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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빨간 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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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9-01-01 00:00

즐거운 모임 자리에서 혼자만 기분 상해 돌아온 적이 있습니까? 자신은 마음이 상해 있는데 누구도 내 기분을 눈치채고 신경쓰기는커녕 오히려 더 즐겁게 떠들고 노는 걸 보며 더 마음상한 적이 있습니까? 친구에게 값비싼 선물을 보내놓고 잘 받았다는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는데 아무 소식이 없거나, 기다리고 기다리다 전화했다가 친구의 반응에 실망한 적이 있습니까?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사람이 신년모임을 한다고 사람들을 초대했다는데 오늘까지도 나한테는 아무 말 없어 마음 상한 적이 있습니까?

이 밖에도 일상 생활에서 마음상하는 일 들이 참 많습니다. 순간은 불쾌하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척 지나갈 수 있는 경미한 기분 상함에서, 상처가 너무 깊어서 며칠 동안 잠을 못 자거나, 끊임없이 복수와 응보를 궁리하게 만드는 경우까지 남모르게 혼자 속으로 폭풍이 훑고 지나갑니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경우 남들은 내가 왜 상처를 받았는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유만 모를 뿐 아니라 내가 상처를 받은 줄도 몰라, 얘기를 해 주면 “뭘 그런 것 갖고 그러냐”는 식으로 평가 절하 해 버릴 때가 많아 괜히 말해서 소심한 사람 된 것 같아 오히려 후회스러울 때도 많습니다.

상처를 받는다는 건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입니다. 다시 말해서, 상처 주는 일이나 말이 정해져 있지 않을 뿐 아니라, 똑 같은 상황에 놓여진다고 해서 모두 다 똑같이 상처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는 상처받음이 개인의 자존감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보통 예민하다고 말하는 사람들, 즉 평소 상처를 잘 받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존감이 쉽게 흔들리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상대방의 말투가 조금만 퉁명스러워도, 서운한 말 한마디, 눈초리, 단어 하나에도 상처를 받고, 상대가 하는 부정적인 얘기를 즉시 자신과 연관시켜 들으며, 작은 꼬투리만 있어도 마음을 닫고 무시당했다고 느끼며 괴로워하기 쉽습니다. 그 결과 피해의식이나 무력감에 빠지고 정체감이 흔들리며 자존감이 약화되어 더욱 예민해지게 됩니다.

상담을 하면서 상하고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심리치료에 깊이 들어가면, 사람마다 특별히 취약한 부분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상처받을 수 있고, 또한 쉽게 상처받는 주제가 몇 가지 정해져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사람은 누구에게나 남이 알지 못하는 자신만의 약점이나, 보이고 싶지 않은 단점,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모습이나 감추고 싶어하는 과거의 경험 등 약한 부분이 있습니다. 따라서 꼭꼭 감추어둔 비밀스럽고 부정적인 내용이 건드려질 때 과도하게 분노하거나 절망하기 쉽습니다. 예를 들면, 어린 시절 부모에게서 받지 못한 사랑과 인정을 갈구하는 청년이 여자친구가 약속시간에 조금만 늦게 와도 자신을 무시한다며 화를 내는 것과 같은 경우입니다. 굳이 어린 시절까지 짚어 내려가지 않아도 낮은 자존감, 또는 열등감은 언제나 사람을 취약하게 만들어 상처받기 쉽게 합니다. 외모가, 집안이, 학벌이 화제가 될 때 외모나 집안, 학벌에 열등감 있는 사람은 순간 몸이 굳어지고 자기를 겨냥한다고 느껴 화가 나거나 상처 받을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상처는 언제나 ‘받는’다는 것입니다. 인간 관계에서 상처는 언제나 ‘받는’ 쪽만 존재할 뿐입니다.

살아가면서 상처받음이 반복되는 곳에서 자신의 취약함/열등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상담을 하면서 상처받은 일들을 돌아보면 일정한 주제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열등감과 섞여 감정적으로 취약하게 만드는 그 주제들을 저는 마음의 ‘빨간 버튼’이라고 부릅니다. 왜냐하면 대문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반응, 즉 불이 들어오거나 소리가 나는 것처럼, 마음의 빨간 버튼이 눌러졌을 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감정에 불이 들어오면서 열등감을 자극하고 마음에 동요를 일으켜, 그 결과 속상하거나 화가 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빨간 버튼이 있다는 걸 모를 때는 갑자기 왜 속이 상한지, 섭섭한지, 화가 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자신은 피해자이며, 의도적이든 아니든 상대방이 자신을 화나게 만들었다고 믿기에 분노하거나 원망합니다. 그러나 일단 자신만 아는 특별히 예민한 부분, 즉 빨간 버튼을 인식하고 있어 불이 들어오는 걸 감지하게 되면 화가 나는 시점을 인식할 뿐 아니라 왜 화가 나는지도 알게 됩니다. 따라서 이유 없이 화내고 남을 원망하고, 피해의식과 복수심에 잠을 못 자는 일이 점점 줄어듭니다. 감정의 이유를 알기에 상처받는 일도 원망하는 일도 적어지며, 그 결과 자신의 감정에 대한 책임감을 갖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심리적으로 성숙해집니다.

인생에는 빨간 버튼이 참 많습니다. 학벌, 외모, 성격, 인정, 부모, 자녀, 형제, 실패, 버림받음, 어린 시절의 가난과 무시 등 그 무엇도 나만 아는 빨간 버튼일 수 있습니다.

당신의 빨간 버튼은 무엇입니까?

내 마음의 빨간 버튼을 찾아, 더 이상 원인 모를 감정에 휘둘려 상처받지 않는 행복한 2009년 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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