)식가에 미(味)식가인 사람에게는 맛도 맛이지만 양도 아주 중요하다. 맛있게 먹었더라도 허기지는 양이라면 차라리 아니 먹느니만 못하다는 게 지론. 더구나 이런 특별 요리를 먹을 기회는 자주 오는 것도 아니다. 해서 껍질이 까맣게 반짝거리는 홍합과 허여멀건 속살을 내밀고 벌쭉벌쭉 숨을 쉬고 있는 조개, 큼직한 대하 새우 등 총 25달러어치를 구입했다.
양? 결과부터 말하면, 청년 1명에 꽤 대식가인 미녀 둘, 합이 셋인 성인 남녀가 ‘하이난스 치킨’하나 추가해서 먹은 다음 배를 안고 남은 음식은 포장해서 일어섰다.

◆ 주문요리 외 ‘하이난스 치킨’
50여 평 음식점을 가득 채우고 앉아 최소 5개국 언어가 떠다니고 있지만 예상했던 대로 우리 말 소리는 없다. 한국 사람들이 단 한 사람도 없어 섭섭한 대신, 우리 소주 광고가 뿌듯하게 만든다. 완성된 음식을 주문하는 메뉴판에서는 치즈 도리아와 같은 메뉴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양념이 강하거나 기름지지 않는 메뉴가 여럿 보인다. 구입한 해산물을 주방으로 넘기자 직원이 별도로 마련된 ‘라이브 씨푸드’ 메뉴판을 가지고 왔다.
모든 요리는 싱가포르 칠리소스, 후추 소스, 생강 및 양파 소스, 인디안 카레 소스, 당면과 떡을 곁들인 매운 맛의 소스의 선택이 가능하고, 조리 비용엔 우리 소주 ‘처음처럼’ 한 병이 포함되어 있다. 대신, 영수증에 찍힌 시간을 기준으로 구입한 지 30분이 지나면 즉석조리를 해주지 않는다. 이것은 정말 맛있는 해물요리는 ‘싱싱함’에서 시작된다는 꿋꿋한 의지를 10년째 지키고 있는 주방장의 고집 때문이다. 
게 요리는 양파와 생강, 홍합은 싱가포르 칠리, 바닷가재는 양파와 생강으로 만든 소스, 조개는 인디언 커리 소스를 선택했다. 여기에 매니저 웬디 앙(Wendy Ang)이 추천한 ‘하이난스 치킨 라이스(Hainanese Chicker Rice)’를 추가했다.
‘하이난스 치킨’은 닭고기를 끓기 직전의 온도로 불을 조절하며 뚜껑을 완전히 덮고 40분 정도 조리한 다음, 차갑게 될 때까지 얼음물에 담궈 육질이 부드럽고 씹는 맛이 좋게 만드는 싱가포르 국가대표 급 요리다. 살빛이 맑고 깨끗한 닭고기가 특징인 이 요리는 씻어 말린 월남미를 정제염과 간장을 넣고 조리 한 노르스름한 밥이 함께 나온다. 일품요리가 아닌 메뉴가운데 기름진 맛을 싫어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 하다.  

◆ 싱가포르 최고 요리의 진정한 맛
 “와~ 태어나서 이런 요리 처음이에요. 다음에도 꼭 불러주세요.”
드디어 식탁 위에 올라 온 홍합요리를 앞에 두고 차마 수저를 들지 못하던 사람들 입에서 감탄사가 흘러 나왔다. 맛은 제쳐두고 고급 양장본 요리책에서나 보았음직한 데커레이션이 눈에 확 들어온다. 서툰 솜씨로 직접 구입해 온 홍합의 속 살이 튼실한 것도 신기하다.
우리 소주 한 병을 부록으로 달고, 껍질까지 칠리소스 흠뻑 머금고 올라 온 홍합 살을 떼어내어 입안에 넣었더니 매콤한 향이 혀끝을 바늘처럼 쏘아대자 입안이 활짝 피어 난다.
이래서 칠리소스를 고를 땐 소주가 필요하고, 이런 맛이어서 우리 한국인들의 입맛에 잘 맞을 것이라고 추천인이 호언장담했던 듯, 굉장한 맛이다.
주문 메뉴 세 개가 몽땅 매운 맛으로 통일된 건, 싱가포르 요리 첫 도전에 겁먹고 모든 소스를 ‘칠리’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등딱지가 딱딱한 대하새우는 양이 많았던 듯 주방장이 알아서 두 가지 맛으로 만들었다. 칠리와 커리향으로 하나는 맵고, 하나는 고소하고 부드러운 것이 크림소스다.
홍합도 좋고, 새우도 좋지만 주문요리의 오늘 메인은 게 요리. 빨갛다 못해 거무스레한 빛이 된 게딱지가 몸통과 굵은 다리를 감싸 안은 듯 나온 ‘페퍼 크랩’은 씨와 함께 다진 붉은 고추를 볶아 만들어 국물이 없어도 얼큰하다. 그러면서도 고소한 버터와 땅콩 소스 맛도 살짝 느껴진다. 여기에 굴 소스로 간을 맞춰 깊이가 느껴진다. 맵고 달콤하고 고소하면서 다시 ‘고수 잎’의 향이 향긋한 꽃게 요리, 한가지도 놓치지 않고 맛을 보려면 테이블 위에 세워진 작은 메뉴판에서 4가지 맛을 고르기. 그리고 직원에게 ‘한국인’이라고 밝히며 알아서 해달라고 하면 같은 재료로 여러 맛을 만들어 준다.

*영업시간  
    월~금 11:30 am ~ 10:00 pm
    토 12:00 pm ~ 10:00 pm(일 9:00pm)
*주소   570 Robson St. Vancouver
*문의   604-685-7881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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