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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판 위의 외인구단 ‘미르’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8-01 00:00

우리모임 / 아이스하키 동호회 ‘미르’

“퍽! 팡!”
1분만 서 있으면 어깨에 닿는 옷깃의 차가움이 한기를 느끼게 하고, 발이 동동 굴러질 정도로 차가운 실내는 방금 전까지 뜨거운 햇살에 팔이 빨갛게 익을까 걱정하며 걸어 왔던 게 무색하다. 구경꾼이 그렇게 한기를 느끼는 아이스링크에서 선수들은 빙판을 녹일 듯 바람처럼 달리며 스틱 끝에 불꽃이 튀고 있다. 모두 가족들과 동호회 회원인 듯한 관람석 구경꾼들도 코끝이 발그레하다.



“춥긴요. 얼음판 위에서 몇 분만 뛰면 여름이고 겨울이고 등에서 땀이 줄줄 흐르죠. 사람이 만들어낸 놀이 가운데 가장 신나고 스릴 넘치는 스포츠가 아닐까요?”


밴쿠버 아이스하키 동호회 ‘미르’를 결성하고 만든 사람은 서울 광운대학교 아이스하키팀 선수출신 박현일씨. 아이스하키 선수라면 우선 과격한 몸싸움에서도 이겨낼 몸집이 크고 남성적인 모습을 떠올리게 되지만, ‘미르’팀 코치 겸 성인 ‘미르’팀 선수 박씨는 뜻밖에 동안(童顔)의 미소년처럼 고운 얼굴이다.


“그건 아이스하키를 잘 몰라서 하는 말이에요. 20kg짜리 보호장구를 착용하니까 몸집이 커 보이고, 선수들도 그게 얼마나 안전한 지 알기 때문에 몸을 사리지 않고 뛰고 구르니까 거칠어 보이긴 해도 생각만큼 부상을 당하거나 과격하진 않아요. 규칙도 엄격해서 축구보다 위험도가 낮은 운동이죠.”


박진감 넘치는 스릴 만점의 아이스하키를 모르는 한국 사람은 거의 없지만, 제대로 아는 사람 또한 거의 없었다. ‘미르’가 생기기 전까지 한인 유학생들과 교민들이 밴쿠버에서 아이스하키를 즐기려면 캐네디언 팀에 합류했었고, 이를 아쉬워하던 박씨가 한인 팀을 만든 것이 5년 전. 성인 미르팀은 20대 회사원부터 40대의 직장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회원은 50여명. 회원들은 모두 어지간히 아이스하키를 좋아하는 ‘아이스 맨’들이다. 매주 토요일 저녁 10시부터 시작되는 경기에는 평균 30여명이 스틱을 들고 달려 온다. 


“차가운 얼음판에서 즐기는 아이스하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가슴은 무지 뜨겁습니다. 모두가 직장인이고 바쁘지만 주말에는 꼭 얼음 판에서 한판 뒹굴어야 피로가 풀리는 사람들이죠.”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아이스하키는 외국 유학생들이나 부유층의 특별한 계층이 즐기는 스포츠라는 인식이 많았다. 그러던 것이 자녀들의 조기유학과 어학연수를 염두에 둔 부모들이 외국의 스포츠 문화에 가장 빨리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요즘은 아이스하키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고 대중화 되기에 이르렀다. 


“이 나라 어린이들은 걸음마를 시작하면 하키를 배우죠. 그러니 조기유학 온 우리 아이들이 그때 아이스하키를 배워서 또래 집단에 합류하려고 하면 이미 늦었어요. 스포츠는 체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열심히 하고 싶어도, 시간이 필요한 것이라 안타깝더라구요. 어른들도 전신 운동으로 아이스하키를 하면 스트레스를 날리는 데 최곱니다.”


외국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자녀와 정서적인 차이로 생길 수 있는 갈등 해소에도 아이스하키 만한 스포츠가 없다는 것이 그의 말. 실제 동호회에는 부자(父子)가 함께 운동하는 경우도 있다.   


“스케이트를 잘 타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괜찮습니다. 주말마다 빠지지 않고 6개월쯤이면 퍽을 이리저리 몰고 다니며 자유롭게 아이스링크를 누빌 수 있게 되실 겁니다. 겁내지 마시고 많이 나오세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으로 구성된 어린이 미르팀은 선수출신의 캐네디언 코치와 함께 지도를 하고, 직장인으로 구성된 성인 팀에서는 박현일씨가 선수를 겸해 코치를 맡고 있다.


문의  ☎ (604) 338-5507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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