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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스타 ‘브라이언 애덤스’ 29년 만의 내한··· “여전히 난 18세!”

윤수정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03-05 13:22

캐나다출신 록스타 ‘브라이언 애덤스’, 29년 만에 다시 내한

나이 듦과 오래됨은 때때로 낡고 쓰임을 다한 것처럼 취급된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그것이 ‘축적의 힘’이 될 수 있음을 기어코 증명한다. 지난 2일 29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캐나다 출신 록스타 브라이언 애덤스가 그랬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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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8시부터 서울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 무대에 선 애덤스는 다음의 문구로 공연 포문을 열었다. “한때 세상은 나쁜 음악으로 어둠에 물들었다. 없었기 때문이다. 록이”. 이를 증명하듯 약 2시간 동안 23곡을 쏟아내며 1500여명 관객을 ‘80·90년대 록의 절정기’로 데려갔다. 그의 무대 구성은 명백히 ‘옛날’을 지향했다. 화려한 음향효과와 레이저쇼를 즐겨 쓰는 요즘 공연 유행에 반항하듯 전자와 어쿠스틱 기타 2 대, 베이스기타, 드럼, 피아노의 단출하고 고전적인 밴드 구성만 무대에 올렸다. 곡에 어울리도록 편집해 틀어놓은 전광판 배경영상만이 이날 공연 연출의 전부였다. 연주 소리 역시 맥주와 함께 즐기는 선술집 라이브공연처럼 날 것에 가깝게 들려줬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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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쭉한 객석 반응은 이 추억여행이 성공적이었음을 반증했다. 이날 애덤스는 특히 “내 앨범이 16개나 되는 거 아냐”며 보따리 장수마냥 메가 히트곡을 줄줄이 꺼내놨다. 그에게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 1위를 처음 안긴 ‘헤븐(Heaven)’, 의적 로빈후드 OST ‘에브리싱 아이 두, 아이 두 잇 포유(Everything I do, I do it for you)’, ‘섬바디(Somebody)’, ‘올 포 러브(All for love)’, ‘런 투 유(Run to You)’ ‘서머 오브 식스티나인(Summer of 69)’ 등. 어느 하나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곡들 앞에 유독 남성 관객들이 비명에 가까운 영어 떼창을 쏟아냈다. 그 중 약 3분의 1은 외국인 비명이었다. 한국 뿐 아니라 영미권에서도 ‘그때 그 노래’로 통하는 애덤스 히트곡에 대한 향수를 품고 온 이들이었다. 객석에 보이지 않는 다국적 ‘아재(아저씨)’들의 연대가 생긴 것만 같았다.

애덤스와 밴드도 이런 연대를 귀신 같이 자극했다. 무대 배경 영상에서 전형적인 로커 차림으로 장발 가발을 상모처럼 빙빙 돌리던 밴드 멤버들이 공연 중에는 기타를 360도 돌리며 지글거리는 연주를 선사했다. 1950년대 후반 미국에서 유행한 ‘로커빌리(Rock-a-billy)’풍 기타 연주를 모조리 때려박은 ‘유 비롱 투 미(You belong to me)’를 부를 땐 “최고의 춤꾼을 찾겠다”고 외쳤다. 삽시간에 곳곳의 관객이 일어나 몸을 흔들어대며 공연장이 댄스클럽으로 변모했다. 공연 막바지 애덤스는 “다시 오는데 30년 가량이나 걸려 미안하다. 다음 번엔 짧을 거고, 한국어도 좀 배워오겠다”며 뜨거운 화답 챙기기도 잊지 않았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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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추억 여행을 듬직하게 이끈 선장은 여전히 탄탄한 애덤스의 목소리. 딱 기분 좋게 들릴 만큼만 목을 긁고 난잡한 기교 없이 음의 천장을 뚫는 탁성이 여전히 시원하고 건재하게 들렸다. 애덤스는 특히 ‘히어 아이 엠(Here I am)’ ‘스트레이트 프롬 더 하트(Straight From the Heart)’ 등 라이브가 더 어려운 잔잔한 곡들에서도 직접 어쿠스틱 기타 반주와 처량한 하모니카 소리를 얹어가며 흔들림 없이 소화해냈다.

덕분에 이날 공연장 모두의 마음은 애덤스가 1996년에 쓴 ‘18 틸 아이 다이(18 til I Die)’가 대변했다. 원래 가사는 ‘55세’지만 이날 공연에선 애덤스의 올해 나이 65세로 개사해 연주됐다. “죽는 날까지 난 18세로 살거야. 살아있단 건 끝내주는 기분이지. 언젠가 난 18세에서 65세가 되겠지만. 죽을 때까지 난 18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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