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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와 빅토리아에 태권도를 알리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5-02 00:00

태권도로 제자 400명 거느린 대학생 태권 사범 김태욱군

9학년 입학 무렵, 동생 도욱군(왼쪽)과 빅토리아에 있는 고등학교로 유학을 온 형제. 현재 UBC 같은 학년, 같은 학과에서 공부하고 있다. 동생 도욱군도 피아노를 독학으로 익힐 만큼 다방면에 소질이 있고 성격이 활달해 형 못지 않은 재능으로 학교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태권도 통해 긍정적 태도 배워”

“차렷! 경례! 품세 준비~~!”
“얏~”
밴쿠버 웨스트 케리스데일 커뮤니티 센터. 우렁찬 우리말 구령을 신통하게 알아듣고 대련할 상대와 정중하게 인사를 나눈 다음 품세 동작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은 캐네디언, 스페인, 인도, 중국, 일본 등 다국적 어린이들. 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사범 김태욱군의 모습이 의젓하고 당당해 보여 뿌듯함마저 생긴다.

UBC 사이언스학과 2학년에 재학중인 김태욱군이 태권도를 시작하게 된 것은 부산의 초등학교 2학년 시절. 어렸을 적 남자답게 키우고 싶었던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처음 태권도장을 찾은 것이 인연이 되어 배우게 된 태권도는 초등학교 때 초단을 취득할 정도로 탄탄한 기본기를 마스터했다. 그러나 상급학교로 진학하면서 공부라는 숙명 앞에 태권도와 한 동안 멀어지게 됐다. 이후 캐나다 빅토리아로 유학을 와서 다시 수련을 시작했다. 

동생 도욱군과 함께 빅토리아 시내에서도 1시간 가량 떨어진 시골마을의 각각 다른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했다. 형제가 각각 다른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하게 된 데는,  외국인 가정에서 모든 것을 스스로 헤쳐나갈 자립심을 길러주기 위한 부모님의 뜻에 따른 것. 대신 학교는 같은 학년 같은 반에서 공부를 하며, 영어공부와 함께 친구를 사귀기 위해 빅토리아에서 유일하게 있던 세계태권도연맹 소속의 ‘ITF’ 태권도 도장을 찾았다.

“태권도는 월드태권도 연맹인 ‘WTF’와 세계태권도연맹 ‘ITS’가 있는데, 한국은 올림픽종목으로 채택된 WTF태권도인 반면, 빅토리아는 무도적 성격이 강한 ITF 태권도를 하더군요.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해도 같은 태권도죠.”

타고난 성실함과 긍정적인 성격

4남매 가운데 맏아들인 김군을 독립적이고 강하게 키우려고 노력한 그의 아버지는, 형제를 각각 다른 집에 홈스테이를 시키는 등 독특한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데 긍정적인 성실함을 이길 무기는 없다’는 것을 아들에게 일찌감치 깨닫게 했다. 여기에 타고난 리더십으로 영어도 완벽하지 않은 외국유학생 신분으로 학교내 태권도 모임을 만들어 세계 각국 학생들에게 우리 태권도를 가르치는 리더로 당당하게 설 수 있었다. 학교에서는 이 자그마한 ‘대단한 한국 학생’ 김태욱 사범에게 배우기 위해 학생들이 줄을 섰고 400명에 이르렀다.

학교 행사에서도 태권도 시범은 빠지지 않는 공식 일정으로 잡혔다. 마침 이때 한국에서 밴쿠버를 방문한 김군 부모는 아들의 시범장면을 보고 ‘코끝이 찡했다’고 한다. 부모가 아니라 해도 학교 교사들과 학부모, 수 백 명 외국인 학생들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태권도 시범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우리 한국학생의 모습을 본다면, 누구라도 가슴 벅찬 자긍심과 진한 감동을 느꼈을 듯 하다.

태권도를 통해 언어소통의 어려움과 친구를 모두 얻는 ‘일전쌍조(一箭雙雕)’의 효과를 거두며, 외롭고 힘든 유학생활을 잘 극복하고 훌륭하게 성장한 김군의 장래희망은 의사나 회계사. 수학과목에서는 A학점 이외 받아 본 적이 없을 만큼 특히 우수한 편인 김군이 이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이과적인 성향과 더불어 해부학과 같은 전문적인 깊이의 공부를 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해서라고.

케리스데일 커뮤니티센터 사범으로 350명 지도

"흔히 태권도 하면 대련과 같은 스포츠 경기를 떠올리지만, 태권도는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한 격투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스스로 마음을 닦는 무도(武道)라고 배웠고, 저도 그렇게 생각하죠. 태권도는 처음 배울 때 품세나 발차기가 아니라 기본 예절 교육부터 받거든요."

김군은 밴쿠버 UBC로 진학한 후에도 태권도로 심신을 수련하기 위해 밴쿠버 웨스트 케리스 데일 커뮤니티 센터를 찾았다. 이곳에서 또 다시 성실함과 실력을 인정받아 350명의 외국인들을 가르치는 사범으로 나가고 있다. 수업이 끝난 저녁 세시간 가량 태권도를 가르치고 보수는 1000달러. 그 돈과 용돈까지 한 푼도 쓰지 않고 여러 개의 통장에 분산해 저축하고 있다.

“빅토리아에 있을 때 관장님이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태권도가 좋아서 도장을 차리셨는데 6만달러가 들었대요. 저도 의사나 회계사가 되더라도 태권도를 계속하고 싶어서 앞으로 대학을 졸업하는 6년 후쯤 태권도장을 차릴 종자돈을 모으고 있는 중입니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스스로의 미래를 책임질 줄 알고 준비하는 김군이 현재 보유한 유 단수는 2단. 커뮤니티센터 이란인 마스터로부터 실제 3단을 능가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지만, 승단 심사비가 비싼 이곳 대신 곧 방학을 이용해 서울의 국기원에서 사범연수를 받을 겸 승단 심사를 받고 올 예정이다.

“태권도는 힘든 일이 있어도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하고, 쉽게 흥분하거나 화내지도 않게 되어, 집중력이 높아져 공부에도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그가 가장 좋아하는 태권도 선수는 2004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문대성 선수. 태권도 경기가 선제공격보다 역습으로 득점을 얻어내는 수비 위주 스포츠가 되어 아쉬웠는데, 아테네 올림픽에서 보여 준 문대성 선수의 화려한 플레이가 그를 매료시켰다고 한다.

캐나다에서 어떤 상황 앞에서도 당당하게 헤쳐나갈 자신감을 갖춘 우리 한인 학생을 만나는 일은, 반가움 그 이상의 뿌듯함이 있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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