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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화는 취미 아닌 구도와 고행의 길”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7-11 00:00

이 사람 / 밴쿠버 서광사 방문한 통도사 동원스님

“법당은 껍데기요, 그 안에 모신 불상과 탱화가 본질” 이라는 탱화는 불교에서 불상(佛像) 다음으로 존귀하게 여겨지는 경전과 같다. 후불탱화(後佛幀畵)와 신중탱화(神衆幀畵)는 불상을 모신 사찰 어디서나 볼 수 있다.

밴쿠버 서광사 대법당에도 중앙에 커다란 불좌상(佛坐像)이 있고, 좌우 보살입상(菩薩立像)이 배치된 뒤편으로 후불탱화가 조성되어 있다. 우리나라 불교 탱화에 있어서 최고로 평가 받고 있는 동원스님의 작품이다.

8일 서광사에서 열린 백중기도법회에서 설법하고 있는 동원스님. 뒤로 보이는 후불탱화는 동원스님의 작품이다.

그의 작품으로는 시애틀 서미사와 통도사에 400평 규모의 설법보좌와 같은 대작이 있으며 샌프란시스코 박물관에 기증된 ‘단청 병풍’은 엽서로 제작되어 세계인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탱화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이제 조금 했지요.”

서광사에 머물고 있는 동원스님은 무구한 세월 속에서 탱화를 그린 기간 40년은 ‘짧다’고 말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으므로 서두를 것도 급할 것도 길고 짧은 것도 없다’는 것. 이번 서광사 방문 길은 서울 견지동 조계사에 설치할 가로 8m, 세로 5m 3000불 탱화 작업을 앞두고, 밴쿠버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심신을 단련하기 위해서다.

“록키 산맥은 천기, 지기, 인기 가운데 마음을 다듬고 명상과 사색하기 좋은 지기를 가지고 있지요. 탱화는 몇 년에 걸쳐 작업하는 대작이 대부분이지만, 특히 이번 조계사의 작품은 40여명의 제자와 수행자들이 매달려 앞으로 3년에 걸쳐 작업해야 할 대작 중에 대작이지요. 마음을 맑게 하고 기도하면서 건강도 단련해야 좋은 작품으로 마칠 수 있지요.”

열 여덟 살 되던 해 ‘하룻밤 묵어 가려고’ 들렀던 통도사에서 출가를 한 어느 날, 우연히 관음도를 보고 펜촉으로 그린 작품이 주지스님의 눈에 띄어 인간문화재 48호 혜각스님 앞에 데리고 가 공부를 시작한 것이 40년 전 일이다.

어린 시절부터 속박과 구속을 싫어하고 그림을 좋아했던 스님은 사람들이 “스님이 팔자 좋게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구도자에게 탱화는 고행(苦行)이자 구도(求道)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탱화는 진리의 표상입니다. 지혜와 사랑을 그림으로 나타내기란 불가능하지요. 부처님의 사바세계의 가르침, 한량없는 마음 씀을 보살을 통해 표현해내는 것이 탱화이지요. 미술로 단순히 말하기보다 제게는 혼을 쏟아 마음을 합친 탱화작업은 고행이자 구도의 길이지요.”

탱화를 그리던 10년 전 중국 항주 중앙미술학교로 유학을 떠난 스님은 수묵화와 화조, 산수화, 인물화, 사군자를 공부했다. 이때 항주 중앙미술학교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정규 졸업식을 통해 졸업장을 받은 첫 한국인으로 학교측에서 성대한 파티를 열기도 했던 것으로 짐작해서, 미술에는 다방면에서 우수한 잠재된 재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탱화작업에만 매달려 전국 유명 사찰 여러 곳에서 동원스님의 탱화를 만날 수 있다. 

탱화만 그려온 지 40년이 지난 지금도 붓을 들면 언제나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 점 하나 눈썹 하나를 그리는데도 마음이 떨린다는 스님은, 처음 그린 탱화를 바라보면 지금보다 안목이 짧고 정신세계의 폭이 좁았던 작품들에 한없이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인간은 사랑이든 부귀든 모든 것이 영원하기를 간절히 염원하지만 아무것에도 집착하고 욕심을 낼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탱화를 그릴 때 모든 마음을 비우고 오직 조성하는 탱화가 부디 불자들이 저마다의 소원을 가지고 참배를 할 때, 모두가 정신적인 편안함을 얻고 해탈하기를 기원하면서 그리지요.”

우란분절(節盂蘭盆) 백중입재에서 인생을 무상, 무념이라 설법한 동원스님은 그래서 스님이 거주하고 있는 통도사 사명암의 이름을 ‘무작정 (無作亭)’이라고 편액을 내걸었다. 

이번 조계사 탱화가 완성되는 3년 후쯤에 세계를 돌며 탱화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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