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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살 것인가 vs. 렌트를 살 것인가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1-10-15 00:00

특집 / 집을 살 것인가 vs. 렌트를 살 것인가 [대담]

"정신적 안정 위해 집을 산다"
"자기 능력 이상 무리하지 말아야"

집을 살 것인가 말 것인가. 이민 와서 이런 고민 한번 안 해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요즘은 금리가 계속 떨어지고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고 있어 집 사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하는 이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집을 사고 파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실제로 집을 샀거나 집을 사려고 하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눠봤다. <편집자주>


참석자들 : 김정수 TD은행 코퀴틀람 한인금융센터 부장
장홍순 부동산 중개인
안성훈 부동산 중개인
정명옥 씨 / 이민 2년 6개월 / 현재 주택 물색 중
최문숙 씨 / 이민 1년 1개월 / 올 봄 주택 구입
두용철 씨 / 이민 1년 / 최근 주택 구입

사회: 올 들어 계속 금리가 인하되고 모게지율도 낮아지고 있어 집을 사겠다는 사람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요즘 주택 시장 상황은 어떻습니까?

장홍순 : 올 초부터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이자율이 계속 낮아지고 있는데다가 앞으로 이자율이 더 내려가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 주택 구입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밴쿠버 부동산 경기가 앞으로 장기적으로는 전망이 좋다고 봅니다.

안성훈 :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 가져온 돈을 은행에 넣어두고 그 이자로 생활하시던 분들이 금리가 자꾸 떨어지니까 집을 사서 렌트비 나가는 것을 절약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바꾸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정수 : 요즘 대출 추이를 봐도 캐네디언 고객의 신규 대출보다는 한인들의 신규 대출이 지난 여름 이후 부쩍 늘어나고 있는 추셉니다. 특히 이민 온 지 얼마 안된 분들, 유학생 부모들 중에 집을 사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 원인 중에 하나는 작년 말부터 렌트 구하기가 부쩍 힘들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집 하나 구하려도 해도 예전과 달리 집 주인이 신용 체크 등 요구하는 사항이 많아졌어요. 집 구하는 것이 쉽지 않으니까 개중에는 이민 온지 한달 만에 집을 산 사람도 있습니다.

사회 : 오늘 참석한 분 중에는 집을 산 분도 있고 사실 계획인 분도 있는데 집을 사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최문숙 : 저희는 이민 온지 6개월 만에 집을 사기로 결정했어요. 렌트 사는 것보다 정신적인 안정감을 주기 때문에 집을 사는 것이 정착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마침 렌트비는 계속 오르고 모게지는 저렴한 상황이니까요. 결국 집 본지 두 달 만에 구입했습니다.

정명옥 : 저희는 시작한 비즈니스도 1년 반이 지나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었고 큰 아이가 8학년이 됐으니까 애들 교육에도 좋고 비즈니스하는 곳에서도 가까운 곳에서 집을 고르고 있습니다. 버나비 사우스와 모스크롭 지역을 보고 있는데 대부분 40년 된 오래된 집들이 많아요. 듀플렉스 구조는 마음에 들지 않아서 계속 보러 다니는 중입니다.

두용철 : 저는 인스펙션을 마치고 오늘 집 계약을 할 예정입니다. 이민 온 지 1년 됐는데 원래 처음 몇 년은 렌트를 살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서울에 있는 아파트도 처분했고 렌트비 내는 돈이면 모게지를 갚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6개월 전부터 고민했습니다. 집 사람이 집을 사야 안정감이 생긴다고 해서 결국 사기로 결정했습니다.

사회 : 집을 사는 것이 과연 렌트보다 낫다고 보십니까?

