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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별세] 전두환과 오랜 친구·후계자지만 백담사 악연···애증도 끝

손덕호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1-10-26 08:40

육사 동기로 하나회 함께 만들어
노태우, 전두환 뒤 잇다가 대통령직도 이어
‘5공 청산’ 계기로 악연 생겨···백담사 보내
1999년 노태우 모친상 때 전두환과 마지막으로 만나
노 전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은 1952년 육군사관학교에 입교하면서 만났다. 육사 11기(정규 육사 1기)로, 동기생은 200여명이었다. 1964년 3월 두 사람이 주축이 돼 육사 출신 결사조직 ‘하나회’가 탄생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1년 육사 8기로 선배인 차규헌 장군과 육사 11기 동기인 노태우 장군에게 대장 계급을 달아주고 있다. /조선DB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1년 육사 8기로 선배인 차규헌 장군과 육사 11기 동기인 노태우 장군에게 대장 계급을 달아주고 있다. /조선DB

두 사람의 사이는 돈독했다. 노 전 대통령이 대위 시절인 1959년 김옥숙 여사와의 결혼 당시 전 전 대통령이 사회를 봤을 정도다. 노 전 대통령은 육군참모총장 수석부관을 시작으로 대통령경호실 작전차장보, 보안사령관 등 전 전 대통령이 거쳐 간 자리를 이어받았다.

노 전 대통령은 12·12 쿠데타 당시 자신이 맡고 있던 9사단 병력을 중앙청으로 출동시켜 당시 전두환 합동수사본부장 겸 보안사령관이 주도하는 신군부의 권력장악 과정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전 전 대통령의 자리를 네 차례 이어받았다. 대령 시절 서종철 육참총장의 수석부관(70년 1월), 그리고 장군이 돼 청와대 경호실 작전차장보(78년 1월), 국군보안사령관(80년 8월), 민정당 총재(87년 8월) 등이다. 직선제 개헌 후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전 전 대통령의 뒤를 이은 대통령이 됐다.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2인자로서 터를 닦게 해준 것도 전 전 대통령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전 전 대통령의 권고로 전두환 정권에 합류했다. 정무장관에서 시작해 초대 체육부장관, 내무부장관, 서울올림픽조직위 위원장, 대한체육회장, 민정당 대표위원, 제12대 국회의원(전국구) 등을 거쳤다. 1987년에는 전 전 대통령의 추천으로 민정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다.

1988년 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가 생활한 백담사 침실 겸 거실 내부. /조선DB
1988년 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가 생활한 백담사 침실 겸 거실 내부. /조선DB

노 전 대통령은 1987년 6월 항쟁 후 처음으로 치러진 대선에서 ‘보통 사람’이라는 슬로건으로 ‘3김(金)’을 제치고 당선됐다. 그러나 바로 다음 해부터 두 사람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5공 청산’이라는 거센 바람이 불었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은 전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요구가 빗발치자, 전 전 대통령에게 민심이 가라앉을 때까지 조용한 곳에 가 있으라고 권고했다. 전 전 대통령 측은 백담사를 택했다.

전 전 대통령은 백담사로 떠나기 전날인 1988년 11월 22일 밤 노 전 대통령에게 전화로 백담사 은둔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전임자의 신변을 안전하게 해주지 못해 부끄럽다. 잠시 고생스럽더라도 참고 견디면 조속한 시일 내에 어려움을 극복하고 원상으로 회복하겠다”고 달랬다.

노 전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직후인 1994년 6월 측근들과 함께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화해의 술자리를 가졌다. 그러나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인 1995년 겨울비자금 사건으로 두 사람 모두 구속됐다. 12·12와 5·18 수사가 겹치면서 두 사람 사이가 다시 멀어졌다. 당시 재판에서 노 전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이 손을 잡고 함께 서기도 했다.

1996년 8월 26일 12·12와 5·18 선고공판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 /조선DB
1996년 8월 26일 12·12와 5·18 선고공판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 /조선DB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전 전 대통령은 무기징역을, 노 전 대통령은 징역 17년의 중형을 각각 선고받은 뒤 같은 해 12월 당시 임기 말이던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의 정치적 합의에 따라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두 사람은 이후 1999년 노 전 대통령이 모친상을 당했을 때 전 전 대통령이 조문해 20여분간 독대했다. 이 때가 두 사람의 마지막 만남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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