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이민자들에게 밴쿠버의 모든 것은 낯설게 다가온다. 그렇기 때문에 웬만한 영어실력이나 ‘총탄’(초기정착자금)을 갖추고 있어도 매사가 불안하기 마련이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고 하지만, 무엇이 첫 단추인지 혹은 그것을 잘 끼우는 방법도 헷갈릴 때가 많다. 길을 모를 때는 하나부터 열까지 물어보는 것이 정답이다. 이민자들의 질문에 가장 정확한 해결책을 ‘거의 공짜로’ 제공하고 있는 곳이 바로 각 봉사단체들이다.
다문화주의를 표방하는 사회답게 밴쿠버에는 석세스, ISS, 옵션스, 모자익 등 새 이민자들의 정착을 돕는 봉사단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곳에는 한인 담당자들이 한국어로 초기 정착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SIN 카드, 의료보험카드, 배니핏 신청, 영어학교 안내 등)을 처리해 주기 때문에, 언어에 대한 부담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새 이민자들에게 ‘첫 단추’가 무엇인지 일일이 일러주고 있는 각 단체 한인 담당자들이 머리를 맞댔다. 소속 단체를 너머, 각자가 알고 있는 소중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이들이 만든 모임이 바로 KCWN(Korean Community Workers Network)이다.
KCWN은 27일 밴쿠버 한인신용조합 사무실에서 정기모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무궁화재단 오유순 회장과 한인회 최훈 부회장도 참석해, KCWN과 한인단체간의 협력 강화를 타진하기도 했다.
KCWN 탄생의 산파 역할을 담당했던 조은숙씨는 “지난 해 3월 트라이 시티 소속 한인 봉사자들이 첫 만남을 가졌는데, 참가자들이 메트로 밴쿠버 전체로 확대되면서 KCWN이 만들어졌다”면서 “아직은 초기단계이긴 하지만, 이 모임을 통해 서비스 방법 등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CWN 회원들은 “초기 정착 서비스 이외에도 각 봉사단체들의 각종 강좌나 프로그램 등에도 관심을 기울이면 이민생활의 어려움이 반으로 줄어든다”고 입을 모았다. 첫 단추뿐만 아니라 두 번째, 세 번째 단추도 잘 끼울 수 있다는 얘기다. 실례로 ISS의 구직 프로그램이나 석세스 비즈니스 센터의 창업지원 서비스가 큰 도움이 되었다는 이민자들이 많다.
KCWN 회원이자 석세스 비즈니스 센터의 조태수씨는 “각 단체 봉사자들이 성공 사례와 정착 관련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면, 한인 커뮤니티 역시 더욱 탄탄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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