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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사형 폐지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9-27 00:00

◇ 중국은 전세계 1600건의 사형선고 중 3분의 2에 해당될 정도로 사형이 많은 나라다.  사진출처·국제 앰네스티

중국 대법원은 최근 하급 법원에 사형 선고를 가능한 억제하도록 지시했다. 또, 사회적으로 심각한 악영향을 야기한 흉악범 극소수에 대해서만 한정할 것을 권고했다. 유엔은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서 사형제도를 두고 있는 일부 국가에서도 사형제도를 폐지하도록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을 고려하고 있다. 아래는 토론토 스타 사설‘Beijing reins in the death penalty’의 요약이다.

중국은 가장 빠르게 근대화하고 있는 국가다. 2008년 하계 올림픽 주최국이자 초강대국으로서의 영향력도 상당하다. 그러나 한 가지 측면에서 여전히 후진국으로 남아 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사형수가 많은 나라다.

국제 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법원은 1000명 이상에게 사형을 선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정부가 공식 통계를 발표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비공개 사안까지 모두 포함하면 최고 8000명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이다. 알려진 1000명의 사형선고만으로도 전세계 1600건의 3분의 2에 해당될 정도로 많다. 나머지 600건은 이란, 파키스탄, 이라크, 수단, 미국 등에서 이뤄졌다.

이런 가운데 기쁜 소식이 하나 전해졌다. 중국 대법원은 하급 법원에 사형 선고를 가능한 억제하도록 지시했다. 중국 대법원은 사회적으로 심각한 악영향을 야기한 흉악범 극소수에 대해서만 사형을 언도하도록 권고했다. 특히, 우발적 범죄나 경제사범의 경우는 사형대신에 징역형 정도로도 죄에 대한 응보는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올해 초 중국정부는 하급심 판결 중 모든 사형판결에 대해서는 대법원이 재검토 할 수 있도록 위임했다.

국제 앰네스티에 따르면 캐나다를 포함한 전세계 133개 국가에서 법률상 또는 실질적으로 사형제도를 폐지하고 있다. 현재 사형제도가 남아 있는 국가는 64개국에 불과하다. 미국은 전범이나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서는 사형금지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

UN인권고등판무관으로 일했던 루이스 아보 판사는 “개인의 인권과 신성불가침의 신체 자유를 침해하는 사형제도는 어떤 사회에서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으로 유엔총회가 사형집행 중지선언과 동시에 사형제도 폐지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결의안 채택을 고려하고 있다.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도 이 결의안 채택을 적극 지지해야 마땅하다.

사형제도는 잔인하고 굴욕적이며 비인간적이다. 중국과 같이 정치적으로 억압된 사회에서는 반대세력을 억누르기 위한 무시무시한 도구가 된다. 범죄예방적 관점에서도 사형제도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 보다 처벌 효과가 높지 못하다. 사형은 돌이킬 수 없고 죄 없는 사람에게 선고하는 경우도 있었다. 사형은 인간 생명의 존엄함을 훼손하는 위선적 행동이며 살인과 마찬가지다.

캐나다는 1급 살인죄의 경우 25년 동안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한다. 만일 이렇게 해도 범죄를 예방하지 못하면 어쩔 도리가 없는 일이다. 캐나다는 1976년 살인범과 대부분의 일반 범죄에 대한 사형을 폐지하고 1998년에는 모든 범죄에 대해 사형을 폐지했다. 캐나다의 살인범죄 발생률은 1976년 이후 급격히 감소했다.

유엔 총회의 움직임에 대해 아보 판사는 “사형제도가 남아 있는 일부 국가들이 제도를 완전히 폐지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두고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티븐 하퍼 정부는 캐나다의 경험에 비추어 사형폐지론자의 힘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용욱 기자

[키워드] 실질적 사형 폐지국가

법률적으로는 살인과 같은 일반범죄에 대해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 10년 동안 어느 누구도 처형되지 않아 실질적으로 사형이 폐지된 국가를 말한다. 알제리, 가봉, 가나, 케냐, 말리 등 20여개국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 범죄에 대해 사형제도를 그대로 두고 있는 국가는 한국, 미국, 일본, 중국, 쿠바, 이란, 쿠웨이트 등 60여개 국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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