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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한 달 생활비, 도대체 얼마나 들까?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10-20 00:00

“천차만별 생활비, 그 평균을 찾아라”

밴쿠버에 사는 한인이라면, 본국의 이민 희망자 혹은 조기유학을 준비 중인 지인들로부터 생활비에 대한 질문을 한두 번 정도는 받아 보았을 것이다. 요즘처럼 환율이 불안정한 양상을 보이게 되면, 생활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더욱 증폭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거기선 한 달에 얼마면 먹고 사니?”라는 질문에 답한다는 건 꽤 까다로운 일일 수밖에 없다. 어떻게 보면, 명쾌하게 하나의 숫자를 제시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거나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다. 적어도 생활비에 한해서는 각종 통계 조사도 종종 가치를 잃는다.

생활비는 개개인의 성향, 라이프 스타일, 돈에 대한 가치 등에 따라 달라진다. 차가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과 8기통 이상의 차량만 선호하는 사람의 생활비가 같을 수는 없다. 이슬만 먹어도 살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돈의 가치와 고급 바에서 30년 이상 위스키만을 고집하는 사람의 돈의 가치가 다르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생활비에 대한 ‘일반화’를 시도하기도 한다. 서울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물가가 비싼 도시이고, 밴쿠버는 64번째,라는 것이 대표적 일반화 중 하나다. 하지만 이런 통계를 실제 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는 없다. 그저 ‘참고용’일 뿐이다. 지금부터 시작되는 생활비 이야기도 어디까지나 참고용이다.

 

6개월 전에 밴쿠버에 정착한 강모씨는 생활비에 대해서 단단한 오해를 하고 있었다.

“캐나다에서는 적게 벌어도 한국에서보다 훨씬 윤택하게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사교육비 고민도 훨씬 덜 할 테고, 술집에서 친구들과 노닥거릴 일도 없을 테니 유흥비 부담도 거의 없을 거라 생각한 거죠.”

강씨는 밴쿠버 생활 6개월 만에 자신의 생각이 꽤 순진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밴쿠버에도 사교육은 엄연히 존재했고, 한국에 비해 결코 싸지 않았다.

“오히려 비싼 것 같아요. 피아노 레슨이 한 시간에 50달러나 하니깐. 물론, 시간당 25달러 받는 사람도 있다고 하지만, 이것도 한국에 비하면 결코 싼 게 아니죠. 한국에는 한 달에 10만원 정도면 다닐 수 있는 피아노 학원이나 태권도 학원이 꽤 많거든요.”

아직 직장을 구하지 못한 새 이민자 강씨는 갈수록 줄어드는 통장 잔고를 보며 덜컥 겁이 났다. 아직까지는 총탄이 꽤 넉넉하다고 자위해 보지만, 탄창에서 총알이 빠지는 속도가 생각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도대체 한 달에 돈이 얼마나 빠져 나가는지 알아보기 위해, 강씨는 계산기를 두들겨 보기 시작했다.

 

렌트 비용, 얼마나 들까?

밴쿠버에서 렌트용 아파트를 구하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아파트 공실율이 1% 미만을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공실율은 “주택 가격이 아무리 하락하더라도, 렌트비는 꿈쩍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세간의 믿음이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실제로 렌트비는 매년 조금씩 오르는 추세다. 메트로 밴쿠버의 투베드 룸 아파트의 평균 렌트비는 이미 2005년에 1000달러를 넘겼다. 하지만 평균은 어디까지나 평균일 뿐, 지역에 따라 렌트비도 천차만별이다. 메트로 밴쿠버 내에서도, 투베드룸 아파트를 기준으로 한 달 렌트비는 800달러부터 3000달러 혹은 그 이상까지 다양하다.  

김씨는 현재 밴쿠버 웨스트 지역에 산다. 아내와 두 딸이 있는 그는 방 두 개짜리 아파트를 얻었다. 그가 매달 렌트 회사에 지불하는 돈은 1850달러다.

“렌트비는 1800달러인데, 주차장 이용료 50달러를 추가로 내야 해요. 밴쿠버에선 주차비도 따로 받더군요. 여하튼 치안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교육 여건도 좋다고 해서 밴쿠버 웨스트 지역을 초기 정착지로 삼았습니다. 저희 집 렌트비가 비싸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한 달 렌트비가 2500달러가 넘는 아파트들도 수두룩해요.”

