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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무제한 찍겠다는 아베… 日 재계조차 비판

차학봉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11-20 16:36

"200조엔 토목공사 위해 국채 마구 발행땐 국가 부도"
국내외 언론 '아베노믹스' 공격… 민주 "독재 정권도 안 할 정책"

일본 총선을 앞두고 아베노믹스(abenomics·아베의 경제정책)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에 취약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총재가 연일 경기 부양 정책을 공약하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엔(円)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집권 민주당은 물론 경제단체까지 아베 경제정책이 낳을 부작용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현실성 논란이 일고 있다. 그간 치솟았던 주가도 20일 '소폭 조정' 받았다.

아베 경제정책의 핵심은 디플레이션(물가의 지속적인 하락)과 엔고(円高) 탈출을 위해 윤전기를 돌려 화폐를 무제한 찍어내는 등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것이다. 아베는 현재 1%인 일본은행의 소비자물가(인플레이션) 인상 목표치를 2~3%로 높이고, 이를 위해 10년간 200조엔의 토목공사, 마이너스 금리, 일본은행의 건설 국채 무제한 매입 등의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엔화 약세를 유도하기 위해 관민펀드를 만들어 달러를 구입하겠다고 했다. 또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총재에 자신의 정책에 동의하는 인사를 임명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가장 큰 수혜를 볼 재계에서조차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기업단체인 '경제동우회' 하세가와 야스치카(長谷川閑史) 대표는 "무제한의 금융완화는 시장의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 부채가 200%가 넘는 일본에서 토목공사를 위해 엄청난 국채를 발행하는 것은 국가 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다.

아사히(朝日)신문은 20일 "윤전기를 돌려 화폐를 찍어내겠다"는 아베의 발언에 대해 "과거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정부가 전쟁비용 조달을 위해 일본은행에 국채를 직접 매입하도록 했다. 그 결과 통화 증가로 물가가 90배 상승했다"면서 하이퍼인플레이션(물가폭등) 등의 부작용을 거론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사설에서 "5년간 총리가 6번 바뀐 일본에선 중앙은행의 독립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일본은행 총재도 "IMF(국제통화기금)가 개발도상국에 대해서도 중앙은행의 국채인수를 금지하고 있다"며 아베 정책을 비판했다.

민주당은 아베노믹스를 선거 쟁점화하려 하고 있다. 나카쓰카 잇코(中塚一宏) 금융상은 20일 기자회견에서 "개발도상국 군사독재 정권에서도 있을 수 없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아베의 정책은 압도적 의석을 확보하지 않는 이상 실현 불가능하다. 현행법은 일본은행이 직접 국채를 매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은행 총재 임명도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케다 노부오(池田信夫) 아고라연구소대표는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 예금 자체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현실성이 없다"면서 "아베 총재의 자질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본유신회, 우리모두의당 등이 아베의 정책에 일정 정도 동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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