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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참사 막은 58세 국회 경위, 캐나다의 英雄으로

윤형준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10-23 11:55

“의원들과 그 보좌진은 케빈 비커스에게 안전과 생명을 빚졌다”(크레이그 스콧 캐나다 신민주당 의원) “비커스에게 감사하다. 그는 진정한 영웅이다”(피터 맥케이 캐나다 연방정부 법무장관)

캐나다 수도 오타와 국회의사당이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 공격을 받은 22일, 베테랑 기마경찰 출신의 케빈 비커스(58) 의회 경위가 의사당 핵심부까지 진입한 테러범을 사살한 것으로 밝혀졌다.

CBC뉴스, 글로브 앤 메일 등 캐나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사건 당시 의사당 안의 한 회의실에서는 스티브 하퍼 총리와 일부 장관, 여당 의원 등 30여명이 회의를 하고 있었다. 범인인 마이클 제하프-비보(32)는 이 회의실 문밖까지 접근했다. 비커스 경위는 다급한 이 순간, 총격전 끝에 회의실 바로 바깥에 있던 총기난사범을 사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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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캐나다를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 옆에서 방명록 서명을 안내하고 있는 케빈 비커스(맨 왼쪽) 국회 경위. 뒤에는 스티브 하퍼 캐나다 총리. /AP 뉴시스 >

비커스의 침착한 대응이 아니었다면 하퍼 총리를 비롯한 캐다나 정부와 의회의 수뇌부 다수가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발행할 수도 있었다. 이같은 사실은 당시 회의에 참가했던 의원들에 의해 알려졌다. 캐나다 정부는 아직 이 사실을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 

이슬람으로 개종한 퀘벡 출신 총기난사범 제하프-비보는 이날 오전 9시52분 쯤 국회의사당과 전쟁기념관 등 공공건물이 모여있는 ‘팔리아먼트 힐(Parliament Hill)’로 진입했다. 그는 최단거리로 의사당 건물을 향해 가다 전쟁기념관 앞에서 경비를 서고 있던 왕립기마경찰대원 네이선 시리요(24)를 사실했다.

사무실에서 총성을 들은 비커스 경위는 권총을 들고 그가 평소 맡고 있는 중앙 복도 쪽으로 나갔다. 이어 중앙 복도로 진입한 범인과 총격전을 벌였고, 그를 사살했다. 범인은 비커스 경위를 향해 수십발의 총격을 가했지만 그는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이 시작되자 회의실 안의 의원들은 의자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토니 클레망 캐나다 재무장관은 로이터에 “총리가 연설을 하고 있던 중 큰 소리와 함께 요란한 총소리가 이어졌고 우리는 황급히 흩어졌다”며 “총격전은 우리 회의장 출입문 바로 앞에서 있었던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비커스는 왕립기마경찰대(RCMP)에서 29년간 복무한 뒤 지난 2005년 의회의 보안 책임자로 임명됐다. 이듬해엔 의회 고위직을 보호하는 자리에 올랐다. 비커스의 친동생인 존은 CBC에 “형은 항상 자신의 임무와 국가에 헌신해 왔다”고 말했다. 그의 사촌인 키스 역시 “케빈은 그답게 행동했다”고 했다.

윤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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