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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 자력에 2m 옆 산소통 빨려들어갔다, 검사 받던 환자 숨져

김주영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1-10-17 12:39

지난 14일 오후 경남 김해시 한 종합병원에서 MRI(자기공명영상)를 촬영하려던 환자 A(60)씨가 MRI 기기에 갑자기 빨려든 금속제 산소통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MRI 기기가 작동하며 발생한 강한 자성(磁性)에 옆에 세워둔 산소통이 순식간에 끌려온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고는 MRI실에는 금속제 물품을 둬선 안 된다는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지키지 못해 발생한 초보적이고 이례적인 사고”라고 지적했다.

MRI는 인체 내부 장기와 뼈 등의 영상을 촬영하는 의료 기기로, 강한 자기장을 발생시켜 인체의 단층 영상을 촬영한다. X선을 이용하는 CT에 비해 더 정밀하게 다양한 부위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 보급된 MRI 기기는 2017년 1496대에서 지난해 1776대로 증가했다.

17일 경찰과 병원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8시 30분쯤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던 내과 환자 A씨가 경련을 일으켰다. 의료진은 경련의 원인을 찾기 위해 A씨를 MRI실로 옮겼다. 중환자실에서 산소 호흡기를 사용한 A씨는 MRI실에서도 산소 공급이 필요한 상태였다. 병원 관계자는 “MRI실 산소 공급 장치에 문제가 생겨 담당 의료진이 산소통을 요청해 반입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산소통은 높이 128㎝, 둘레 76㎝로, 세워놓으면 어른 가슴 정도 높이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몸이 MRI 기기 안으로 들어간 뒤 촬영을 위해 강한 자성이 발생하면서 2m 정도 거리에 있던 금속제 산소통이 MRI 기기 안으로 함께 빨려 들어가 A씨 머리와 가슴 등을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병원 측은 119에 신고했고, 응급실에서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A씨는 외상성 뇌손상 등으로 끝내 숨을 거뒀다. 병원 관계자는 “환자 상태가 위중해 오후 늦은 시각이지만 MRI 촬영을 했다”며 “당시 산소통이 있는 상황에서 왜 MRI기기를 작동했는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이 병원 MRI실에는 환자 프라이버시 보호 등을 위해 폐쇄회로TV(CCTV)가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A씨는 상체 가슴 쪽에 세로로 산소 호흡통에 눌린 흔적이 보인다”며 “1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을 거쳐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고, 병원 측 과실 여부도 가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MRI 기기가 발생하는 강한 자성은 대형 철제 침대도 순식간에 끌어들일 정도로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국내 MRI 장비들은 1.5~3테슬라(T)의 강력한 자기장을 만든다. 지구 자기장의 3만~6만배에 달하는 세기라고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MRI 취급 시 주의사항’ 자료에는 MRI 기기에 달라붙거나 빨려들어간 철제 침대나 의자 등 외국 사고 사례가 있다. 박범진 대한영상의학회 홍보이사(고려대 교수)는 “국내에선 의료진이 가운 주머니에 꽂아둔 가위 등이 MRI 기기에 달라붙었다는 정도의 사례가 있었지만, 산소통이 날아가 환자를 숨지게 한 경우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MRI 관리·운영을 위해 ‘특수 의료 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을 마련해 전문 지식을 가진 의료진이 기기를 안전하게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금속제 산소통 등 금속제 물품을 MRI실 내부에 두면 안 된다는 구체적인 조항은 없다.

의료계 관계자는 “MRI실 내부에 금속 장비나 기기를 두면 안 된다는 것은 의료진이면 누구나 아는 상식”이라며 “환자가 검사 전 장신구나 시계 등 금속 제품을 몸에서 떼어내도록 하고, 인공 심장박동기 등을 체내에 이식한 경우도 미리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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