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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대한 길고도 어려운 생각(1)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9-04-24 00:00

예술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요? 흔히 예술을 음악, 미술, 문학, 공연 등등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그 중에서 가장 추상적인 예술은 음악이라고 합니다.  그 반대로 가장 구체적인 예술은? 아마도 사진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떤 음악가가 봄 날, 길을 가다가 노랗게 피어 있는 개나리에 감동을 받아 집에 가자마자 음악을 하나 만들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음악의 제목은 물론 “개나리”가 되겠지요. 그러면 아무 설명 없이 그 음악을 듣고 개나리를 떠올릴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요? 아마도 하나도 없지 않겠습니까? 혹시 맞추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요. 그런 분들 전 무섭습니다.

그런데 그 음악가와  마침 같이 길을 가던 사진가가 같은 개나리에 감동을 받아 사진을 찍었다고 합시다. 그러면 그 사진을 보고 개나리를 떠 올리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그렇게 따지면 사실 그림도 사진과 같은 방법으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개나리를 그린 그림은 누가 보아도 개나리지요. 저 같이 그림에  도무지 가망 없는 사람이 그리기 전에는 말입니다. 그러나 같은 개나리라도 그림과 사진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개나리 사진을 보면 우리는 개나리 그림을 보는 것과는 달리 두 가지 사실을 확신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언젠가 어느 장소에 그 개나리가 존재했다는 사실입니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찍을 수 있는 사진기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림은 존재하지 않는 것도 물론 그릴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사실은 그 개나리가 있던 그 곳에, 그리고 사진이 찍힌 그 순간에, 사진을 찍은 사람도 같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그 곳에 가지 않으면 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세상에는 아주 드물지만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멀리 있는 무언가를 볼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아무리 그런 초능력을 지녀도 사진을 찍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림으로 그린 개나리는 작년에 본 것일 수도 있고, 혹은 꿈에서 본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 것은 사진예술의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합니다. 뭐 장단점이기 이전에 사진이 다른 예술과 다른 가장 커다란 특징입니다. 우리는 이 것을 사진의 현장성, 혹은 현실성이라고 합니다.  간혹 이 사진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을 벗어나고자 사진기 없는 사진을 시도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모홀리 나기> 같은 사람이 대표적인 사람입니다. 그는 인화지에 직접 빛을 비추는 방법으로 사진을 만들었습니다.

뭐 그렇게 따지자면 한도 없는 이야기니까 그저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야기를 하자면 사진은 현실에 존재하는 <무언가>를 찍는 것입니다. 그 <무언가 >가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산이 될 수도 있고 노을이 될 수도 있고 꽃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사진을 보면 사진의 영상과 현실에 존재하는 그 무언가를 일치시키게 됩니다. 사진처럼 현실과의 일치가 쉽고도 분명한 것은 없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사진을 보면 우선 무엇을 찍은 것인지부터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무엇을 기초로 사진을 감상하게 됩니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많은 사진에 대한 감상글은
“노을 참 예쁘네요”
“정말 멋진 곳에 가셨군요. 저도 가고 싶어요”
“저도 저런 모델과 같이 한 번 사진을 찍고 싶어요”
이런 식이지요. 사진 자체에 대한 감상 이전에 우리는 사진에 찍힌 대상에 대한 감상을 먼저 하게 됩니다.

그래서 사진을 찍으시는 많은 분들이 좋은 피사체를 찾아 나섭니다. 오늘도 많은 분들이 동해 바닷가에서 일출을 기다리고 계실 것이고, 서울의 공원 공원 마다 늘씬한 모델을 줄줄이 쫓아다니는 많은 아마추어 사진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독수리가 물고기 채가는 모습이라도 찍게 되면  뿌듯해지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는 많은 분들이 계십니다.

좋은 피사체를 찾는 일은 분명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한 노력의 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그 것은 종착역이 아니라 좋은 사진을 위한 지나쳐야 할 과정일 뿐입니다.

- 다음 시간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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