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다중문화사회의 파수꾼-Beverly S. Nann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2-00-00 00:00

만나봅시다 / 다중문화사회의 파수꾼-Beverly S. Nann


"다중문화 보전과 교육이 캐나다 발전의 길"

버나비 교육청, 소수민족학생 돕는 프로그램 일방적 폐지
프로그램 부활을 위해 한인부모들의 참여촉구



캐나다가 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다중문화(Multiculture)를 수용하는 국가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캐나다의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로 다중문화사회(Multicultural Society)를 꼽고 있으며, 세계 각지에서 캐나다를 찾는 이민자들은 캐나다 문화가 가지는 '각 민족 고유의 문화를 서로 존중하며 공존하는' 분위기에 대해 대부분 만족하며 캐나다에서의 삶을 개척한다. 그러나 트뤼도 정권 때부터 인정된 다중문화사회를 캐나다에 완전히 뿌리를 내리게 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정책들이 개선되고 실행되어야만 한다.

중국계 3세로 Vancouver Asian Heritage Month Society의 대표인 비벌리 넨씨(사진)는 중국문화뿐 아니라 다양한 소수민족의 문화를 캐나다에서 정착시키고,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6월 BC주 정부로부터 훈장까지 수여 받는 여성 사회사업가이다.

넨씨는 캐나다의 다중문화에 대해 "다중문화권에서 교육받은 학생들은 중국계든, 한국계든 이곳 캐네디언이든간에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자라기 때문에 창조적인 능력이 길러지고, 새로운 문화와 환경을 쉽게 소화할 수 있는 국제적인 안목을 가질 수 있다"라며 획일화된 문화보다 복합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캐나다의 커다란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사업을 공부한 후 캐나다내 소수민족의 권익보호와 캐나다 주류사회와의 교류를 증진시키기 위해 25년 간을 일해온 넨씨는 초기 이민자들을 위한 정착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버나비 다중문화사회'(Burnaby Multicultural Society)를 만들어 광역밴쿠버 각 시의 교육청이 '복합문화 학교상담원'(Multicultural Home School Worker)을 고용하는 일을 주도했다. 각 민족의 언어를 구사하는 복합문화 학교상담원은 캐나다에 온지 얼마 안 돼 언어와 문화에 적응하기 힘든 각 문화권 학생들을 상담하고 도와주는 일 뿐만 아니라, 영어가 힘든 학생의 부모가 캐나다 교육제도를 이해 할 수 있도록 돕고있다.

이렇게 캐나다에 낯선 학생들을 돕고 그들의 문제를 같은 문화적 시각으로 바라봐 그들이 주류사회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상담원은 소수민족 뿐만 아니라 캐네디안 주류사회에도 꼭 필요한 인력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지난 18년간 지속되어온 상담원 프로그램은 불행히도 금년 5월 버나비 교육청의 아무 사전 협의나 예고 없는 일방적 예산폐지로 중단되었다. 따라서 한국인 직원 1명을 포함한 6명의 버나비 다중문화 상담원은 더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됐고, 이 일의 심각성을 우려한 각 소수민족의 학부모들이 함께 모여 교육청에 항의와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버나비 교육청이 복합문화 학교상담원 프로그램을 폐지한 가운데, 현재 밴쿠버 교육청에는 20명, 써리 교육청에는 17명이 복합문화 학교상담원으로 일하고 있으나 버나비 교육청의 예산이 다시 부활되지 않으면 머지않아 다른 시의 예산도 삭감되거나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넨씨는 "버나비 교육청에 효과적으로 항의하기 위해서는 중국계, 한국계, 동구권계, 히스패닉계등 이민자 출신의 부모들이 같이 연합해 큰 모임을 만들어 힘을 모아야 한다"며 아직 일의 전말을 모르고 있는 버나비 한국 학부형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했다. 넨씨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 버나비 지역 학생의 약 20%가 영어가 낯선 ESL학생이고, 영어를 구사하는 학생 및 이민자 학부모의 10% 정도는 복잡한 학교시스템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한다. 복합문화 학교상담원은 영어가 미숙한 학생과 학부모를 도울 뿐 아니라 그들이 캐나다 사회에서 문화적 충격을 이겨내고 고유의 문화를 간직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왔다고 한다.
넨씨는 버나비 교육청이 예산부족을 이유로 아무런 사전예고나 의견조율없이 지금까지 다중문화사회를 보전하고 다른 문화권에서 온 학생들을 돕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복합문화 학교상담원에 대한 프로그램 자체를 없애 버린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로 버나비에 거주하는 각 민족의 학부모들이 힘을 모아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버나비 한국커뮤니티에서도 이번 이슈에 대해 깊은 우려를 하고 있으며 '한인개발센터'(Vancouver Hanin Development Centre)의 황승일 변호사는 서한을 보내 버나비 교육청의 예산삭감이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인들의 버나비 정착을 방해할 것이라며 교육청의 조속한 프로그램 회복을 촉구했다. 관심있는 학부형들은 Ray Power (604-230-2750)나 Beverly Nann(604-527-0303)로 연락해 도움을 줄 수 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