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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최초 창업에서 세상을 배웠습니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5-05 00:00

밴쿠버 창업성공 가이드-3 정영심씨 코퀴틀람센터 Bay백화점내 '로즈 코스메틱'

◇ 환한 얼굴은 정영심씨의 트레이드 마크. 전문적인 제품 지식이 어려울 때도 감추지 않고 미안하다는 말로 솔직하게 말하며 활짝 웃으면, 고객들은 오히려 그녀가 미안해 할 것을 염려한다. 

오랜 기간 조직 생활에만 전념한 직장인들의 창업은 사회 전반적인 경험자들의 창업에 실패율이 높은 편. 그에 못지 않게 자녀교육과 가정에 충실한 전업주부들의 창업환경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외부 정보를 받아들이는 속도와 무엇보다 그 업종의 전문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기획력 부족으로 체계적인 마케팅에 취약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창업에 성공한 전업주부 사장들은 창업 후 6개월이 고비라고 말한다.

◆매출 확인 직접 하지 않은 첫 번째 어려움

‘로즈 코스메틱’은 헝가리의 유서 깊은 천연화장품 전문기업 ‘에미넨스(Eminence)’의 제품과 미국의 ‘드말로지카(Dermalogica)’, 프랑스 파리의 등 세계유명브랜드 화장품을 판매하고, 직접 맛사지 서비스도 하고 있는 스파전문제품 숍.

미국 LA에서 10년간 거주한 정영심씨는 8년전 밴쿠버로 이주했다. 전업주부로만 살아오던 정씨는 갱년기 우울증을 이겨내기 위해 지난해 12월 코퀴틀람 센터 내에 ‘로즈 코스메틱’을 오픈하고 생애최초의 창업 대열에 뛰어들었다.

갱년기 우울증으로 몹시 힘들어 하던 정씨가 우연히 신문에 난 광고를 보고, 상업용 전문 부동산 전문가로 알려진 리얼터를 통해 이 가게를 인수하게 된 것. 하지만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 매매대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부터 겪은 어려움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힘들었다. 수익도 제대도 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매출확인을 해보지 않은 게 가장 첫 번째 실수였죠. 태어나서 처음 세상에 나왔으니 사람들 말을 더 열심히 듣고 믿게 되더군요. 일정기간 함께 일하며 가게 전반적인 운영상태와 매출 파악을 직접 확인해보지 않은 것이 잘못이었죠.”

수익에 대해서 확인이 전혀 없었던 아니다. 이전 주인의 통장입금액을 확인하는 것만으로 끝낸 것이 불찰이었다. 수익률로 제시한 통장의 매월 입금 금액은 월 수익의 50%인 카드 수입금이며, 나머지 50%는 현금고객이란 말만 믿고 덜컥 계약을 했던 것. 계약에 있어서 문서로 작성되지 않은 말로 이루어진 모든 내용은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었다.

◆계약관련 모든 대화는 꼼꼼히 기록할 것

“가게를 하시려는 주부는, 계약과 관련한 모든 대화를 녹음하거나 메모를 해서 중요한 내용은 계약서 이외 사인을 받아두세요.”

초보자인 정씨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그 업종의 유통과정을 파악하지 못한 재고관리를 하지 못한 것이었다. 화장품은 본사와 계약에 의해 위탁 판매되는 것과 일정 매출을 내지 못하면 언제라도 계약조건은 백지화 되며, 철수된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

정씨가 인수 하기 전 이미 일정 매출을 이행하지 못한 일부 브랜드 철수가 결정되어 있었지만 그걸 파악하지 못했던 것. 한 회사의 제품만 남기고 썰렁한 매장은 문을 열었어도 당장 판매할 제품이 없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가뜩이나 어려운 가운데 ‘실수’라며 전 주인은 전화마저 끊어버려 개점 휴업상태가 되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았다. ‘나도 잘 할 수 있다’ 라는 마음으로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며,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며 백방으로 뛰어 다녔다. 당시 누굴 원망하고 따지며 싸움을 할 정신적 여유조차 없었다고 한다. 그렇게 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더 많았다는 이야기다.

