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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과 정성이 담긴 맛·서비스가 최우선"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9-11-27 00:00

오로바(O Raw Bar) 임영빈 쉐프와 김희경 매니저

코퀴틀람 ‘오로바(O Raw Bar Grill)’의 임영빈 수석쉐프와 김희경 프론트 매니저는 요식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을 ‘손님을 기쁘게 만드는 것’으로 꼽았다. 손님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고, 취향을 반영한 음식과 진심어린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그 손님이 오랜 단골이 된다는 사실을 그들은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맛과 서비스 면에서 손님을 기쁘게 만드는 것은 절대 노력을 게을리 할 수 없습니다. 쉐프로서 제일 중요한 역할이니까요. 단골의 입맛을 잘 기억해서 좋은 음식을 내는 건 기본이죠. 바에 앉아 쉐프와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하기 좋아하는 서양인들을 위해 현지뉴스와 유머도 꾸준히 익히고요. 가끔 메뉴에 없는 새로운 음식을 즉석에서 만들어 주기도 하는데 그렇게 좋아할 수 없어요. 그 모습을 보면 저도 행복해집니다.” 임영빈 쉐프는 손님과의 유대관계야 말로 그가 10년동안 쌓은 쉐프경험을 통해 얻은 가장 큰 배움이라고 했다.

임영빈 쉐프는 고등학교 졸업 후에 대학진학을 생각했지만 영어라는 난관 때문에 잠시 숨을 고르기로 결심하고 용돈벌이를 위해 식당 일을 시작했다. 한식집과 빵집에서 파트타임 일을 했는데, 요리가 적성에도 맞는다고 느껴 요식업으로 진로를 굳히게 된다. 그때 당시, 전망도 좋고 깔끔한 웰빙음식으로 각광받는 일식에 뛰어들기로 결심하고, 코퀴틀람의 유명한 일식집 ‘나가노’에 풀타임 직원으로 입사했다.

“나가노 사장님은 아무리 경력이 있다 해도 초심을 가지고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신 분이셨어요. 접시닦이, 주방보조를 거쳐 드디어 3년 만에 스시바에 입성했죠. 꾸준히 일해서 나가노 수석쉐프가 됐고, 지금은 사장님께서 6개월 전에 새로 개점하신 아시안 웨스트코스트 퓨전 음식점, 오로바(O Raw Bar)에서 주방 총관리를 맡고 있어요.” 임 쉐프가 10년동안 꾸준히 한 길만 나아가 이룬 성과다.

그가 수석쉐프로 있던 나가노 일식집도 그렇고, 오로바에도 서양인 단골이 많다. 쉐프로서 외국인을 사로잡은 요인은 무엇일까.
“첫번째는 음식맛이라고 생각해요. 음식을 만들 때마다 “나라면 이런 식당에서 이런 가격으로 이 음식을 먹었을 때 만족할까?”라는 고민을 합니다. 참 맛있게 먹었다는 만족감을 주는 것이 저의 가장 큰 목표죠. 오로바는 웨스턴을 기본으로 일식을 접목시키는 트렌드를 따른 이색적인 퓨전 음식점이에요. 일본 선어, 오이스터 바, 현미와 브라운 아이스로 만든 롤 등 요즘 키워드인 웰빙에 초점을 맞췄죠. 보기도 좋고, 먹기도 좋은 메뉴를 만들었습니다.
두번째는 직원의 역할입니다. 처음 입사하면 웨이트리스가 최상의 서비스를 하도록 트레이닝을 철저히 시켜요. 맛과 서비스로 식당 만족도를 동시에 상승시켜야 하니까요.
세번째가 공감대 형성이에요. 쉐프와 홀직원 모두, 손님을 진심으로 대하고 돈독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요.
맛이 좋으면 그 맛집이 자꾸 생각 나고, 서비스가 좋으면 기쁜 마음으로 단골이 되겠죠. 요식업으로서의 가장 기본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임 쉐프가 오로바 주방을 총괄한다면, 손님을 직접적으로 대하는 프론트 총 매니저는 김희경씨가 맡고 있다. 한국에서의 요식업 경영 경험을 살려 오로바의 프론트 책임자가 됐다.

“예전부터 서비스업에 관심이 많았어요. 밴쿠버에는 5년 전에 완전히 정착했습니다. VCC에서 영어를 풀타임으로 배우면서 나가노 일식당에서 파트타임 일을 했죠. 파트타임인데도 하루에 7-8시간씩 저녁 늦게까지 일했어요. 어느날 사장님이 절 좋게 보셨는지 조언을 해주시더라구요. 요식업 일을 진지하게 해보라고. 사실 그 전까지는 항공사 일을 하고 싶어했거든요.
제가 손님 이름이랑 취향 등 자세한 걸 기억을 잘해요. 손님이 오면 이름을 불러주고, 뭘 먹을지도 기억해주면서 손님이 스스로 특별하다고 생각하도록 노력해요. 손님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손님 접대법, 불만 손님 다루는 법 등을 배우니 이 분야에서 점점 자신이 붙고 일하는게 즐거워졌어요. 지금은 이 일이 천직같아요.”

무조건 그녀만 찾는 손님이 많다보니 기억에 남는 이도 있을 것 같다.

“사실 제 손님이면 다 기억이 나지만, 바로 어제도 손녀와 함께 오셨던 할머니 이야기를 할게요. 나가노 손님이셨다가 제가 오로바로 자리를 옮기면서 오로바 손님이 되신 분이세요. 연세가 많으셔서 거동이 불편하시니 집에 돌아가실 때 차까지 가방을 들어드리고 안보이실 때까지 배웅을 해드리곤 했어요. 그런데 어느날 할머니께서 암에 걸리셨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얼마나 가슴이 아프던지 앞으로 더 잘 해드려야겠다고 마음먹었죠. 대단한게 아니라 다른사람이 하지 못하는 작은 것들을 하려고 해요. 진심으로 손님을 대하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매니저는 불만이 있는 손님을 대하는 능력도 능숙했다. 인터뷰를 위해 오로바를 방문했을 때, 스테이크 메뉴를 못보고 원하는 메뉴가 없다며 자리를 뜨려는 한 손님을 차분히 설득하는 능력이 놀라웠다. 스테이크와 함께 감자튀김을 달라는 손님에게, 대신 얌튀김을 권하는 등 끊임없이 불평을 늘어놓는 손님을 만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모습이 빛났다.


인터뷰가 끝날 때쯤 그 손님도 일어섰다. 김 매니저가 큰 소리로 맛이 어땠냐고 묻자, 한번도 웃지 않던 그 손님은 큰 웃음을 지으며 너무 즐거운 식사였고 반드시 다시 찾겠다는 약속을 하고 떠났다. “정말 맛있었습니다. 당신 말이 옳았군요. (It was delicious! You are approved yourself.)”라는 말을 남긴 채.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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