김씨는 “지역에 대한 편견만 없다면 어느 정도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렌트비가 아깝다, 그렇다면 집을 살까?

강씨는 애초부터 집을 구입할 생각이 없었다. 밴쿠버 물정에 어두운 초기 이민자인데다, 집을 사기엔 경제 상황이 불안정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달 꼬박꼬박 없어지는 렌트비가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집에 대해 한두 가지 알아보기 시작했다.

“집을 구입하면 렌트비는 더 이상 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다른 쪽으로 돈이 빠질 것 같더군요.”

일단 난방요금과 수도요금이 걱정거리로 떠올랐다.

“아파트에 살게 되면, 따뜻한 물을 실컷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렌트비에 난방요금과 수도요금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집을 구입하게 되면 물세나 난방비를 걱정할 수밖에 없죠.”

한국에 비해 비교적 높은 보유세도 강씨가 주택 구입을 뒤로 미룬 이유다. 게다가 타운하우스나 주거용 아파트(콘도)를 구입할 경우에는 매달 관리비를 내야 하는데, 이것도 한국보다 비싼 듯 했다.

“몰기지로 하우스를 구입하게 되면, 유지비가 더 쏠쏠하게 들어간다고 들었어요. 매달 내야 하는 몰기지, 몰기지에 대한 생명보험, 화재 보험 등등까지,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하더군요.”

강씨는 당분간 주택 구입을 보류한 상태다. 장기적으로 보면 집을 사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만, 당장의 생활비를 생각하면 하우스 유지비가 만만치 않게 보이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굴릴 수밖에 없다

자동차는 한국에서나 밴쿠버에서나 똑같이 ‘돈 먹는 기계’로 통한다. 문제는 대중교통이 발달한 한국의 대도시와는 달리, 밴쿠버에서는 차량이 거의 필수품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생활비 속에 차량 유지비가 포함될 수밖에 없다. 강씨의 얘기를 들어보자.

“밴쿠버의 차 값은, 대중적인 차의 경우에는 한국에 비해 조금 비싸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고급 차량의 경우에는 훨씬 싸지요. 여기서는 분기별로 걷는 자동차세가 없어요. 그렇다고 해서 차량 유지비가 저렴한 건 아니지만요.”

BC주의 자동차 보험료는 한국에 비해 훨씬 비싸다. 무사고 경력증명서를 제출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지만, 매달 평균 200달러 정도는 보험료로 빠져 나간다.

“차량 감가상각비나 수리비 등을 매달 250달러로 잡으면, 보험료 포함 약 450달러 정도를 매달 차 한대 때문에 쓰게 되는 거죠.”

여기에 만만치 않은 기름값도 추가해야 한다. 한국에 비해 약 30% 가량 저렴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동거리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강씨는 기름값으로 매달 200달러 정도를 지출하고 있다. 

 

먹는 데는 얼마나 들까?

식비야 말로 평균치를 얘기하기 가장 곤란한 항목이다. 사람마다 먹는 취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외식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강씨는 한달 식비로 매달 700달러 가량을 지출하고 있었다.

“쌀이랑 고기, 그리고 일부 제철 과일만 빼곤 한국보다 먹거리가 비싼 것 같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나 빵 같은 건 한국에 비해 너무 비싸서, 처음에는 잘 사주지도 못했지요.”

이 밖에도 전기요금, 전화(휴대폰 제외), 케이블, 인터넷 사용료 등도 생활비에 빠질 수 없는 항목들이다.

“전기요금은 한국보다 싼 것 같습니다. 두 달에 한번 고지서가 날라오는데, 한달 평균 30달러 정도 나가는 것 같습니다. 집전화, 케이블, 인터넷 요금은 모두 합쳐 120달러 정도 됩니다.”   

 

정리하자면, 한 달 생활비는 얼마?

강씨의 경우에는 매달 ‘기본 생활비’로 3300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렌트비(1850달러)+차량유지비(650달러)+식비(700달러)+기타 세금(150달러)>

자녀 사교육비(각종 캠프나 레크레이션 센터 비용 포함)나 골프나 여행 경비, 외식비, 의류구입비 등은 제외한 생활비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강씨의 생활비는 ‘일반적인 것’이 아니다. 한달 2000달러로도 충분히 만족스런 생활을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생활비 2만 달러가 적다고 투덜거리는 사람도 물론 있을 수 있다.

참고로 BC주 통계상 1인당 최저 생계비(차량 유지비 제외)는 한 달 500달러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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