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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할 때도 상대 자존감 지켜줘야 진정한 勝者

김경은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1-06 14:20

대한민국에서 품위있게 사는 법

[한국] ‘남이 나를 어떻게 대하는가? 나는 남을 어떻게 대하는가? 나는 나에게 어떻게 대하는가? 이 세 가지 물음은 모두 존엄성이라는 개념으로 흘러 모인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을 비롯해 사회 저명인사, 교수들의 성추행 혐의와 막말 논란으로 우리 사회가 얼룩진 가운데 독일 철학자 페터 비에리가 쓴‘삶의 격’(은행나무)이 국내 출간된 지 두 달 만에 8000부를 찍었다.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까다로운 철학 에세이가 호응을 얻는 이유는 뭘까. 출판평론가 표정훈 한양대 교수는 “최근 사회를 휩쓴 여러 사건은 단지 ‘갑()질’이 아니라 나와 남의 존엄을 훼손한, 엄연한 폭력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우린 성공을 지향했어요. 윗사람에게 폭언 듣고 성희롱당해도 ‘사회생활 하다 보면 그럴 수 있지’하고 참았죠. 지금은 개인이 열심히 노력해 돈 벌고 지위 얻는 게 구조적으로 어려워졌어요. 그러자 바깥으로 향해 있던 시선을 내부로 돌려 자기 삶의 행복을 추구하기 시작했죠. 내 행복이 소중하니까 내 삶의 존엄을 깨트리는 걸 용납할 수 없고, 남이 겪는 피해에도 더 공감하고 분노하는 겁니다.”

격 있게 분노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다. 회계사 김정환(39)씨는 “갑질이 만연한 사회도 문제지만 을()의 개인도 무슨 일만 터지면 득달같이 달려들어서 어느 한 쪽을 만신창이로 만든 뒤에야 비로소 수그러드는 데 지쳐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비난에 동참할까, 모른척 외면할까 고민 끝에 얻은 답은 ‘나 하나라도 기준을 찾고 격()을 세우자’였어요. 문제는 어떻게 해야 품격있게 사는건지 모른다는 데 있죠.”

멋있게 품위있게’의 저자인 김봉국 행복한기업연구소 대표는 “품위의 기본은 모든 이에겐 그 사람 나름의 존엄성이 있다는 걸 인정하고 배려해주는 것”이라며 “가장 바른길은 상대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는것”이라고 했다. “삶의 격을 좌우하는 열쇠는 어떻게 말하고 듣느냐에 달렸죠. 나이 들수록 욱하는 성질은 버리고 귀에 거슬리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인내심을 키워야 합니다.”

페터 비에리가 내놓은 삶의 격을 높이는 방법도 거창하지 않다. 이를테면 3년 사귄 애인에게 이별 통보를 받았다고 울고불고하지 말 것. 마음이 아프더라도 한발짝 떨어져 상대가 자신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였는지, 둘 사이의 관계를 위해 상대가 무슨 노력을 했는지, 상대가 자기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되어줬던 사실에대해 감사하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 슬픔을 품위있게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회사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한 후 욕먹은 직원은 자신의 한계를 재빨리 인정하는 게 급선무다.

대화전문가 이정숙 에듀테이너그룹대표는 부하를 격 있게 다루는 법에 대해 조언했다. “부하에게 격하게 화가 날 땐 일단 다른 룸(공간)으로 옮기라”는 것. “‘땅콩 회항’을 예로 든다면 먼저 ‘마카다미아를 봉지째 주는 게 맞아? 이게 최선일까?’ 질문을 던지고, ‘내 생각엔 다른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유도해서 부하 입으로 변명 아닌 설명을 할 수 있게 이끌어야 해요.” 납득할 수 없는 명령을 받은 부하도 격있게 대응할 수 있다. “상사가 판단할 수 있게 설명해준 다음 책임도 그가 질 수 있게 되물으세요. ‘이미 활주로를 떠났습니다, 돌려도 괜찮을까요?’ 이렇게.”

이 대표는 “대화하려면 상대 특성부터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서울시향 막말 논란의 경우, 예술을 하는 사람은 밤낮 바꿔 사는 게 정상이고 기업은 새벽부터 스케줄대로 사는 게 중요한데, 아침형 기업정신을 저녁형 예술단체에 들이미니 끝내 막말을 뱉어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품격은 말로 ‘나 우아해’하지 않아도‘저 사람은 격조 있어’라는 인상을 주는 겁니다. 상대 말을 끝까지 듣고 나와 다른 의견을 존중해주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노력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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