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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자, 밴쿠버의 색깔은 겨울에도 초록이기에”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6-01-07 10:53

이번주 볼거리&놀거리 75_번슨레이크트레일 산행기
밴쿠버의 색깔은 겨울에도 초록이다. 숲과 이를 비추는 호수가 공존하고 있어서다. 덕분에 밴쿠버에 뿌린 내린 사람들은 물의 향기를 맡으며 나무가 낸 길을 걸을 수 있는 특권을 누린다. 번슨레이크(Buntzen Lake)도 자연의 특혜가 거래되는 여러 은밀한 장소 중 하나다.







포트무디의 옆 마을 앤모어가 품은 이 호수에 다가서기 전, 사람들은 길 양쪽에 도열한 나무들로부터 황송한 수준의 환영 인사를 받게 된다. 잠깐의 추위를 견딜 수 있다면 차창을 살짝 내리는 것만으로도 고목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처음으로 마주한 번슨레이크는 저절로 연애 걸고 싶은 만큼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 곳의 산행로와 몸을 섞기 전엔 그 매력을 다 알았다고 하기 어렵다. 호수를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강아지 전용 놀이터가 나오고, 여기를 통과하면 <이번주 볼거리&놀거리>가 인도할 번슨레이크트레일를 자연스레 접하게 된다.

번슨레이크트레일은 호수를 둘러싼 숲길이다. 걷는 내내 호수를 감상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숲의 겉모습과 속내가 얼마나 다른지 느낄 수 있어 좋다.

평탄한 산책길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번슨레이크트레일은 그닥 친절하지 않을 수 있다. 오르막길이 제법 많아서다. 완주하는데 대략 세 시간 넘게 걸리는데, 이 점도 누군가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겠다. 하지만 땀 흘린 사람만이 보고, 느끼고, 즐길 수 있다는 걸 우리는 번슨레이크트레일을 걸으며 또 한번 배우게 된다.

길에 들어선 지 한 시간 정도 지나면 벌써 호수의 맞은편이다. 이 곳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있다. 도시락을 먹어도 좋고, 호수의 모습을 자신의 휴대폰에 저장해 놓아도 좋다. 확실한 건 공들이지 않고 준비한 음식도 호숫가 벤치에 앉아 먹게 되면 유독 달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다음 걷게 될 길은 처음 코스와 비교해 심심하고 거칠다. 호수는 보이지 않는데다 오르막길의 경사는 더욱 심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를 참아낸 보답은 충분하다. 길 거의 막바지에 번슨레이크 속 숨은 호수를 보게 되고, 영화 겨울왕국(Frozen)의 한 장면과 맞닥뜨리게 된다. 나무 가지가지에 맺힌 이슬이 그대로 얼어붙어 만들어낸 풍경이다. 이 절정을 지나면 차를 세워 두었던 주차장이 나온다.

번슨레이크트레일을 걸을 때 대단한 장비는 필요 없다. 그래도 운동화 대신 등산화가 산행에는 더 좋겠다. 전문가들은 “등산화 구입 시에는 발목 위까지 올라오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상 방지를 위해서다. 번슨레이크트레일에서도 조난 사고가 보고된 적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것. 이정표의 안내에 따라 겸손하게 걷자.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물이나 초콜렛 등을 챙겨가는 것은 상식이다. 


찾아가는 길_포트무디 아이오코로드 북쪽 방향은 자연스레 헤리티지마운튼블루바드와 이어진다. 이 길을 타고 데이비드애비뉴에서 우회전, 잠시 후 포레스트파크웨이에서 좌회전 하면 번슨레이크 공원 표지판이 나온다. 네비게이션 입력어는 번슨레이크(Buntzen Lake).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우리 동네 이벤트>


“스키타러 가는 길에 생각난다면…”
위슬러윈터아티잔마켓, 위슬러
올해 4월 2일까지 매주 토요일 위슬러윈터아티잔마켓(Whistler Winter Artisan Market)이 선다. 장소는 웨스틴 리조트앤스파(Westin Resort & Spa). 시장에서는 장인들이 직접 만든 보석, 도자기, 의상 등이 선보인다. 개장 시간은 정오부터 오후 6시. 토요일마다 열리는 장이다. 4090 Whistler Way. Whistler. 


“우리의 지구 함께 지켜요”
써리뮤지엄 키즈갤러리, 써리
써리 박물관 내에 키즈갤러리(Kids Gallery)가 꾸며졌다. 이름 그대로 아이들을 위한 미술 공간이다. 박물관 측에 따르면 아이들은 이곳에서 미술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도 있고 친환경 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기후 변화, 탄소 발자국, 에너지 보존에 대한 개념을 익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7710 56A Ave. Surrey.


가장 차갑고, 가장 즐거운 매력
랍스광장무료스케이팅, 밴쿠버
랍슨광장 스케이트장이 모든 세대에게 무료로 개방된다. 기간은 올해 2월 28일까지다. 밴쿠버 다운타운의 중심에서 야간 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매력. 스케이트 등 장비가 없는 경우 현장에서 바로 빌릴 수 있다. 대여료는 4달러이며 현금만 받는다. 운영 시간은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오전 9시에서 오후 9시, 금요일과 토요일은 오후 11시까지다.800 Robson St. Vancouver.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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