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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역발상으로 '당뇨 정복' 선두에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10-31 14:25

인간 장기(臟器)와 생물학적인 기능이 유사한 돼지의 장기나 세포를 사람에게 이식해 질병을 완치하려는 시도는 현대 의학의 숙원이다. 사람 간 장기 기증과 이식에는 수적(數的) 제한이 있고, 약물 치료로는 망가진 장기를 근본적으로 재생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날로 급증하는 당뇨병 환자에게 돼지의 인슐린 분비 세포를 심어 당뇨병을 고치려는 방법은 그런 시도의 가장 큰 이슈였다. 하지만 이종(異種) 간 '면역 거부반응' 때문에 실패를 거듭했다.

이에 서울대 의대 병리학 박성회 연구팀은 면역조절항체 요법으로 사람의 면역 체계를 일시적으로 바꿔서 돼지 췌도(膵島·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가 사람 몸속에서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돼지 세포에 사람 몸에 거주할 수 있는 일종의 '영주권'을 주는 방식이다.

이는 발상의 전환이다. 그동안 돼지 췌장 세포 이식 연구는 돼지 것을 바꿔서 사람이 면역 거부반응을 하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 뉴질랜드와 미국 등에서는 돼지 췌도 세포에 특수 껍질 등을 입혀 거부반응이 드물게 일어나도록 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인간의 면역 감시망을 피해 돼지 췌도를 사람 몸에 '불법 체류'시키겠다는 것이었다. 현재 임상시험 중이고, 일부 실용화 단계에 와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시간이 지날수록 결국 면역 거부반응이 일어나 생착률이 점점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체류하다 하나둘씩 추방당하는 꼴이다. 이 때문에 사람 몸에 들어온 돼지 췌도의 인슐린 분비량은 갈수록 줄어 효과가 감소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부에서 돼지 유전자를 사람 것과 유사하게 조작한 후 그 돼지를 복제하여 쓰는 방식이 연구되나, 조작해야 할 품목이 너무 많아 현재까지는 면역 거부를 완벽히 제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서울대 의대 방식은 사람이 돼지 세포에 '관용'을 베푸는 식이다. 연구팀은 외부 침입자를 최초 감지하여 공격 명령을 내리는 면역 사령부 수지상세포의 활성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면역조절항체를 개발했다.

이로써 돼지 췌도 세포가 들어와도 T임파구 등 면역 거부 주력군이 출동하지 않도록 했다. 이렇게 개발한 '면역조절항체(MD-3)'를 돼지 췌도 이식 며칠 전에 '당뇨병 환자(원숭이)'에게 투여하여, 면역 체계가 돼지 세포를 외부 침입자로 인식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면역 반응이 느슨한 환경에서 돼지 췌도 세포가 3개월 정도 우리 몸에서 지내다 보면, 면역 체계는 이를 자기 것으로 받아들여 결국 같이 살게 되는 원리다.

연구팀이 돼지 췌도를 이식한 원숭이에게 이식 3~4개월 후 면역조절항체와 기타 면역억제제 투여를 모두 중단했음에도 이식된 돼지 췌도가 원숭이 몸에서 그대로 살아남아 자연스레 인슐린을 분비해 당뇨병을 지속적으로 고칠 수 있었던 이유다.

☞ 이종(異種)장기이식(xenotransplantation)

동물의 장기·조직·세포를 다른 종류의 동물에 이식하는 것을 말한다. 다른 동물에서 떼어낸 신장·심장 같은 장기나 세포 등을 인체에 이식하는 것 등이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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