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한인이면 무조건 한인후보를 찍나?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3-05-24 10:46

로스엔젤레스카운티의  한인밀집지역의 세리토스시.  학군과 주거환경이 좋아 한인들에게 인기지역이고,   중국계와 인도계가 몰려들면서  백인계는 소수인종으로 전락한지 오래이다.

이 세리토스시는  오전3시부터  5시까지 두시간 동안  거리에 주차를 할 수 없다.  자기 집앞길이라도  이 시간동안에는 주차를 할 수 없고 반드시 차고나 집 드라이브웨이로 차를 올려 놓아야 한다. 

한 집에 차가 4대 이상이어서 차고와  드라이브 웨이에  차를 모두 주차할 수가 없을 경우  시청에  가서  거리 주차 퍼밋을 받아야 집앞 거리에 주차가 가능하다.  밤사이에  집앞에 차를 세워두고 깜박 잊고  잠이 들었다가 다음날 아침 ‘아차’하고  뛰어나가보면  그 차에는 여지없이  벌금 25달러짜리 티깃이 꽂혀 있다. 

내 집앞에 내차도 마음대로 못세우다니… 식식거려도 소용없다. 야간에 외부인 차량이나 범죄차량의 주차를 막기 위한 시조례이기 때문에 이 법을 바꾸기 전에는  집앞 주차에 항상 신경을 써야 한다.

이 시는 또 일주일에 한번  거리 청소때에 집 앞에 청소차가 지나가는 일정시간 동안은  차를 세워두면  안된다.  무심코 집앞에 차를 세워놓았다가 거리청소차 시간에 걸려 여러번 벌금 티킷을 받은 한 세리토스 한인은  “내 집 앞은 내가 청소하는데 왜 청소차가 오가면서 내 차에 티깃을 주는가?  차 세워놨으면  청소차가 비켜가면 돼잖아!”  

그러나 이 한인주민의 분통도 그걸로 끝이다.  시에 가서 따졌지만  소귀에 경읽기이다.  이 세리토스에서는 한인시의원도 몇 차례 나왔고 한인교육위원도 있다.  이 문제들을 가지고  몇몇 한인들이 이 한인정치인들에게 시정을 요구해 보겠다고 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한인시의원이라고 해서 한인들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다.   

세리토스시의 전체 유권자수는 약 3만2천명, 이중 한인유권자수는 천명 정도이다.  보통 투표율은 10% 정도 밖에 안되니 한인후보들은  한인유권자들의 몰표만 받으면 당선권에 든다.  한인정치인 후보들중에는 자질이 갖추어지지 않은채  한인유권자만  보고 무작정 나오는 사람들도  있다.  이곳저곳  많은 한인  신문사, 방송사  찾아 다니며 인터뷰해서 얼굴 알리고, 그 얼굴로 선거자금을 모아  밑져야 본전 식으로 출마해  ‘되면 행운, 안되면 말고’로 끝나는 후보들도 많다.

이 번주  로스엔젤레스  시의원선거에도 한인후보가 나와  한동안 당선되는 것처럼 바람몰이를 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낙선이다.  코리아타운을 포함하는  13지구 시의원 후보로 출마한 존 최는 선거기간중 1차 모금이  11만달러를 넘어서며,  상대편  미치 오패럴후보의  6만8천달러를 크게 앞서갔다. 한인들이 모아준 후원금이 대부분이다.  한인신문 방송들은  존최 후보의 낙승을 기대하며  로스엔젤레스 최초의  한인시의원  탄생을 점쳤다.

그러나 한인후보보다 선거자금도 훨씬 열세였던  미치  오페럴 후보가  53.1 %의  득표로 여유있게  당선했다.   사실 존 최 후보의 당선가능성은 처음부터 희박했지만  한인언론들의 요란한 플레이로  한인 유권자들이  잠시 눈이 멀었을(?) 뿐이다.  

LA 타임즈는 진작에  존 최 상대후보인  미치 오페럴에 대해 지지선언을 했다.  LA타임즈 는 존최가  선거  1년을 앞두고  선거지인  13지구로 이사를 온 ‘굴러온 돌’이라며  지역구에 기반이 없이 노조의 돈으로 결선에 오른 후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LA유력지인  LA데일리,  LA 위클리 등은 존 최가 LA카운티 노조연맹과 수도전력국이 지원한 돈으로  시의원자리를 사려한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최후보는 후보토론회에서 지역구의 이슈를 제대로 파악 못하고 답변을 못하는 장면도 연출했었다.  반면에 상대후보 오패럴은  19년 이상 이 지역에 살며 주민들과  속속들이 소통을  해왔었다.

이제까지의 여러  선거에서  실패한  한인정치인 후보들의 공통점은 한인몰표와  한인 지원금에 전적으로 의지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선거에 승리했던   한인정치인들은 한인사회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채 , 지역구 주민이나 주류사회 유권자들의 지원을 받으며 일어섰다는 점이다.  

워싱턴 주 폴김 주상원의원,  오레곤주 임용근 주하원의원등은 당선될 때까지 한인사회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들이다. 특히 한인최초의 연방하원의원을 연임했던  김창준의원은  한인기피증이 심했고,  의원시절 초기에는 한인기자들이 찾아오는 것조차  꺼려했던 일들로 유명하다.

능력이나 자질 검증은  뒤로한 채 한인후보면 무조건  찍으려는 한인 유권자들의 순진함,  그리고 지역구나 주민들은 뒤로 한채  한인사회에 와서 기웃거리는  한인후보들의  우물안 개구리식 선거패턴은  이번에도 꽹과리 소리만 요란한 기억으로 남았다.
LA 통신  2013 5 25 김인종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