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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토론대회 1등 한 비결요? 다독(多讀)이죠!"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9-12-24 00:00

토론대회 1위 거머쥔 고경민 학생

웨스트 밴쿠버 콜링우드 학교 10학년에 재학 중인 고경민 군을 만났다. 경민군은 지난 11월 사립학교 22곳에서 48명의 학교대표가 참가한 ‘2009년 뉴먼 피사 토론대회(2009 Newman FISA Debating Tournament)’에서 개인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학생들과 겨루어, 밴쿠버에 온 지 겨우 6년 남짓된 유학생이 최고의 토론자로 뽑히는 기쁨을 누린 것이다. 짧은 기간 안에 그가 고급영어를 구사하게 된 비법은 무엇일까? 영어공부 노하우를 들어보러 인터뷰를 요청했다.

경민군은 어렸을 때 처음 접한 영어가 너무 흥미로워서 영어를 배우고 싶었고, 부모님을 졸라 초등학교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유학을 오게 됐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그로부터 시작된 영어에 대한 큰 관심은 영어실력이 늘은 직접적인 계기다.

“제가 생각하기에 영어를 잘 할 수 있게된 방법은 ‘다독(多讀)’이 아닐까 싶어요. 한국에서도 그랬지만 밴쿠버에서도 책을 정말 많이 읽었거든요. 하루에 한 권씩, 공상과학부터 철학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읽어댔죠. 자주 드나드는 도서관의 사서가 ‘책벌레’라는 별명도 붙여줄 정도였어요”

어머니는 독서에 너무 매달리는 그를 걱정했었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건데 막는다고 될까 싶어 그냥 지켜봤다고 했다. 영어로 대화할 일이 없으니, 영어실력이 나아지기는 하는걸까 걱정했던 어머니도, 이번 토론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아들이 대견스럽다고 했다.

“얼마나 독서를 좋아하는지 몰라요. 월스트리트 저널을 정기구독해 아침마다 읽어요. 좋아하는 책 속 문장이 있으면 암기해서 다니기까지 하구요. 책에 푹 빠져사는게 사실 좀 우려가 됐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다독이 토론에 필요한 여러 분야의 지식과 논리를 갖추는데 큰 도움이 됐네요”

독서 이외에도 경민군은 적극적으로 캐네디언과 교류하며 영어실력을 쌓았다. 특히 유학 초기에 영어에 서투른 경민군을 친구처럼, 가족처럼 대해준 캐네디언 친구들과 그들의 부모님 덕분에 대화량을 늘릴 수 있었다. 친구이자 영어 튜터 선생님이었다는 그들 덕분에 ESL도 일찍 마쳤다.

토론하는 것을 좋아하는 경민군은 세상보는 눈도 넓히고 올바른 어법 등을 배우기 위해 항상 CNN뉴스를 챙겨본다. 제일 좋아하는 앵커는 샤프하지만 인간적인 면도 있는 앤더슨 쿠퍼. 이라크 전쟁이 났을 때, 위험한 현장에 직접 나가 뉴스를 진행하는 강단을 보고 존경하게 됐다고. 가장 존경하는 토론가는 오바마 미대통령으로 그의 연설방식을 따르고 배우려 한다.

여기까지 인터뷰를 마쳤을 때 의문이 생겼다. 경민군은 과연 책벌레이기만 한걸까? 다른 재능이 궁금했다.

“피아노와 태권도도 영어만큼 좋아해요. 피아노는 6살에 시작했는데 RCM 10학년을 획득했고 지금 ARCT과정 중입니다. 클래식과 열애를 한다고 말할만큼, 클래식에 푹 빠져있어서 피아노도 더욱 열심히 하고 있어요. 일어나서부터 자기 전까지 틈만 나면 클래식을 들어요. 태권도는 현재 공인 2단이고 내년 3월에 공인 3단 승단을 준비 중입니다”

경민군은 최근 치열한 오디션을 통과해 밴쿠버 동계올림픽 기념 피아노 솔로 연주회 기회를 잡았다. 내년 2월 14일 웨스트 밴쿠버 커뮤니티 센터에서 열리는 연주회 준비를 위해 경민군의 이번 겨울방학은 무척 바쁠 예정이다.

태권도 실력은 태권도장에서 어시스트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태권도로 세상에 태어나 처음 돈도 벌었다. 첫 월급으로 무엇을 했을까? 갖고 싶은 음악 CD나 부모님의 선물을 사드렸을 것이라는 예상이 보기좋게 빗나갔다.

경민 군이 일주일에 한 번씩 피아노 위문공연 봉사를 하고 있는 양로원 할머니, 할아버지께 크리스마스 초콜릿 선물을 드렸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가지고 싶은 것을 살까 갈등도 했지만, 한사람 좋은 것보다 50명의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나눔으로써 기쁨이 느끼는 것이 더 뿌듯할 거라는 생각에 그렇게 했다고 전했다.

양로원 봉사는 경민 군이 몹시 보고 싶어하는 한국의 할머니, 할아버지께 못한 효도 때문에 시작했다. 그는 작가이신 할머니의 책을 영어로 번역하여 출판하고 싶어 한국말을 더욱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어하고, 청렴결백한 할아버지를 삶의 롤모델로 삼을 만큼 두 분에 대한 애정이 깊다.

경민 군은 자신 때문에 기러기 생활을 하게 된 어머니와 아버지의 고충을 잘 이해하고 있다. 언제나 가지고 있는 죄송한 마음은 유학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이유 중 하나다.

“제가 제일 존경하고 사랑하는 부모님께서는 저에게 뭐 하라고 하신 적이 단 한번도 없으세요. 대신 동기부여를 해주시죠. 잘한게 있으면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격려해주세요. 물론 잘못을 하면 따끔하게 혼내시지만, 실수를 했다고 다그치지는 않으세요. 제가 가고싶어하는 길이 있으면 따뜻히 지켜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유학생 신분으로 모범적인 생활을 하는 경민군이 대견스러웠던 이유는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한국인으로써의 자긍심을 빛냈기 뿐만은 아니었다. 좋은 결과에 대해서도 한결 같은 겸손함과, 매주 양로원에 들려 할머니•할아버지께 귀여운 손주가 되어드리는 나이답지않은 따뜻한 마음씨 때문이었다.

크리스마스다. 연말 마지막 인터뷰이가 경민군처럼 쉽지만은 않은 유학생활임에도 적극적이고 낙천적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유망주여서 매우 반가웠다. 사회에서 소외되고 어려운 자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정의로운 변호사나 정치인이 되어 사회사업을 하고 싶다는 경민군의 꿈을 꼭 이루길 바란다.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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