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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이나 대학 종교학과 오 강 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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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2-00-00 00:00

리자이나 대학 종교학과 오 강 남 교수

"서로'길벗'되는 삶 살아야죠"

삶의 길 찾는'길벗들의 모임'7년째 강의







올해로 7년째를 맞는 '길벗들의 모임'이 7월 11일부터 시작됐다. 해마다 여름방학 동안 밴쿠버를 찾아와 이 모임의 강의를 맡고 있는 오강남 교수(리자이나 대학 종교학과)는 올해는 심우도를 중심으로 삶의 길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앞으로 8월29일까지 매주 화요일 열리게 될 '길벗들의 모임'의 강사 오강남 교수를 만나봤다.



-'길벗들의 모임'이 벌써 올해로 일곱번째를 맞았습니다. 처음 어떻게 이런 모임의 자리가 마련됐습니까?

"삶의 의미가 무엇인가에 관심이 있는 교민들이 94년에 처음 모임을 가졌습니다. '길벗들의 대화'라는 제 책을 읽은 윤명중 씨를 비롯한 교민들이 모임의 강사를 맡아달라고 해서 시작했습니다. 말 그대로 길을 함께 가는 벗이 되자는 모임입니다."



-주로 어떤 연령층의 교민들이 모입니까?

"모임에 참석하는 분들의 연령이나 직업, 성별이 아주 다양합니다. 해마다 여름에 모임을 갖고 있는데 평균 4,50명이 모이고 있습니다. 관심있는 분은 누구나 함께 할 수 있습니다."



- 올해는 어떤 주제로 진행되는지요?

"선불교 전통에서 나온 '심우도'를 중심으로 세계 여러 종교와 신화에서 말해주고 있는 삶의 길, 구도의 길이 무엇인가를 알아보자는 것이 올해의 주젭니다. 심우도는 소를 찾아나가는 10장의 그림으로, 신앙의 단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집을 떠나 온갖 유혹과 시험 등의 고난을 극복한 후 목적한 바를 얻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죠. 통속적인 삶의 방식을 뒤로 하고 더 의미있는 것, 즉 인간의 궁극적인 삶의 의미를 찾아나서는 것이죠. 인간은 누구나 알지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이 신앙의 용사가 되는 것이죠."



-현재 서양에서는 동양사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동양사회가 정신적인 것을 추구해왔다면 서양사회는 물질을 추구하는 사회였죠. 그런데 물질을 추구하는 서양사회가 이제 그 한계에 달하면서 동양적인 것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서양의 합리주의를 상징했던 '이것이냐 저것이냐'의 이분법적 사고에서 이제는 '이것일 수도 저것일 수도 있다'는 동양적인 사고쪽으로 관심이 기울어지고 있죠. 요즘은 서양이 더 동양적인 것에 기울고 동양은 반대로 서양적인 것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 본국에서도 현각스님의 '만행 하바드에서 화계사까지'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동양사상이 재조명되고 있는데.

"저도 그책을 읽고 삶의 진리를 찾으려는 현각스님의 순수한 구도의 자세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한편으로는 벽안의 청년도 이렇게 동양적 사고를 높이 사는데 우리는 언제까지 서양적인 것을 추구하며 살아야 하는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



-종교는 우리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종교와 철학이 없이 살 수는 없습니다. 산다는 것은 결국 깊은 의미를 추구하며 살 것인가 아니면 천박한 철학을 가지고 살 것인가 하는 문제죠. 종교를 가진 신앙인들에게는 깊은 의미를 찾기 위한 구도의 자세가 핵심이 되어야 합니다. 종교를 가진 신앙인들이 핵심이 아닌 것에 매달려서는 안됩니다."



-일반인들이 종교와 철학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요?

"깊이있는 철학을 가지려면 더 깊이 철학적으로 많이 생각해야합니다. 계속 책도 읽고 스스로 공부해야죠. 요즘 들어서는 읽기 쉽게 풀이된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제가 출간한 노자, 장자도 한국에서 쉽게 썼다는 평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 본국에서는 청소년 권장도서목록에 올라있습니다. "



-오랜 기간 학생들을 가르치셨는데 종교를 대하는 동·서양 학생들의 자세에 차이가 있습니까?

"동양학생들은 종교나 철학보다는 실용적인 학문에 관심이 많아요. 반면 서양학생들은 자신의 종교와 상관없이 철학과 종교 강의를 많이 듣습니다. 제가 강의를 맡고 있는 종교학 개론은 학기 평균 5,6백명이 수강하는데 동양학생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뭅니다."



-동양과 서양의 두축 사이에서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화해나갈 것이라고 보십니까?

"세상은 빙글빙글 돕니다. 정신추구에서 물질추구로, 또 물질추구에서 정신추구로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는 모릅니다. 동양사고가 음양의 조화와 상생의 관계를 말하고 있다면 서양사고는 대립과 대결을 통해 발전한다는 상극 관계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대립 관계에서 사물을 볼 것이 아니라 너도 나도 서로 없어서는 안되는 '길벗'이 돼야 합니다."【조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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