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민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한 그릇 숲
받쳐들고
빗물 젖은 빵
입에 넣으며
하늘을 본다
갈 곳도
오라는 곳도
반겨주는 이조차
없는데
따스한 종이 컵 속 숲
빗물이 더 들기 전
호호 불며
한 모금 한 모금
떠 넣는다
웅덩이 빗물
마시기위해
하늘 쳐다보는 비둘기처럼
숲과 젖은 빵
먹으며 하늘을 본다
점심은 어디 가서
먹을까
날개 젖은 비둘기가
쓰레기통 빵 부스러기 쪼듯
도시 집시도
젖은 빵과 숲을 먹는다
차가운 콘크리트 도로 위
잠든 침낭 속 집시
배 훌러덩 까고
마약주사 놓는 집시처럼
세상은 똑같은
비를 맞고
다른 모습으로
하늘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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