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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의원 우습게 보면 어찌되는지 알지?"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11-12 00:00

12일 국회 본청 108호실. 한쪽 벽면 전체가 동그란 손잡이 달린 커다란 비밀금고(기밀문서 보관용)로 설계돼 있는 이 방은 연락단장인 모 대령과 육·해·공군에서 나온 장교·사병 등 10여명이 일하고 있는 국방부의 국회 연락단 사무실이다. 국회는 지난 7일 박계동 사무총장 명의로 이 사무실(99㎡)을 14일까지 폐쇄해 달라는 공문을 국방부에 보냈다. 1963년부터 45년간 써오던 국방부 연락단 방을 빼라는 것이다.

국회 사무처는 국방위원회(위원장 김학송)의 요구가 있었고, 김형오 의장이 이를 받아들여 이런 조치가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국회 국방위는 연락단 철수를 요구한 이유로 첫째 연락단 자체가 법에 근거가 없는 조직이란 점, 둘째 국정감사 기간 중 이상희 국방장관의 불량한 답변 및 각종 현안에 대한 무성의를 꼽았다.

'각종 현안에 대한 무성의'가 뭐냐고 국방위 소속 의원들에게 물었더니, "연락단장 문제가 컸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 복수의 의원들이 "여야 3당 간사와 국방위원장이 대령인 연락단장의 장군 진급을 잘 봐달라고 부탁했는데 이 장관이 이를 묵살했다"고 전했다. 현재의 연락단장은 지난 국감 때 잠수함과 F15 전투기 시승, 독도 방문 등 국방위원들의 시찰 프로그램을 매끄럽게 진행해 의원들의 신임을 얻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장관은 지난달 말 장군진급 인사에서 단장을 진급시키기는커녕 보직을 교체하려고 하는 등, "국회를 무시"했다는 게 국방위원들의 주장이다.

한 국방위원은 "이 장관이 지난 4일 사전에 전화 한 통 없이 부하 직원 1명을 달랑 보내 연락단장 교체를 통보했고, 국방위원들이 여기에 감정이 많이 상했다"고 했다. 그래서 국방부에 본때를 보여주기로 여야가 모처럼 손을 잡은 모양이다. '초당적 협력'은 말로만 존재하지 현실에선 없는 것인 줄 알았는데, 의원님들의 심기를 건드리자 이처럼 손쉽게 이뤄진 것이다.


황대진·정치부 djhw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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