장 : 어차피 렌트 아니면 구입,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여건이 되고 구입해서 5년 이상 살 계획이라면 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렌트비는 계속 오릅니다. 내가 집 주인 입장이라도 목돈을 들여 집을 산 이상 계속 세입자에게 집세를 올려달라고 요구하게 될 겁니다. 또 한가지, 개인의 삶은 자기 자신이 콘트롤해야 하는데 세를 살게 되면 집 주인의 결정에 따라 집세도 올려줘야 하고, 집이 팔리면 이사 나가야 하는 일도 생깁니다. 집 주인이 내 생활 일부분에 대해 주도권을 갖게 되는 셈이죠. 모게지 문제는 빌린 이자만 갚는 것이 아니라 원금을 갚아 나간다는 것을 감안해야 합니다. 25년 상환이 끝나면 결국 내 집이 남지 않습니까? 또 중간에 집을 팔아서 처음 산 가격보다 비싸게 팔더라고 1채에 한해서는 양도 소득세가 없습니다.

김 : 여기는 한국과 달라서 집을 사둔다고 값이 크게 오르지는 않기 때문에 재테크 목적으로만 본다면 오히려 집값이 떨어져 손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또 집은 사고 나면 감가상각이 되니까 그 점도 감안해야 겠지요.

최 : 한국과 다른 점 중 또 한가지는 가격 문제인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어떤 동네, 몇 평짜리 아파트 하면 대충 거래 가격이 나오는데 여기는 그런 게 없으니까 한국보다 집 사는데 어려움이 많아요. 또 언어 문제 등 여러 이유 때문에 정보를 얻기도 힘들고요.

정 : 시 정부에서 발표한 공시 가격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장 : 시에서 정한 공시 가격은 재산세 산출 때문에 필요한데 실제 사고 팔리는 시세와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다만 참고자료가 될 수는 있죠. 집 값을 파악하려면 그 지역에서 내가 사려는 집과 가장 비슷한 집이 최근 3개월 안에 얼마나 팔렸는지를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진행 :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어떤 건가요?

장 : 과연 집을 사는 것이 좋으냐, 산다면 언제 사는 것이 좋으냐, 지역은 어디가 좋냐, 비즈니스와 주택 구입 중 어느 것을 먼저 하는 것이 좋으냐 이런 질문들을 많이 하시죠.

김 : 저는 고객들에게 새 집과 기존에 있는 집 중에서 어느 것을 사야 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어떻습니까?

안 : 새 집보다는 지은 지 1,2년 된 집을 사는 편이 절약이 많이 됩니다. 새 집을 사면 집 값 외에 GST(35만 달러 미만은 집값의 4.48%)를 내야 하고 거기에 조경, 커튼이나 블라인드 설치, 추가 가전제품 구입 등 보이지 않는데 돈이 많이 듭니다.

장 : 또 새 집은 대부분 건축업자가 팝니다. 건축업자들은 어느 정도 자금 여유가 있기 때문에 구태여 가격을 내려서 팔려고 하지 않죠. 하지만 집 주인이 직접 내 놓은 집은 내놓아야 할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만큼 값을 깎을 수 있는 가능성도 많습니다.

정 : 집을 보러 다니다 보니까 지은 지 3년 미만된 집은 참 드물더군요. 혹시 내년 봄이 되면 매물이 많아질 가능성이 있나요?

장: 계절적으로 보면 봄에 가장 집 거래가 활발합니다. 대신 파는 사람도 많지만 사려는 사람들도 그만큼 많다는 것을 감안해야 합니다.

두 : 주택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고 보십니까?

장 : 여러 가지 변수가 작용하겠지만 향후 5,6년 간은 가격이 올라갈 전망입니다.

안 : 예전에는 나온 가격보다 대부분 더 싸게 샀는데 요즘은 그렇지가 않아요. 어떤 경우에는 사는 사람이 더 보급해지도 합니다. 되는 방향으로 해 달라고 오퍼를 내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전보다 가격을 깎을 수 없다는 것이 결국 집값이 올랐다는 얘기입니다.

최 : 정말 그렇더라구요. 예전에는 보통 내놓은 가격의 10-15%는 깎았다고 하는데 요즘은 몇 천 불만 깎아도 만족한다고 하더군요.

두 : 집을 사면 아래층을 세 놓을 생각을 하게 되는데 세를 놓는 것이 법적으로 허가가 난 경우가 불법인 경우가 있다고 들었는데 그 규정은 어떻습니까?

