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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하누리가 가족을 찾습니다”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6-10 15:39

10월 정기공연 참여할 배우∙스태프 모집

무려 22년의 역사를 이어온 밴쿠버 극단 하누리(단장 성효수). 정영채, 고(故)장방길 등 연극인들이 주축이 되어 1989년 9월 창단됐다. '하누리'라는 이름은 ‘한 울타리’라는 순 우리말에서 따온 것이다. 한인 이민자 역사에서 이 정도로 긴 전통을 이어온 문화 단체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30여명의 단원들을 둔 캐나다 유일의 극단으로 한국연극협회에도 캐나다 지부로 등록되어 있다.

하누리는 창립공연인 강태기 모노 드라마 '돈'을  시작으로 그동안 '무녀도’, ‘산불’, ‘맹진사댁 경사’, ‘유랑극단’, ‘춘향전’,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등을 공연했다. 창단 20주년이 되던 해에는 최초로 하누리 창작극 ‘해피 버스데이’를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하누리 창립단원 정훈희씨와 3년 전에 하누리 가족이 된 윤시나, 장화진, 윤명주씨를 만났다. 이들에게 하누리는 어느새 삶의 일부가 됐다. 생업과 겸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연극에는 치명적인 매력이 있어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정훈희씨에게 하누리는 청춘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곳이다. 연극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으로 하누리에 들어온  윤시나씨는 연극 무대에 선 첫 해의 짜릿함을 잊을 수 없다. 장화진씨는 하누리 단원으로 활동하며 “알에서 깨어나온 듯” 자아와 자신감을 찾은 느낌이라고 했다. 윤명주씨는 한국에서 공연관련 일을 하다가 이민온 후 자연스럽게 하누리에 합류해 한인사회와의 소통을 위해 고민한다. 이들 모두 보수적인 사람들에게는 “돈도 안되는걸 뭘 그렇게 열심히 하느냐”고 손가락질 받아도, 사람을 웃고 울릴 수 있는 개성과 자부심 넘치는 “딴따라들”이라고 의연히 웃어보인다.


<▲ (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 하누리 단원 정훈희씨, 윤명주씨, 장화진씨, 윤시나씨. (사진=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하누리는 요즘 변화를 꾀하고 있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열성을 다해 극단의 명맥을 지켜온 선배 단원들이 한발짝 물러나 후배들을 적극적으로 후원한다. 그리고 22년 역사가 만들어놓은 탄탄한 ‘울타리’ 안에서 젊은 단원들은 참신한 기획을 하고 공연제작에 열성을 보인다. 올 봄부터 시작한 기획 중 하나가 연극 및 뮤지컬 워크숍이다.

정훈희씨는 “매년 상반기(3~5월)와 하반기(9~11월)에 연기, 미술소품 제작, 조명, 분장 등을 배울 수 있는 워크숍을 개최한다”며 “연극은 자신감을 키우기에도 좋고 다양한 분야가 어우러진 종합예술인 만큼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워크숍은 13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또, 하누리는 최근 주정부에 자선 단체 인증 신청을 해둔 상태다. 올해부터는 하누리 정기공연을 후원하면 세금공제를 받을 수 있는 영수증이 발급되는 것이다. 이 것은 후배단원들에게 모든 준비를 갖춘 상태에서 하누리를 넘겨주고자하는 선배들의 마음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많은 밴쿠버 관객들의 눈물을 뺀 ‘아름다운 사인(死因)’에 이어 올해의 작품도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윤명주씨는 “올해 가을에 올릴 작품은 5.18 광주 민주화 항쟁 당시 상황을 꾸민 블랙 코메디 ‘짬뽕’이다.  ‘짬뽕 한그릇 때문에’ 5.18사태가 일어났다고 생각하는 중화요리집 춘래원 종업원들이 등장인물들”이라고 설명했다. 연극 연출가 윤정환씨의 작품으로 윤시나씨가 “대본이 재밌어서 배를 잡고 웃었다”고 말할 정도로 코믹한 상황 속에서도 마냥 웃을만은 없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한국에서는 초연 이후에도 매년 무대에 올리며 1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을만큼 호평을 받았다.

장화진씨는 “가려졌던 역사를 밴쿠버 교민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작품 선정 취지를 밝히고 “하누리가 한국적인 소재를 계속 올리는 이유는 우리 모두와 한인사회 2,3세들이 알아야할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누리는 제 23기 단원으로 참여할 배우와 스태프를 모집한다. 공개 오디션은 18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버나비 쉐볼트 아트 센터(6450 Deer Lake Ave. Burnaby)에서 열릴 예정이다. 정훈희씨는 “연령에 상관없이 연극에 대한 열정과 순수한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오디션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시나씨와 장화진씨는 “테크닉 적인 부분보다도 하누리라는 공동체에 소속감을 가지고 겸손하게 열심히 활동할 수 있는 분이면 좋겠다”고 덧붙였고 윤명주씨는 “마음이 열려있고 오랫동안 함께 가족이 될 수 있는 분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누리 오디션 문의: hanureedrama@gmail.com(604-552-2828 또는 778-887-1321)
글∙사진=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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