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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경(死境) 헤매던 두바이 환자, 한국 믿었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3-26 14:21

중동의 두바이에서 간경화 말기 상태로 목숨이 위태로웠던 모하메드 알 마리(58)씨가 한국으로 날아와 극적으로 소생하기까지의 과정은 '007작전'을 방불케 했다. 그는 지난해 3월 간경화 판정을 받았고 올해 1월에는 복수가 차오르고 정신도 혼미해지는 간성(肝性) 혼수에 빠졌다. 하지만 아랍에미리트에는 간 이식을 할 수 있는 병원이 없었다. 두바이 보건부와 환자 측은 독일, 한국, 싱가포르 등 해외 병원을 물색했고, 결국 삼성서울병원을 선택했다.

하지만 서울행은 순탄치 않았다. 그의 상태가 위독해지면서 항공사들이 환자의 탑승을 수차례 거부했다. 생명이 타들어가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마침내 지난달 24일 모하메드씨는 몸에 링거 수액을 꽂고 서울행 비행기에 간신히 몸을 실었다. 현지에 설립된 내과계 의원 삼성·두바이클리닉 간호사가 동승해 밀착 간호를 했다. 간 절반을 내줄 아들 3명도 함께 입국했다. 어느 아들의 간이 이식에 적당할지 몰라서 3명이 함께 온 것이다. 간 이식 비용 약 2억5000만원은 두바이 보건부가 부담하기로 했다.

정밀 검사 결과 모하메드 씨의 간에는 간암도 두개 발견됐다. 둘째 아들이 간을 기증하기로 했다. 지난 2일 간 이식 수술이 12시간에 걸쳐 이뤄졌고, 모하메드씨는 현재 일반 병실에서 회복 중이다. 집도의인 조재원(외과) 교수는 "외국인 환자여서 만약에 조금이라도 잘못되면 국제적인 위상에 손상을 입을까 봐 무척 신경 쓰였다"고 말했다.

중동의 두바이에서 간경화로 사경을 헤매다 한국서 간이식을 받고 극적으로 소생한 모하메드씨가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병실에서 집도의인 외과 조재원 교수(오른쪽)와 간 절반을 내준 아들(가운데)의 손을 잡고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다. /채승우 기자 rainman@chosun.com

 

병원은 모하메드씨와 가족을 위해 10가지 메뉴의 아랍식 음식을 제공했다. 병실 케이블TV에서는 2개의 아랍 방송이 나온다. 아랍어 통역사가 중환자실에까지 들어가며 진료를 도왔다.

두바이·아부다비 등 도시 연합국인 아랍에미리트(UAE)는 한 해 약 13만명의 환자가 치료를 위해 외국 병원을 찾는다. 아부다비는 자국 내에서 치료가 불가능한 중증 환자 3000여명을 매년 보건부가 치료비를 전액 부담하며 외국으로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는 독일, 영국, 태국, 싱가포르 등으로 환자를 보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UAE가 우리 정부(보건복지부)와 환자 송출 협약을 맺음에 따라, 다양한 중증 환자가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하메드씨가 삼성서울병원을 선택한 이유도 '삼성'이라는 브랜드 외에 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 등 한국 주요 대형병원들의 간 이식 수술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 밖에 위암·간암·대장암 등 각종 암 수술과 첨단 방사선 치료, 심장 혈관 스텐트(금속 그물망) 삽입술, 척추 디스크·척추관 협착증 레이저 치료 등에서 한국의 대형 병원들이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진수남 의료관광사업단장은 "최근 중증 환자 유치가 늘면서 해외 환자 유치 시장이 1조원에 육박하고 있다"며 "영국이나 뉴질랜드 등 선진국에서도 환자 의뢰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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