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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 코로나와 ON-TACT의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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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21-11-02 14:43

권순욱/ (사) 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비대면 시대가 도래했다. 기나긴 팬데믹 기간 동안 우리는 각자의
처소에서 미증유의 시간을 극복하기 위한 힘든 나날을 보냈다. 이제 단계적이긴 하지만 다시 함께
모임으로 공동체의 원형을 되찾을 수 있는 시간이 돌아오고 있다. 이 시간 동안 우리는 홀로 지내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다시 예전과 같이 모이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자녀들 또한 온라인 수업으로, 대면하지 않고 수업을 듣는 방식에 익숙해졌다.
일터에서도 재택근무나 온라인 업무를 경험해보니 효율적인 면이 많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다.
바야흐로 온택(ON-TACT) 시대의 개막과 무엇보다 비용 절감과 자율적인 시간 활용이라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물론 코로나 이전부터 비대면 수업으로 성공 가도를 걷고 있는 대학이 존재하고 있었다. 세상에
없던 대학, 미네르바스쿨(MINERVA SCHOOLS AT KGI)이다. 미국의 벤처 사업가였던 창립자 벤
넬슨은 실제 삶에 적용되지 않는 지식을 실생활에 적용되는 지식으로 활용할 줄 아는 인재들을
길러내기 위해 2014년 이 대학을 설립하게 된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벤치마크 캐피탈로부터
2,500만 달러의 투자를 받게 된다. 그리고 전 하버드대 사회과학대학장 스티븐 코슬린과 전
오바마정부의 과학정책자문위원인 비키 챈들러 등이 미네르바 대학의 설립을 도왔다고 한다.

미네르바스쿨은 캠퍼스, 강의실, 도서실이 없이 전 세계 7개국에 기숙사만 존재한다. 학생들은
4년간 7개국을 이동하며, 수업은 오로지 온라인 화상으로만 진행된다. 처음 1년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내고, 그 다음은 한국(서울), 인도(하이데라바드), 독일(베를린),
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 영국(런던), 대만(타이베이)에서 각각 4개월씩 지내게 된다. 그런
후에 다시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에서 마지막 한 달을 보내며 그동안 배운 것을 각자 프로젝트
형식으로 발표하고 졸업을 하게 된다.

미네르바대학의 또 다른 특징은 학생들을 석차에 따른 등급제로 평가하지 않고 오로지 토론과
수업을 통해서 성취도 평가를 진행하며, 전공은 예술, 자연과학, 계량과학, 사회과학, 경영학
등으로 구성이 되어있다고 한다. 지원은 전 세계 누구나 가능하고 다른 미국대학과 같이 SAT 또는
ACT 성적이 필요 없이 비교적 쉽게 지원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공인된 시험성적을 요구하지
않는 대신 이 대학에서 진행되는 세가지 테스트가 있다. 인지능력, 에세이, 면접으로 진행되며
응시생의 가능성을 살펴 선발하고 있다.

미네르바 스쿨은 실재적인 캠퍼스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새 학기의 시작을 위해 새로운 도시에
들어갈 때마다 도시가 학생들의 캠퍼스가 된다. 즉 도심 중심에 위치한 기숙사에서 지내고 주변의
식당과 도서관 등을 이용하면서 도시의 주민으로 살아가게 된다. 각 도시는 경제와 문화의
요충지일 뿐만 아니라 교통 ,인터넷 인프라, 정치적 안정성 등을 고려해 선정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전혀 다른 문화 속에서 다양한 시각을 통해 배움이 이루어지고 그러한 배움이 또 다른
문화 속에 적용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학습의 시너지효과를 얻게 된다. 단순히 다양한 것을
보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배경 속에서 서로 다른 시선을
통해 나눔과 배움의 기회를 확장해 나가는 훈련을 하게 된다. 이처럼 학교에서 배운 유용하고
실용적인 지식을 각기 다른 실제 환경에서 적용하게 하는 것은 Far Transfer의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으며 다른 전통의 대학들과 차별화된 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이 학교의 강점은 빈번한 산학협력의 기회들이다. 학생들의 실무경력개발을 위해 구글,
아마존, 우버, 애플, 카카오, SKT와 같은 기업체와의 네트워킹이나 프로젝트들을 통해 해당 기업의
실무진들과 접하는 기회들을 제공한다. 이러한 수업은 그 자체로 네트워크와 이력들을 쌓을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졸업 후에는 대학에서 배운 내용을 바로 직업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2014년부터 미네르바 스쿨에선 신입생을 모집했다. 미국, 유럽, 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
세계 각국의 학생들이 입학할 수 있으며, 78%가 미국 이외 지역 출신이다. 전 세계 수재들이
너나없이 지원하지만, 합격은 정말 힘든 대학이다. 한국 국적 학생은 전체 700명 중의 7명뿐이다.
미네르바의 학비는 아이비리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미네르바스쿨
홈페이지에 게시된 2020-2021년 수험료는 26,950달러고 기숙사비와 기타비용을 포함하면
31,950달러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가장 두드러지는 키워드는 바로 ‘온택트’와 ‘혁신’일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코드에 부합하는 미래형 교육기관으로서의 미네르바스쿨이 앞으로 어떤 인재들을 배출해 낼지
세계의 귀추가 주목된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카카오벤처스를 포함한 국내 벤처캐피털들이 이미
미네르바스쿨에 투자를 했다고 한다.

설립자 벤 넬슨은 교육기관 스스로 어디에 예산을 사용하고 있는지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미네르바는 기숙 시설을 제외한 학교 건물을 짓는데 예산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 대신
자원은 학생들의 성취를 돕기 위한 인프라를 지원하고 교육의 기회를 확장을 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아직도 우리가 구태의연한 입시제도와 성적에 따른 학생의 평가로 일희일비하는 사이,
미네르바대학은 변화를 넘어 새로운 미래의 교육좌표를 보여주고 있는 것만 같다.

이제 곧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다시 모이게 된 현실은 우리가 이전보다 더
건강하고, 균형 있는 공동체를 이루어 갈 기회이다. 온라인으로만 예배를 드리고, 혼자 믿음 생활을
이어가는 것만으로는 디아코니아와 코이노니아 공동체를 만들어 가기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방역수칙과 점진적인 위드코로나 플랜에 발맞추며 협력해야 할 것이다. 이전보다 더욱 건강한
공동체가 되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히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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