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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先) 입사, 후(後) 능력을 통한 경력 입증”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6-14 00:00

베이커리 자동화 기계 생산 기업‘Unifiller Systems Inc.’ 양수길 씨

◇ 공장 내 생산라인 앞에서 이 회사 공동대표 베노(Benno Bucher·사진 중앙)씨와 한국인 마케팅 담당자(사진 오른쪽)와 포즈를 취한 양수길씨.‘Unifiller Systems Inc.’는 베이커리 자동화 기계를 생산하는 캐나다 기업으로, 스위스계인 베노씨와 쿠노(Kuno Kurschner)씨, 스튜워트(Stewart Macpherson)씨가 공동으로 경영하고 있는 연 매출 200억원 내외의 튼실한 기업이다.

국내외 도합 30년 기계제작 관련 업계 경력을 가진 양수길(Mark Yang)씨는 전문업소용 조리 기기와 베이커리 데커레이션 자동화 시스템을 생산, 한국을 비롯, 러시아, 일본, 유럽, 남미, 독일, 프랑스 등 세계 3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연 매출 200억원 내외의 캐나다 기업‘Unifiller Systems Inc.’에서 4년째 일하고 있다. 입사 2년 만에 슈퍼바이저(supervisor) 및 엔지니어링 어드바이스 매니저가 된 그는, 전문기술을 가진 경력자들도 입사가 우선이며 그것은 곧 경력을 입증할 수 있는 첫 관문이라고 말한다.

■ 큰 기대를 버리고 무조건 일 시작

이민자들이 취업과 관련해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이 경력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전문성과 경력이 뛰어난 우리 이민자들에게는 오히려 화려한 경력이 취업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예가 많이 있다.
 “처음부터 근로조건, 급여, 직무, 동료와 상사들까지 내 마음에 ‘쏙’드는 직장은 없습니다. 정말 직업을 갖길 원한다면 희망하는 업종 어디서든 나를 채용 해주는 곳에서 무조건 일을 시작해서 그 기업을 통해 업종 흐름과 정보를 파악하고 내 마음에 드는 회사를 찾아 한 단계씩 높여 가는 디딤돌로 삼으세요.”
‘첫 직장이 100% 만족할 만한 곳이 되길 바라는 기대를 버리고 출발하라’고 말하는 양수길씨는, 모든 일에 선후(先後)가 있는 것처럼 출중한 능력을 지닌 경력자라 해도 이 나라에서 반드시 겪어야만 배울 수 있는 과정이 또 있다고 말한다.
특히 이민자들에겐 이 나라 기업이 가진 기업문화와 동료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스킬까지 초보자의 자세로 처음부터 배우라고 조언한다.

■ 선(先) 취업, 후(後) 경력 보여주기

공업계 고등학교 기계제작과를 졸업하고 선박 기관실 엔지니어로 해군에서 복무한 것을 비롯해 반도체 기계 제작 공장과 회사를 직접 운영하는 등 30년간 엔지니어로 잔뼈가 굵은 그도, 이민 초기 1년에 세 차례나 회사를 옮기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그때마다 이력서를 내고 인터뷰를 하면서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을 감수하며 그가 내린 결론은 ‘기업이 나의 경력을 처음부터 인정해 주길 원하지 말라’는 것. 이것은 재취업에 성공한 이민자들 대부분 공통적으로 꼽는 조건이기도 하다.
한국의 경력이 아닌 ‘캐나다에서 경력’을 요구하는 이 나라에서 특히 자기 분야의 전문성과 더불어 성실함과 책임감 강한 한국식 직장생활에 익숙해 있는 한인들이 능력으로 경력을 인정 받을 수 있는 길은 입사 후 다양한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따라서 원하는 업종의 첫 취업 관문을 뚫는 것이 급선무인 재취업 희망자들은 직급에 연연하지 말고 그 기업에서 가장 작은 일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세로 찾아보면 반드시 길이 보인다고 말한다.

■ 실직상태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

2001년 캐나다 밴쿠버로 이민을 오기 전 호주로 취업, 2년 동안 영어권에서 일을 했던  그는, “초보자 시절을 겪지 않은 경력자는 없다”며 한국에서의 경력이 오히려 취업에 방해를 받지 않도록 자세를 낮추는 것도 필요하다고. 이후 상승시켜 나가되 다음 취업처가 결정되기 이전까지 실직상태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 한 것도 안정된 취업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는 성실한 일면을 보여 줄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전문기술직이 부족한 이 나라에서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 기술직은 영어실력보다 전문성 우선

전문직에 속하는 기술을 가진 사람은 성별과 나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이 나라에서 취업이 대체로 쉬운 편. 구인 기업을 찾아 보는 것도 어렵지 않다.
구인 잡지와 온라인 구직 홈페이지를 통해 직업을 찾은 그는, 시청마다 설치 된 구인구직 프로그램을 이용하라고 권한다.
“그 기업의 생산제품과 수출 주요 상품을 보면서 기업 정보를 파악한 다음 이력서를 보내는 방법으로 찾았죠. 기술직은 당장 자리가 없는 곳에서도 최소한 이력서를 버리지는 않습니다.”
기술전문직 경력자의 취업은 영어능력과 인터뷰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 대신, 기계의 구조와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전문성이 필요하고 이 조건이 언어를 앞선다고 말한다.  

■ 입사 2년 만에 슈퍼바이저로 승진

기계제작 모든 과정이 자동화 시스템으로 되어 있는 그의 회사 직원은 모두 80명.
숫자상으로는 한화로 연 200억 내외 매출을 올리는 탄탄한 기업의 직원 수로는 많지 않은 편. 현재 양씨를 비롯한 6명의 한국인이 일을 하고 있다. 대부분 그의 소개와 추천으로 입사하게 된 사람들이다. 입사 초기 유일한 한국인이었던 양씨가 이후 자리가 생길 때마다 한인들을 추천해 동료들로부터 약간의 불만과 마찰이 있었지만, ‘한국인들은 성실하고 책임감 강한 사람, 동료들과 친밀하게 지내면서 예의가 바른 사람’으로 인식되면서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입사 2년 만에 슈퍼바이저(supervisor) 가 된 그는 영어에 한번 주눅든 이민자들이 다시 캐나다 내에서 쌓은 경력 앞에 도전을 포기하고 자영업으로 눈길을 돌리는 걸 안타까워하며, “한국에서 쌓은 경력은 이 나라 기업에서도 최고의 능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며 기술직 경력자들의 우선 취업을 강조했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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