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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c 방문한 소설가 최인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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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2-01-01 00:00

ubc 방문한 소설가 최인호씨


"나는 작가, 그래서 난 해피하다"




본국 국제교류진흥회가 후원하는 한국 문학 낭독회가 10월 18일 저녁7시 ubc 최빌딩에서 열렸다. ubc한국어학과가 주관한 이번 낭독회에는
본국 소설가 최인호씨와 오정희씨가 초대됐다. 최인호씨는 이날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깊고 푸른밤'을, 오정희씨는 단편소설 '순례자의 길'을
낭독했다.

ubc 한국어학과 학생과 교민 등 50여명이 참석한 이날 낭독회는 두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읽은 후 ubc 한국어학교 풀톤 부교수가 영어 번역문을 낭독했으며 작가과의 대화 시간이 이어졌다. 이날 최인호씨가 청중들에게 털어놓은 작가로 살아온 느낌과 작품 세계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작년에 이어 밴쿠버에 두번째 방문했는데.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다. ubc는 북미 지역에서 한국 문학에 대한 연구가 가장 활성화된 곳이다. 이런 행사가 한국 문학에 대한 강한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오늘 낭독한 '깊고 푸른밤'의 집필 동기는?

"글을 쓰는 일에 넌덜머리가 났던 때였다. 도망치다시피 미국으로 건너가 6개월동안 미친듯이 차를 몰고 1번 고속도로를 따라 여행했다. 태평양을 바라보며 울었다. 이 작품은 그때 체험을 바탕으로 한다. 태평양 건너 있는 내조국을 처음으로 객관화시켜 본 작업이었다."



-소설은 작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고 말하는데.

"내가 쓴 모든 소설의 주인공은 작가인 '나'다. '나'의 체험이 소설이라는 공간 속에서 부풀려지고 확대된다. 깊이있는 작품을 쓰려면 작가 자신이 변해야 한다. 머리만 교활하게 쓴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문학 이전에 깊이 생각하는 관찰자가 돼야 한다. 소설은 붓끝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도시적 감수성이 느껴지는 작품세계를 갖고 있는데.

"우리 소설계의 향토소설 지향적인 분위기에 불만이 있다. 지방 출신 작가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서울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서구적 감각에 빨리 눈을 뜰 수 있었다. 서울 마포에 처음 아파트가 들어섰을 때 '아파트'라는 공간이 가져올 서울의 변화를 포착해서 '타인의 방'을 집필했었다."



-20년전 자신을 '대중작가'라고 평한 것에 분노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지금은 어떤가?

"'대중작가'라는 얘기는 '별들의 고향' 때문에 나왔다. 28살때 쓴 '별들의 고향'은 내 팔자같은 작품이다. 이 작품 때문에 문학이 무엇인가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행복한 경험이었다. 사실 내 작품은 영화로도 성공해 돈도 많이 벌었고 덕분에 하고 싶은 일을 다 할 수 있었다. 처음 문단에 들어갔을 때 그 분위기가 아주 싫었다. 원로 작가들이 둘러앉아 '아무개 작품 읽어봤어?'하는 식으로 공기돌 던지들이 소문으로 작품을 평가하는 것이 싫었다. 나는 리버럴리스트다. 내 마음대로 해보고 싶었다. 불교에 '높게 가려면 산꼭대기까지 가고 낮게 가려면 바다끝까지 가라'는 말이 있다. 요즘에야 산꼭대기에 가는 길을 알게 된 기분이다."



-작가로 사는 느낌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작가가 꿈이었다. 단 한번도 '작가'가 되는 것을 부정해본 일이 없다. 작가로서 나처럼 많은 경험을 해본 사람은 없다. 그래서 나는 '해피'하다. 글을 쓴지 30년이 다 된 요즘에야 작가가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우리는 모두 장님이다. 작가는 눈을 뜨게 해주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눈을 뜨게 하려면 공양미 삼백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서울대를 가야 지식인으로 눈을 뜰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심봉사의 눈을 뜨게 만든 것은 공양미 삼백석이 아니라 심청이를 보고 싶은 열렬한 소망이었다."



-작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문학이 쇠퇴하고 있다. 그러나 젊은이에게는 열정이 있다. 청춘은 고독하고 참혹하고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이다. 모든 것이 감각적으로 느껴지는, 리트머스 시험지같은 기간이다. 처절한 문학의 감수성이라는 두레박을 타고 우물에 깊이 빠져라. 책을 많이 읽고 많이 써라. '나는 이사람보다 잘 쓸 수 있다'고 생각해라. 남이 만든 학설의 노예가 되지 말아야 한다."



- 샘터 연재소설 '가족'이 최근 300회를 맞았는데.

"75년 9월에 1회를 시작했는데 벌써 그렇게 됐다. '가족'의 등장인물인 큰딸 다혜가 결혼을 했고 도단이는 20대 청년이 됐다. '가족'은 앞으로도 계속 집필한 계획이다. 내년 봄에는 중단편집이 출판될 예정이다."<조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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