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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햇살 좋은 날에 2024.02.26 (월)
전재민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볕이 좋아 지팡이 짚고공원에 갔네전깃줄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새들처럼공원 벤치에 얼기 설기울긋불긋 빨래 줄에 널어 놓은 빨래처럼나이든 사람들이 햇살을 즐기고 있다몸이 힘들고 고달파도마음이 행복하면무릎 통증 어지러움이야이기고도 남을...
[기고] 아이오나 비치에서 2023.11.01 (수)
전재민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풀잎처럼 살다 간 삶도 있고파도치는 외딴 바위에서홀로 외로이 살다가는 독수리처럼홀로인 삶도 있다 파도가 주름진 얼굴로바닷가에 도착하면먹으려는 새와살려고 온 힘을 다하는 물고기처럼불빛이 새어 나오는 밴쿠버 공항엔밤조차 잊고 일하는 사람들이...
[기고] 짬뽕 2023.07.31 (월)
전재민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짬뽕이 먹고 싶었는지짜장이 먹고 싶었는지확실하지 않았지만소풍 가기 전날 설렘처럼, 만남이 설레었다메뉴판을 보며 훅 올라 오는 부담짬뽕 짜장 하나 먹는데, 웬 부담 하면서도제천 역전 귀퉁이, 아이스 바로 만든 발 출입문 중국집엄마 손잡고 들어가 짜장...
[기고] 어느 가을 날에 2022.11.01 (화)
전재민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하루를 사는 삶저마다 같은 듯 달라깊은 산속에서도바닷가 외딴 섬마을에서도북적대는 도시에서도같은 시간 다른 하루홍시 같은 낙엽이 나무 끝에 매달려 가을을 재촉한다같은 색같은 모양 낙엽처럼비슷하게 살아도 다른사람들 하루가 간다하늘에 걸린 해가어제...
[기고] 밴쿠버 망향가 2022.08.29 (월)
전재민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그리운 이 있어 고개 들어 바라 보니 하늘엔 뭉개 구름만날고 싶어 종이 비행기 접어 날리던 어린 날처럼서쪽 하늘 바라 보니 떠오르는 얼굴바람 부는 밴쿠버 공항 활주로엔 그리움만 깃발처럼 나부끼고말 못하고 떠나 버린 날처럼 지도 속엔 조국만 봐도 목...
[기고] 흔들리는 것들 2021.06.14 (월)
전재민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소주도막걸리도흔들어 먹어야 한다지만흔들리면 안돼는 사진처럼흔들리면 안돼는 기둥처럼나무 아래서눈을 감고바람이 하는 말나뭇잎이 귓속말로 전한다절 처마끝 풍경이바람이 하는 말 전하듯이풀잎이 바람에 눕는다나무는...
[기고] 눈사람처럼 2021.02.01 (월)
전재민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어느 날 갑자기 나풀나풀날아와 나비처럼 앉았다 시루떡처럼 굴리고 굴려너의 모습 같은 눈사람 만들었어 한 낮이 되어흔적 없이 떠난 너의 모습에빗물같이처마끝을 타고 흐르는눈물 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처럼눈...
[기고] 빗물 젖은 빵 2020.12.14 (월)
전재민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한 그릇 숲받쳐들고빗물 젖은 빵입에 넣으며하늘을 본다 갈 곳도오라는 곳도반겨주는 이조차없는데따스한 종이 컵 속 숲빗물이 더 들기 전호호 불며한 모금 한 모금떠 넣는다 웅덩이 빗물마시기위해하늘 쳐다보는...
[기고] 개스타운 2020.08.17 (월)
전재민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도시 사람들이 흘린 빵 부스러기먹고 사는 비둘기 같은 사람들 사계절 갑옷같은 옷을 입고날개 꺾인 새처럼좁은 건물 처마 밑에 얼굴까지 뒤집어 쓰고 누워시계탑 시계바늘처럼강가에 낚시하는 사람처럼강물에 흘러가는 물고기처럼스카이 트레인이라...
[기고] 봄 날의 약속 2020.02.18 (화)
전재민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잿빛 하늘이 슬픈 날이면 너와 지붕 눈어깨도 들썩이지 않고 조용히 흐느껴 운다   처마 끝 눈물이돌아 누운 베갯잇에 얼룩 남기듯콘크리트 바닥에 아픔을 꾸겨 넣는다   밟아야 모진 겨울 나고봄 날 싹 틔우는 보리처럼 아픔은 짓이겨진만들기...
[기고] 사랑 방정식 2018.11.16 (금)
전재민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활활 타오르던 아궁이 불길처럼 사랑이 타오르던 청춘에도 그림 속 불길처럼 차갑게 느껴지는 사랑이 식어버린 중년에도 그리움조차 메마른 모래사막처럼 말라 버린 날에도 새싹이 움트는 봄처럼 웃음꽃 피우는...
[기고] 고사목 2018.02.13 (화)
전재민 / 캐나다 한국문협
마음 닿는 곳에 하늘이 있고 그 하늘 닿는 곳에 하늘과 땅 연결이라도 하듯이 소복 입은 무녀처럼 하늘 보고선 너 이 세상에 올 때도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왔듯이 죽어서도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순백으로 서서  뒤돌아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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