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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5-10-17 12:32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기고/수필
온타리오 북쪽의 알공퀸이라는 지역은 가을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비씨주의 북쪽지방도 이미 가을 단풍으로 아름답게 수놓아져 가고 있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활발하게 광합성을 하던 잎들이 활동을 멈추게 된다. 잎이 활동을 멈추면 평소 잎의 푸른색에 가려서 보이지 않던 색깔들이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데 이것을 우리는 단풍이라고 부른다.
 
인생도 젊음의 시기에는 활발한 움직임을 통하여 자기를 표현하는 일에 힘을 기울이게 마련이다. 평생을 함께할 사람을 처음 만나 사랑에 빠지면 내 안에 있는 감정을 표현하는 일에 마음을 들이게 마련이다. 그러나 나를 표현하는 일에서 기쁨을 찾던 시기가 지나면 진정 가치 있는 것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것은 모든 연인 안에 심기어진 상대방에 대한 본성이다.
 
내 안에 있는 상대방에 대한 마음을 아름다운 색깔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활동을 멈추는 일이 필요하다. 나를 표현하기 보다 상대방의 관심이 나의 말과 일상과 일상의 삶을 통해 한 폭의 수채화처럼 그려지는 이 시기야말로 진정 행복한 인생이다. 왜냐하면, 그때 부터 나는 나만으로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연인과 함께함이란 상대방안에서만 존재하는 또 다른 의미가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 안에 있는 나를 발견하는 여행에 나 스스로가 초대받아 서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평생의 순례자로 이 여행길을 걷는 연인들이다.
기억하자! 내가 활동을 멈추어야 내 안에 있는 상대방의 온전한 성품이 빛을 발할 수 있다. 내가 주인 되어 앞서 가면 사계절 내내 푸른색 밖에는 표현할 수 없다. 그러나 상대방이 함께 내 인생을 주도하게 되면 형형색색 아름다운 가을 빛깔로 내 인생이 그러질 것이다.
 
성숙의 계절에 내 속에 있는 그대가 그려가는 인생을 목격하는 축복이 우리 모두에게 있기를 소원해 본다.
오늘 하루가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순간인지 비록 사는 지금은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먼 훗날, 되돌아 보면 분명 아름답고 소중한 날이었다 생각할 것이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오늘, 후회의 마음을 남기지 않으려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우리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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