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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파, 유학파… 조지아주 뿐만이랴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3-12-27 10:32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에 기아자동차공장이 2010년 완공됐다. 이 공장에서는 기아 옵티마, 소렌토, 현대 샌타페 등의 자동차가 생산된다.  기아자동차의 입성과 함께 이 일대에 한인들의 인구가 늘어났다.  그중에서도 애틀란타 북쪽에 있는 존스크릭시로 한인들이 몰려들었다.  백인거주지역, 학군이 좋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존스크릭 가구당 평균소득이 연간 12만 8천달러로서  소득수준도 높은 부유층 거주지이다.   한국으로부터 온 상사 지사 가족,  외교관가족들이 유입되면서 조용하던 이 도시가 변화를 겪고있다.

2010년 센서스에 따르면 도시 전체인구의  7%인  5천여명이 한인들이고,  최근에는 만명을 넘어 10%에 육박한다는  것이 현지 부동산전문가들의 말이다.  지사주재원들, 총영사관 직원, 외교관들은 십중팔구 이 존스크릭에 자리를 잡고 있고,  렌트비는 치솟고 있다.   현지의 명문고등학교 학생의 30%가 한인학생들이다.  문제는 이들이 한국에서 가져온 망국적인 교육풍토이다.    

아파트 평수와 자동차, 입고 있는 옷, 악세사리로 사람을 평가하는 잘못된 신종 가치관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교육현장에서의  왕따, 차별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인성과 법치교육을 중시하는 미국교육을 무시하고,  오직 성적향상과 명문대 입학을 위한 과외교습 풍토를 도입해 현지인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학교 봉사활동과 프로그램 참여, 기부활동에 인색한 한국인 부모와 학생들의 증가에 대해 학교측도 달갑지 않은 반응이다.  현지보도이다.

현지에 정착해 살고있는 이민한인들과 유학한인 부모사이에도 갈등이 불거지면서, 한인학생들은 현지파, 유학파로 나뉘어 어울리지 못한다.  한국에서 온 학생들의 서열문화, 한국식 존칭 언어 문화, 음주흡연 풍조가 현지 학생들과 부딪치는 이슈들이다.  그런데 애틀란타 존스크릭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같은 갈등이  여기뿐인가?

로스엔젤레스 북쪽의  학군좋은 백인거주지  라캐나다, 라크라센터에도 이미 20여년전부터 이민한인들뿐만 아니라 지상사 주재원, 유학생들이 집중 유입되면서  똑같은 문제들이  발생했었다.  한국의 경제사정이 좋아지고 미국으로 자녀교육을 보내는 한국인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학군이 좋은 백인중산층 거주지역으로는 어김없이 한인들이 몰렸다.  한국인들이 늘어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조용한 미국동네에 느닷없이   한국식 과외경쟁과  과시문화가  펼쳐지는 것이 문제이다.  

지난 2000년부터 2010년 사이 미국내 한인인구 증가율은 32%이다. 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한인이 밀집한 도시들은 남가주에서 어바인 (19,473명), 풀러튼(12,779명), 샌디에고(12,929명), 토렌스(12,779명),  글렌데일(10,650명),  부에나파크(8,001명),  세리토스(7,451명) 등의 순이다.  북가주의 샌프란시스코에는  11,558명, 샌호세  12,929명의 한인인구가 집계됐다.  이들 한인집결 지역에서의  한인업소들의 활성화와 지역 부동산 매매의 활기등은 긍정적인 요소이다.  그러나 이들 여러 한인사회에서 그동안  속으로 곪고 있는 문제들이  밖으로 드러나고 있다.

학교내에서는 한인학부모회를 따로 만들어 기존의 다민족으로 구성된 학부모회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다민족으로 구성된 기존의 학부모회가  함께 모여 단일사업을 추진하려고 해도 한인학부모회는  응하지 않는다.  기부금도 한인들끼리 별도로 조성해 학교측에 전달한다.

학생들은 유학생파, 현지파로 나뉘어 서로 다른 학생회로 모인다.  특히 미국내 각 대학에서는 한국어를 주로 사용하고 한국식 위계질서 문화를 강조하는 유학생 한인학생회와,  영어를 사용하고 미국문화에 익은  현지출신 한인학생회가 따로 구성돼  교류를 하지 않는다.  서로 무시한다.   

뉴욕의 한인언론 보도에  따르면  좋은 학군으로  평가되는 베이사이드, 롱아일랜드, 뉴저지 리지우드, 올드태판 등의 지역에서 한인들의 과도한 교육열이 지역사회 괴리감의 원인이다.  한국식 교실문화가 수입되면서 동포학부모들과 유학파 학부모들로 편이 갈려 반목하는 사례들도 발생하고 있다.  동포학부모들은 자녀들이 한국에서 온  교실문화(과열과외, 왕따, 서열, 물질과시, 폭력, 음주흡연 문화등)에 물드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남가주에서도 어바인, 풀러튼 등 학군좋은 부유층 거주지역으로 최근 몇년간 한국 중,상류층의 유학파 혹은 기러기 가족들이 대거 몰리면서  새로운 풍토를 조성했다.  대낮부터 밀리는 골프장의 한인들,  커피샵, 카페에 모여 한나절을 지내는 유한마담(?) 모임들, 그들이 걸치고 다니는 각종 명품들.  뜻있는 동포사회 토박이들은 이들 날라온 돌들이  박힌 돌들을 튕겨낼 까 우려한다.

재외동포재단은 최근 한국에 진출한  2세대  한인들을 모아 모국과 이곳 동포사회의 상생발전 역할을  할 네트워크를 추진키로 했다.  동포재단은 지난 16년 동안 355명의 한국초청 장학생들을 선발한 바 있다.  이같은 프로그램이 미주에서  필요하다.  미국내에서 같은 한인들끼리 한국기러기족(방문거주 한인) ,  미국조선족(현지거주 동포) 등으로  서로 폄하해서 부른다.  

2010년 센서스는 미주한인을 142만명으로 집계했다. 10년사이에 34만7천여명이 늘었다.  센서스에 보고를 하지 않은 한인들까지 합치면 수치는 훨씬 늘어날 것이다.  늦기전에  이들 한인들이 서로 융화 발전할 매개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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