장 : 시마다 다 규정이 다릅니다만 법적으로 보면 세를 놓는 것은 불법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경우가 워낙 많고 어차피 인구는 느는데 살 공간은 부족하니까 시측에서 이제는 좀 더 현실적인 방향으로, 렌트를 주는 대신 재산세를 더 내라고 하고 있습니다. 코퀴틀람 시의 경우는 시청에 신고하면 재산세와 상수도 요금을 더 내면 됩니다. 갑자기 단속해서 주택에 살고 있는 세입자들을 다 나가게 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희박하다고 봅니다.

진행 : 집 사는 문제를 얘기하자면 모게지 얘기를 빠뜨릴 수 없습니다. 사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데 결국 모게지를 내는 것이 낫냐 렌트 내는 것이 낫냐 하는 문제인 것 같은데요?

김 : 대출은 가능하면 안 받는 게 좋고 받았다면 빨리 갚는 것이 좋습니다.대출할 때는 내가 과연 대출을 왜 받느냐를 한번 짚어봐야 합니다. 자금이 부족해서라면 당연히 대출을 받아야 하겠지만 돈이 있는데도 크레딧을 쌓기 위해 대출을 받겠다는 분들이 더러 있습니다. 근데 신용은 왜 쌓습니까? 나중에 돈을 빌리기 위해 쌓지요. 굳이 돈을 빌릴 필요가 없는 분이라면 신용을 쌓으려고 일부터 돈을 빌려 그 이자를 갚을 필요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20만 불을 대출 받았다고 합시다. 예금 이자는 약 2%, 대출 이자는 5%로, 3%차이가 납니다. 20만 불의 3%면 6천 불, 결국 은행에 6천 불을 주는 셈이 됩니다. 집을 살 때는 있는 돈을 합해서 사고 나중에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 대출을 받으면 이를 비즈니스 경비로 떨굴 수 있는 이점도 있다는 점을 활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진행 : 집을 사는 분들에게 조언을 해 주신다면?

장 : 더러 자기 여건보다 무리해서 집을 사는 분들이 있는데 너무 빠듯하게 예산을 운용하다 보니까 나중에 돈이 모자라서 꾸는 분들도 있습니다. 집을 사실 때 집 값만을 생각하는데 집 값 외에 드는 비용을 생각해야 합니다. 5년 이상 집을 소유할 계획이라면 지금 집을 사는 것이 결코 손해는 아닐 것입니다. 그렇지만 절대 무리해서는 안됩니다. 집을 사는 것은 굉장히 큰 결심입니다. 그런 만큼 자기가 감당할 만큼에서 그쳐야지 절대 무리해서는 안 됩니다.

두 : 그게 정말 그렇더군요. 처음엔 30만 불 정도 주택을 찾았는데 몇 만 불 더 내면 더 좋은 집을 사게 되더라구요. 저도 결국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더 비싼 집을 사게 됐습니다.

진행 : 집 값 외에 드는 비용은 어떤 것이 있나요?

안 : 취득세 (20만 달러 미만은 집값의 1%), 새집이면 GST, 집 보험, 변호사비, 인스펙션 비용 등 구입하는 집값의 약 1.5-2% 정도가 듭니다.

김 : 자금 계획을 세울 때는 앞으로 갚을 것을 감안해서 너무 빠듯하게 세우지 말아야 합니다. 한국 사람들은 집에 대한 애착이 강하기 때문에 집 모게지 연체가 많지는 않지만, 자기 소득에 무리가 되는 대출을 받으면 힘듭니다. 캐나다는 집을 살 때 소득이 제일 중요하니까 자기 소득을 생각해서 자금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또 대출을 받을 경우에는 모든 은행을 다 찾아 다니면서 자기 상황에 맞는 대출 상품을 고르시는 것이 좋습니다.

안 : 이민 온 지 얼마 안 된 분들은 캐나다 달러 1만 달러하면 한국 돈으로 8백만원이니까 얼마 안 된다고 생각하시지만 사실 여기에서 1만 달러 벌기가 얼마나 힘듭니까? 두 나라 돈의 가치가 차이가 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진행 : 오늘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행·정리 / 조은상 기자·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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