SFU를 다니는 대학생 딸과 스파 쇼를 찾아 다니며 업계 동향을 파악하고, 밴쿠버 스파 전문제품 쇼에서 사람이 먹어도 인체에 전혀 무해한 천연화장품 ‘에미넨스’를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전화를 되살리고 재고가 없던 가게에 물건을 채워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걸린 그 기간 동안, 정씨는 마흔 중반을 살아온 날들의 어려움을 합쳐도 모자랄 지경이라고. 게다가 기술전수와 영업노하우 전수는 어떤 업종에서든 매매에서 필수조건. 그러나 이마저 흐지부지 끝낸 상태에서 기술터득을 해야 하는 어려움까지 겹쳤다.

“두 달 동안 몸무게가 20파운드가 빠졌어요. 사람 말만 믿지 말고 꼼꼼하게 재고 파악한 다음, 계약 전, 후의 이행 사항을 체크 하고 결정하라는 남편 말을 새겨듣지 않은 걸 후회했을 때는 이미 늦었어요.”
 
◆유통과정 파악 못한 재고파악 실수는 최악

정씨는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3기 졸업생으로 대한항공에서 근무했다. 결혼 후 미국 LA에서 10년 동안 거주한 후 밴쿠버로 온 것은 8년 전. 덕분에 제품 섭외를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영어 능력이 있었던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었다. 

200 스퀘어 이 숍을 인수하고 창업하는데 들어간 비용은 지난 영업자에게 지불한 돈 3만달러. 한달 1800달러의 임대료를 내고 있다. 이밖에 제품 구입하고 부족한 시설을 보완하며 들어간 돈이 약 3000달러, 총 3만3000달러가 창업비용이었던 셈이다. 

“문을 열고 나서, 임대료 내기도 어렵다는 사실을 알았죠. 우울증 때문에 시작한 일인데 돈도 돈이지만 사람이 그리웠습니다. 그대로 기다리고 있을 수 만은 없더라구요.”

가게 입구에 ‘맛사지 50% 할인’간판을 세웠다.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생각해 낸 고육지책이 그녀를 살려냈다. 캐네디언들이 기웃거리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고객이 아닌 친구로 웬만한 작은 서비스는 일일이 요금을 요구하지 않는 정씨의 진실이 서서히 고객들 사이에 소문이 났다. 고객들과 소통하기 시작하자 매출은 금세 늘어났다. 

“그들의 사는 모습에서 처음으로 내 삶을 돌아 보게 되더군요. 그리고 남편의 노고가 고마워지면서 위만 바라보고 불만스러워한 내 모습이 부끄러워졌어요. 세탁이든 청소부든 내게 주어진 일이 있다는 걸 감사하고, 그 일을 통해 힘든 것이 아니라 인생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세상을 보게 되었죠. 그 친구들에게 갱년기 우울증이 어디 있어요.”

5월16일이면 가게 문을 연 지 꼭 5개월째. 손님을 친구로 생각하며 항상 웃으며 맞이하는 정씨를 고객들도 친구로 생각한다. 그 친구에 친구들로 가게가 복닥거리면서 지난 달부터 3천불 가량 수익을 낼 만큼 매출도 흑자로 돌아섰다.

최근에는 “왜 이제서야 널 만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면서 그녀의 정성과 실력을 인정해 주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보람을 느낄 만큼 평온을 되찾았다.

창업 뒤 정씨는 개인 생활을 거의 포기했다. 손님들과 만나서 지내는 시간이 행복해서다. 전업주부창업자들에게 "처음부터 돈 생각을 잊고, 일을 즐기라”며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 준 정영심씨.  “고생은 아무리 말해도 부족하지 않다”는 말로 자신이 겪은 불과 얼 마전 호된 고통을 이야기 하면서도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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