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 받고 성공한 인물들이 자서전을 낼 때마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 배운 지혜는 어머니를 통해서 였다’고 말하는 것을 봅니다. 훌륭한 인물 뒤에는 반드시 자녀를 사랑으로 키워낸 훌륭한 어머니가 있습니다. 그러나 자식이 큰 인물이 되지 않았다고 그 어머니가 보잘 것 없는 사람은 아닙니다. 세상 모든 어머니는 훌륭한 분들이죠.”
3월25일 창단 모임을 앞두고 있는 ‘퀴리아 어머니 합창단’은 히브리어로 ‘귀한 여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모임을 앞두고 만난 지휘자 한격미(사진)씨의 말이다.
‘퀴리아 어머니 합창단’은 이민 후 헌신적으로 자녀들을 키워 훌륭하게 성장시킨 주부들이 유행가, 가곡, 아리아를 부르며 자연스럽게 갱년기 우울증 및 존재감 상실로 인한 허무감 등을 잘 극복하고자 모인 어머니들의 노래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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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를 좋아하는 어머니들이 많이 오셔서 노래를 부르며 갱년기와 우울증을 이겨내자고 말한다. 사진은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무대에서 노래를 하고 있는 퀴리아 어머니 합창단원들의 모습. |
합창단 지휘를 맡고 있는 한격미씨는 청주대, 대학원 성악과 출신으로 청주연합성가대 지휘와 이태리 로마에서 ‘아름다운 한국의 노래’를 발표해 한류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던 성악가. 음악으로 우울증과 강박증 등을 치료하는 뮤직테라피이기도 하다.
“어머니가 건강해야 아이가 강인하게 자랄 수 있으며 가정이 행복해 진다”고 단언하는 그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회원들과 함께 소규모 발표회 무대도 가졌다. 발표회가 끝난 뒤 엄마사랑의 가치를 알지 못하던 어린 자녀가 엄마의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난 후, 귀찮게만 생각했던 엄마의 사랑을 다시 생각하며 뉘우치는 걸 보고 더욱 창단을 서둘렀다.
한씨는 “우리 한국 어머니들은 자식을 키우는 동안 ‘나’ 내가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오직 자식만 바라보며 살다가 어느 날 문득 껍데기만 남은 것 같은 허무함에 힘들어한다”며, “자식이 잘 되는 것만 꼭 엄마의 행복이 아니라 엄마 스스로 자존감을 가질 만한 즐거움을 찾아서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것이 곧 자녀들로부터 존중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어머니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는 것. 특히 이민 후 자식에게 ‘올인’하며 살았던 어머니들은 지극히 캐네디언에 가까운 사람으로 성장한 자녀들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해 우울증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경우 노래치료를 통해 치유할 수 있다고 말한다.
“노래를 좋아하는 어머니라면 누구나 환영합니다. 노래를 못해도 괜찮습니다. 기초만 다지면 누구든 노래를 잘 할 수 있고, 우리의 목적은 노래를 잘 하는 것보다 노래를 부름으로써 우리 스스로 밝고 즐겁게 살아가고자 하는 것이니까요”
‘퀴리아 어머니 합창단’은 오는 3월25일 포트무디 아트센터에서 첫 모임을 가질 계획. 이 모임을 시작으로 매주 1회 정기 연습과 5월 가정의 달, 크리스마스 등 연 1~2회 발표회도 가질 예정이다. 또한 어머니 합창단이 자리를 잡으면 앞으로 부부가 함께 노래를 부르는 부부합창단도 생각하고 있다.
“모임에 가입해 연습에 참여 하는 것만으로도 매주 콘서트를 여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총무 노미숙씨는 서로 협력하여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내는 합창을 “교만한 마음과 독선적인 마음을 가라앉히는 목소리의 오케스트라”라고 말하며 어머니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문의 ☎(778) 888-8103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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