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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한인 천주교회 이 태 우 신부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2-00-00 00:00

밴쿠버 한인 천주교회 이 태 우 신부

이민 사회 교회는'사회적 기능'이 중요

성당 건립, 밴쿠버교구에서 한인 위상 높이는 계기







밴쿠버한인성당이 써리에 새성당을 짓는다. 1974년 성당은 물론 한국인 신부도 없이 '한인천주교 신자공동체'로 시작된 한인성당은 현재 등록된 세대수가 1350세대를 넘어설 만큼 신자수가 늘어났다. 6월 4일 신축부지에서 기공식을 갖고 성당 건립의 첫 삽을 뜬 이태우 요셉 주임신부는 "3년 전부터 준비해온 성당 건립이 비로소 첫 결실을 맺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기공식 후 이태우 신부를 만나 한인 성당의 발전사와 이민사회 속에서 성당의 역할 등에 대해 들어봤다.



- 기공식이 예정대로 잘 치뤄졌는데.

"많은 교우들과 각계에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참석해서 아주 뜻깊은 자리가 됐습니다. 이제 비로소 첫 걸음을 디뎠는데 앞으로 완공되는 날까지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



- 내년 6월 1차 완공될 건물은 다목적 홀로 짓는다고 들었는데 성당본당 건물과는 어떻게 다릅니까?

"카톨릭은 교구 중심으로 움직입니다. 한인성당은 밴쿠버 교구청의 관할 하에 있기 때문에 교구청의 방침을 따르고 있습니다. 밴쿠버 교구청은 갑자기 성당 건물이 들어서면 지역 주민들에게 거부감을 줄 우려가 있기 때문에 지역 사회에 개방될 수 있는 다목적 홀을 우선 짓는 것을 정책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런 후 부속 학교와 성당 건물을 짓도록 하고 있죠. 새 성당도 이 방침을 따르니까 최종 완공까지는 아마 많은 시간이 걸릴 겁니다. "



-기공식에서 밴쿠버 대교구 아담 엑스너 대주교가 한인성당 건립에 많은 관심과 격려를 보냈는데 밴쿠버 대교구와 한인성당의 유대 관계는 어떻습니까?

"다른 캐나다 성당의 경우 일년에 새 영세자가 한두명 나오는데 반해 한인성당은 일년에 1백명 가까운 새 영세자가 나오니까 밴쿠버 교구청에서 무척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저도 교구청의 복음화 위원과 교회혼인법정의 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한인성당의 위상이 밴쿠버 교구 안에서도 많이 높아졌다는 뜻이죠. "






-밴쿠버교구청이 한인성당을 관심있게 지켜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하나는 해마다 많은 새 예비자들과 신자들이 등록하고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한가지는 성전건립과 같은 큰 프로젝트를 위해 교우들이 자발적으로 재정적인 협력을 하고 또 각종 단체들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모습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개인의 삶보다는 교회를 사랑한 우리 초대 순교자들의 '영성'이 우리 내면에 전해내려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한민족의 좋은 심성이 이들 눈에 경이롭게 보이는 것이죠."



-이전 후에는 성당의 명칭을 '103위 한인순교자교회'에서 '성김대건천주교회(St. Andrew Kim Parish)'로 바꾼다고 들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기존의 한인성당은 한인들을 위한 민족본당의 범주에 있었지만 앞으로 이전하게 되면 민족본당이면서 써리 지역 사회의 지역본당으로서의 역할도 하게 됩니다.

교구청에서 비한인신자들에게도 널리 잘 알려져있는 한국 최초 사제인 성 김대건 성인의 이름을 사용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



-93년 밴쿠버한인성당에 주임신부로 부임한 후 이민자들의 애환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봤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교민들이 안고 있는 어려움은 각자 처한 상황마다 조금씩 틀리죠. 경제적인 문제로 고민하는 분들도 있고 기대보다 자녀들이 잘 하지 못하는 것 때문에 걱정하는 분들도 있고 또 부부간의 갈등,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갈등으로 힘들어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



-이런 교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성당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이민 사회에서 교회는 무엇보다 '사회적 기능'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성당에서도 이민자정착안내, 부부를 위한 M.E(Marriage Encounter), 법률 및 세무 상담, 한국어학교 운영 등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있죠. 우리 교민들 모두 꿈을 가지고 이곳에 왔습니다. 하지만 '꿈'만 가지고 이룰 수는 없죠. 중요한 것은 자기 꿈을 신앙을 통해 이끌어가는 것입니다. 이런 것이 이해가 안되고 교회가 너무 그 내부에만 빠져들다보면 단순한 친교 집단으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실천하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한인성당은 어떻게 '실천하는 믿음'을 실천하고 있습니까?

"개인적으로는 '한인성당'이라는 교회 이름으로 단체성을 띠고 나서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신자 한사람 한사람이 각자 소속된 단체와 현업에서 이런 믿음을 실천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 기공식에 개신교와 불교 지도자가 참석, 눈길을 끌었는데 현재 다른 종교단체와도 교류가 있나요?

"한국에서 군종신부로 재직하고 있을 때도 타종교 단체와 자주 만나며 가깝게 지냈습니다. 밴쿠버에서도 예전에는 다함께 모여 행사도 갖고 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이곳에 있는 대부분의 교회나 사찰이 모두 계속 신도수가 늘어나고 성장하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함께 모일 시간을 갖기가 현실적으로 많이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 그동안 한인 교민 사회를 지켜보면서 평소 생각해오신 것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7년간 한인성당을 맡아오면서 두어차례 앙케이트를 했는데 자녀교육이 교민 사회에 가장 큰 문제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좋은 환경, 좋은 학교에 보내놓고 자녀가 잘하기를 기대하는 부모들이 많은데 부모들이 먼저 잘 적응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이민 1세대가 적극적으로 캐나다 사회를 배우고 적응해야 한인사회를 바라보는 캐나다인들의 시각이 달라지고 그것이 결국 우리 2세들이 이 사회에서 바로 설 수 있는 뒷바침이 되는 것이죠. 자녀만 잘 적응하기를 기대하기 전에 이 사회를 배우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부모가 해야 할 역할입니다. " <조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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